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學而時習964

[스크랩] 서당개 3년이면 풍월을 읊고 화실3년이면... 서당개 3년이면 풍월을 읊고 식당개 3년이면 라면을 끓이고 먹그림 화실3년이면 蘭을 친다~ 그간 틈만 나면 들판으로 마라톤 뛰어다니고 산으로 게릴라부대처럼 올라다니고 집안단속(?) 빵점이란 소리를 들었었지. 이제 조금씩 기력이 쇠약(?)해지며 마라톤은 조깅으로 바꾸고 산행은 우리친구들과 동.. 2008. 12. 25.
두 분의 외삼촌을 보고 '혈육'이라는 것이... 늘 조카를 격려해주시던 작은 아버님을 하늘나라로 보내며 작은집 외삼촌 이*국이라는 분을 보며 참으로 피를 나눈 형제라는 것이 이런 것이구나 새삼 느껴진다. 연세로 치자면 지금 63이니 아마도 작은 어머님하고는 어린 시절을 함께 커오진 않았을 것이고 누님이 오창으로 시집가셨으니 누님댁으로 자주 놀러오신 모양이다. 우리집안의 대소사에 늘 함께 하셔서 정말로 정이 많으신 분이라는 것은 어릴 적부터 알았지만 숙부님 장례를 모시며 그 분이 보여준 남매애가 정말로 귀감이 되고도 남는다. 매형님 가시는 길에 작은 돌멩이, 썩은 나무뿌리에라도 걸리실까 이리저리 동분서주하시며 하나하나 꼼꼼이 챙기시고 내누님 장사 치르며 행여 몸 상하실까 식사하실 적 어린 새끼 밥먹이는 것처럼 이것저것 챙겨주시는 그 모습이 어찌나 눈물겹.. 2008. 8. 29.
폭설이 내리던 날에(04.3.4) 폭설이 내리던 날에(04.3.4) 동면 중이던 개구리가 따뜻한 땅기운에 밖으로 나온다는 경칩인 오늘, 참으로 많은 눈이 내렸다. 기상천외로 청주 기상대 관측으로는 제일 많이 내린 눈이라 한다. 수업시간, 세차게 퍼부어대는 눈발에 아이들도 공부보다는 창 너머 소나무 부러지는 광경으로 눈길이 돌아가.. 2008. 7. 12.
눈덮인 하얀 세상이 보고싶다(04.1.13) 눈덮인 하얀 세상이 보고싶다(04.1.13) 오늘 오후 낮잠을 자고 나니 머리가 좀 무겁고 몸이 다소 찌푸둥하다. 에라, 아침운동도 못했으니 밖으로 나가 바람이나 쏘일까보다. 베낭을 메고 밖으로 나갈때 쯤 날씨가 흐려서 그런지 다섯시가 막 넘었는데도 벌써 어둑어둑해지고 있었고 간간이 비인지 눈인.. 2008. 7. 12.
올해 스승의 날에는(03.5.15) 올해 스승의 날에는 서교장 차 시중 자살사건, neis 인권침해 등 그 어느 때보다도 교단의 갈등이 많은 요즈음, 아이들에게 비친 우리 선생님들의 모습에 ‘스승의 날’이 두렵기까지 하다. 나 개인적으로야 나를 가르쳐준 선생님들을 생각해보고 찾아뵈면서 하루 집에서 쉬고 싶지만 ‘구더기 무서워 .. 2008. 7. 12.
봄이 오는 길목에서 누구나 좋아하는 사람이 되어보자(03.2.25) 봄이 오는 길목에서 누구나 좋아하는 사람이 되어보자(03.2.25) 지난 며칠 간간이 비가 내리며 찌푸렸던 날이 오늘은 너무도 화사하여 식구와 함께 상당산성을 올랐다. 불과 열흘전 설악산 대청봉에 올라 천불동계곡을 내려오며 눈사태로 계곡자체가 없어진 엄청난 눈을 보고 왔는데... 오늘은 따스한 봄.. 2008. 7. 12.
어머님, 이제 웃으며 살렵니다 어머님, 이제 웃으며 살렵니다 어머님, 오늘 고향 땅 어머님 곁에 갔었어요. 아무 말씀 없으시데요. 병상에 누워 계실 적에도 이리저리 손을 지으시며 어서 오라고 하시더니... 날씨가 찬데 추우시죠? 아버님과 함께 계시니 괜찮으시다 고요? 반수를 못 쓰시게 되시고 어쩌다 내 이리 됐느.. 2008. 7. 12.
병상에서 맞이하신 어머니의 생신 병상에서 맞이하신 어머니의 생신 이번 달 추석과 생신을 병원에서 보내시는 어머니가 무척이나 더 안 돼 보였다. 엊그제 자식들을 대신해서 병원에서 벌이는 생일잔치를 가보았는데 이 달에 생일이 들어있는 환자 분들을 모아 벌이는 월례 잔치였다. 이 달에 생일을 맞으신 열 대 여섯 분의 할아버지,.. 2008. 7. 12.
어머니가 들려주는 삶의 이야기(2002.4월) 어머니가 들려주는 삶의 이야기 이제 어머니께서 쓰러지신 지 두 달이 되었다. 처음에는 중환자 실에서 死境을 헤매시다가 이제는 記憶은 거의 회복하셨는데 한쪽 몸은 못 쓰시는 半身不具가 되셨다. 어머니께서는 자꾸 찾아오는 자식들 보기가 안되었는지 요사이 하시기 힘든 물리치료.. 2008. 7. 12.
어머니의 이번 봄 깊은 밤 봄비가 내립니다. 이번에는 또닥또닥 제법 오래 내립니다. 겨우내 가물고 황사로 찌들었던 대지를 촉촉히 적셔 줍니다. 병상에 계신 어머니께서도 창 밖 단비 내리는 소리를 듣고 계실 겁니다. "으이구, 우리 집도 못자리해야 하는데..." 정신을 잃고 쓰러지신 날 새벽에도 늘 그래왔던 것처럼 어머니와 나는 어머니 시집올 적 재미있게 사시던 얘기며 농사 이야기로 날이 새기를 기다리다 아직 몸이 성하니 올 한해 농사는 더 짓으시겠다고 말씀하셨다. 오늘이 그렇게 되신 지 꼭 한달 째 되는 날이다. 정신을 차츰 찾으시며 예전의 일을 많이 기억하고 계시지만 아직 앉지도 못하시니 이만저만 힘드실까? 이렇게 어머니를 가까이 뵈 오면서 어머니의 한없이 넓고 따뜻한 가슴이 이렇게 새가슴인줄 몰랐다. 쇠잔하신 몸이라 .. 2008. 7. 12.
나의 飮酒 十誡命은 잘 지켜지고있는가?[Since 2002] 2002년 1월22일 오대산 山行은 나에게 기억하기 싫은 날이다. 자고 난 그 다음날 後悔莫及이다. 이제까지 큰 의미를 부여했던 일들이 모두 虛事요 수포로 돌아간 느낌이 든다. 山行을 통하여 健康을 찾으려 했던 것도, 늘 점잖던 나의 행동거지도, 멀리 하려고 노력하였던 禁煙과 過飮, 찬찬.. 2008. 7. 12.
늘 처음 만날 때처럼(2001년 담임한말씀) 늘 처음 만날 때처럼 교사 박 해 순 얘들아! 지난 일이지만 3월 2일은 새해 기분을 느낄 수 있었단다. 물론 1월1일도 아니고 설날도 아니지만 나와 운 없게도(?) 일년을 같이할 너희들을 만날 수 있었으니까. 그간 녹지 않을 것처럼 보이던 교정의 응달속 눈도 그 날은 많이 녹아서 덕지덕지한 내 구두를 말끔히 씻어주었고 너희들을 보다 빨리 만나고 싶어 3학년 5반 교실로 달려가 보았지. 새 학년을 맞아 부쩍 커지고 의젓해진 너희들의 모습을 볼 수 있었고 초롱초롱한 눈망울 속에서 나에게서 뭔가를 간절하게 바라는 눈빛을 볼 수 있었다. 사실 신철화 선생님이나 나나 너희들과는 처음 만나는 시간이었지. 그리고는 올 한해 늘 오늘 같은 설레임과 기대 속에서 생활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1년동안 지지고 볶고 싸우다보.. 2008. 7. 12.
박해순선생님댁 탐방기(2001년교지) 1.남다른 좌우명이 있다면? 그런 좌우명을 선택(?)하시게된 이유라도? 상생선연(相生 善緣); 함께 살면서 좋은 인연을 쌓자는 불교에서 나온 말. 내가 만난 사람들에게 늘 반가운 얼굴로, 참으로 소중한 인연으로 다가가고 싶다. 그러다 보면 내게 좋은 일이 있을때도 그들을 통해 나의 기쁨은 배가될 것.. 2008. 7. 12.
도시락 비벼주는 선생님! 오늘 아침 청*중학교 1학년3반인 작은녀석이 엄마가 싸는 도시락에 이 것 저 것 주문합니다. "*수야, 오늘 무슨 날이냐?" "도시락 비벼먹는 날" "어떻게?" "우리선생님이 오셔서 큰 다라에 밥과 반찬을 넣고 막 비벼주셔. 맛 끝내준다." "야! 참 좋겠다." 지난 학창시절 60-70명이나 되는 콩나물교실 문틈사이로 들어오는 겨울 찬바람에도 조개탄으로 피워 오른 난로 위에는 고추장과 잘게 썰은 김치가 깔린 양은 도시락이 고층빌딩보다 더 높이 쌓여 있었죠. 점심시간쯤 그 도시락에서 김이 날 무렵이면 침이 꼴깍 꼴깍 넘어가면서 수업시간이 끝나기만을 기다렸는데... 오늘 아침 날씨가 찹니다. 영운동고개를 넘어가는 우리 아이에게는 손등이 시려 울지 모릅니다. 하지만 점심시간에 선생님과 함께 도시락을 비벼먹을 .. 2008. 7. 12.
박해순의 중년건강법 친구들! 이제 우리도 사십 줄에서도 후반에 서있네. 옛날 같으면 初老 아닌가? 사회적으로는 잘 나갈지 모르지만 우리의 몸이 마음처럼 따라주지 않으면서 예전의 내가 아님을 알게 된다. 지금도 술을 먹으면서 "아직은 내가 소주 2병쯤이야..."하고 객기를 부려보지만 그 다음날 아침이면 으레 화장실을 들락거리며 "다시는 먹지 말아야지'" 하고 맹세한 적이 어디 한 두 번 이든가!. 음식을 많이 먹지 않는 데도 점점 배가 나오고 그럴수록 움직이기는 싫어지고 그러다 보니 조금만 운동해도 몸이 삐그덕 거리고... 어디 그뿐이랴. 배구하다가 인대가 끊어진 친구, 관절이 좋지않은 친구, 오십견(五十肩)이 오는 친구, 허리디스크로 고생하는 친구, 이빨이 흔들리는 친구, 눈이 침침해서 신문기사가 잘 보이지 않는 친구 등 .. 2008. 7. 12.
TV 안보기 운동에 다같이 참여하자! TV 안보기 운동에 다같이 참여하자! 온종일 TV 앞에 앉아있는 중독증세를 '카우치 포테이토 신드롬'이라고 한다. 편한 의자에 기대 감자칩을 먹어대며 TV를 보노라면 느는 것은 체중이다. 이러 증후군이 심한 미국에서는 시민단체가 나서 주기적으로 'TV끄기 캠페인'을 벌여오고 있다. 97년에는 'TV 없는 아.. 2008. 7. 12.
우리 학생들에게 어떻게 말을 해야 할까? 우리 학생들에게 어떻게 말을 해야 할까? 한번은 시골에 들려 학생과 전화통화를 나누고 있었다. 그 학생은 전에 음악시간에 선생님의 말씀을 듣지 않고 엎드려 있었으며 이번에 또 선생님의 지적을 받으니까 교실을 뛰쳐나가 오락실에 장시간 놀다가 집에 들어간 종종 말썽을 피우는 고집쟁이 학생이.. 2008. 7. 12.
남을 칭찬합시다 우리는 남을 좋게 말하거나 칭찬하는 일에 참 인색하다는 생각이 든다. 가끔 어떤 술 좌석에 가보면 직언을 한답시고 남이 들어서 기분 좋지 않은 말을 서슴없이 지껄여 대고 상대방의 말은 직설적으로 받아치며 가슴이 멍들도록 독침을 쏘아 댄다. 이렇게 상대적으로 자신이 우위에 서게 되는 것이 이 세계의 심리이고 생존 원칙일까? 언어 면에서 보면 스페인 사람들이 가장 회화기술이 뛰어난 민족이라는데, 칭찬을 많이 하는 것이 기본이 된다고 한다. 예를 들어 스페인 사람 집에 가서 '아, 이 집은 제가 방문했던 중 제일 아름답네요.' 라고 하면, 주인은 '당신이 와주셔서 훨씬 더 아름다워졌습니다. " 라고 답한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이런 칭찬이 우리 귀에 좀 낯간지럽게 들리는 것을 보면, 칭찬이 인색한 것은 우리 민.. 2008. 7. 12.
무릎이 귀넘어가면 죽는다 퇴근시간이 기다려졌다. 오랜 간만에 어머니께 맛있는 저녁을 사드릴 수 있을 것 같아서다. 고추밭에 뿌릴 소독약을 사러 나오신 어머니를 다섯시 반에 오송에서 만나기로 약속한 터였다. 이곳을 오가며 이런저런 모임으로 회식을 자주 했는데 그러면서도 어머니께 맛있는 음식을 사드리지 못하는 것이 늘 마음에 걸리곤 했는데 이번이 좋은 기회라 생각했다. 하지만 이번에도 한사코 식사하실 생각은 않으시고 손을 계속 저으시며 집으로만 빨리 가자 하신다. 우겨보았지만 오히려 어머니 마음만 상하게 할까 서둘러 집에 와 소독을 하러 나갔다. 평소 같으면 함께 밭에 있으시며 사탕과 과자도 넣어 주셨는데 오늘만큼은 집으로 일찍 들어가신다. 때앗볕에서도 이열치열이라며 테니스를 치곤 했는데 오늘처럼 선선한 바람부는 날이면 그까짓 소독.. 2008. 7. 12.
당신도 책맹(冊盲)은 아닐 런 지... 당신도 책맹(冊盲)은 아닐 런 지... 이제 기말고사를 마치고 곧 방학을 맞게 될 터인데 시험 공부하던 책을 던져버리고 마음에 품었던 책을 읽어봅시다. 요즘은 책 읽는 인구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고 합니다. 최근 들어서는 아예 책을 읽어야 할 필요성조차 느끼지 않는 것 같습니다. 책을 안 읽어도 필.. 2008. 7. 12.
늘 오늘만 같아라 늘 오늘만 같아라 학형! 이제서야 새해가 시작되었어요. 물론 1월1일도 있고 설날도 있지만 오늘에서야 새해 기분을 느낄 수 있는 것은 학형도 마찬가지일게요. 선생님들이야 3월이 되어 새학년을 맞이해야 정말로 한해가 시작되는 느낌이 드니까요. 그간 녹지 않을 것처럼 보이던 교정의 응달속 눈도 오늘은 많이 녹아서 덕지덕지한 제 구두를 말끔히 해주고 있네요. 입학식 준비로 꽤나 바빴지만 그래도 여유를 찾아 보았고 줄을 잘못서 저와 1년을 같이할 아이들에게로 가보았지요. 적어도 오늘만큼은 딴전 피우지 않고 조용했어요. 그리고 진지했어요. 올 영어시간엔 새로운 선생님한테서 뭔가 도움을 간절하게 바라는 눈빛을 보았어요. 타성에 젖어 가는 나의 교단생활에서 그래도 아직은 남아 있는게 있구나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아이.. 2008. 7. 12.
시간흐름속의 떠난 크리스마스 여행 강兄! 늘 저를 만나면 촌스럽다고 하시는데 오늘 정말로 촌스런 얘기 해봅니다. 크리스마스 날 이른 새벽, 배낭을 메고 식수를 뜨러 우암산 고씨샘물로 향한다. 얼마쯤 오르니 진눈깨비가 눈으로 바뀌며 화이트 크리스마스를 연출하고 있다. 점점 눈이 많이 내리며 물 뜨는 것을 그만두고 하얀 눈을 맞으며 우암산에서 산성으로 발걸음을 옮기며 머릿속으로는 예전의 크리스마스로 시간여행을 떠난다. 어린 초등학교시절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면 일년 중 그때만 며칠 교회를 다녔다. 그때만 해도 동구밖에 있던 예배당에 가는 것이 異端처럼 친구들이 비아냥거렸는데 그렇거나 말거나 예배와 찬송마치고 나누어주는 튀밥과 눈깔사탕이 먹고싶어 마루에 꿇어앉아 어서 예배가 끝나기만을 기다렸다. 중 고등학교때는 크리스마스가 뭔지도 모르는 놈들이 .. 2008. 7. 11.
존경하는 나의 김형연선생님~ 선생님과의 만남은 시골 촌놈이 까까머리를 하고 청주로 중학교에 들어와 담임선생님으로 우리 반 교실에 들어오셔 "내 별명은 호랑이다. 너희 선배들이 붙인 별명이다." 이런 말씀을 들으면서 시작되었다. 어찌나 엄하셨는지 선생님의 말씀 한마디가 곧 법이었고 별관에서 쉬는 시간이.. 2008. 7. 11.
내고향은 온통 진달래동산... 아직 창 밖은 시리지만 땅속에서는 파릇파릇 새싹이 돋아나고 지나가는 바람에도 언뜻 봄기운을 느낄 수 있는 것 같다. 엊그제 산에 올랐더니 진달래 나무의 꽃망울이 부풀어올라 곧 터트릴 기세다. 하지만 날짜를 보면 4월 초순경에나 피게 되니 아직은 꽃샘추위가 남아 있어 그 봉오리를 움츠러들며 추위를 견디어 내야만 할 것이다. 내가 살던 고향마을은 사방이 막힌 나지막한 산뿐이었는데 온통 진달래동산이었다. 얼마나 진달래가 많았으면 땔나무를 해오는 나무꾼들의 지게마다 나뭇잎을 모았는지 진달래 가지를 베어 나뭇짐을 꾸렸다. 그만큼 온통 진달래꽃이었다. 어릴 적 친구들과 이산 저 산을 뛰어다니며 지천으로 피어있는 진달래꽃을 따서 먹었는데 별로 맛은 없었지만 아마도 꽤나 배가 고팠던 모양이다. 입술에는 루즈를 칠한 모.. 2008. 7. 11.
요즘 아침에 일어나면... 코흘리개 어린 시절, 아침에 일어나면 가슴이 콩닥콩닥 설레였습니다. 어제 친구들과 동네 골목에서 구슬치기를 하다가 잃은 구슬을 생각하며 밤새 잠을 설쳤습니다. 간밤에 흰 눈이 소복이 내려 하얀 온 대지를 내가 감히 첫발을 내딛으며 내 발자국을 새기고 싶었습니다. 이른 아침이면 새들이 몰려드는 이웃집 짚둥우리 옆에 새 잡치기를 놓으며 배고픈 새들이 고동에 매달린 벼이삭을 물어뜯기를 바랬습니다. 꽁꽁 얼어버린 동네 개울에서 손을 녹이며 썰매를 탈 생각으로 추운 아침 공기를 가르며 썰매와 송곳을 가다듬으며 바지런히 움직이곤 했습니다. 바람 부는 오후엔 언덕에 올라 연을 날릴 생각으로 오징어 연밖에 만들 줄 몰랐던 나는 이른 아침부터 방패연을 만들어 달라고 아버지께 떼를 썼습니다. 그런데 요즘은 아침에 일어나면.. 2008. 7. 11.
곤충채집 해가 길은 여름철은 저녁을 먹고 나도 해가 남아 있다. 그럴때면 부른 배도 꺼추고 산자락 샘터에서 물도 뜰 겸 우암산에 오른다. 자주 이곳을 오르다보니 이제는 힘드는 것보다는 주변을 둘러보는 일에 눈이 쏠리게 된다. 그런데 오늘은 나무기둥에 매달려 "맴 맴 맴 찌르르, 맴 맴 맴 찌르르" 힘차게 울어대는 매미소리가 내 귀를 따갑게 했다. 도대체 저 놈은 몸 안에 무엇이 들어 있어 저리 큰 소리로 하루종일 우는가 싶어 살그머니 다가가니 도망도 치지 않고 그 자리에서 울기만 한다. 옛날 초등학교시절 여름방학숙제로 빠지지 않았던 단골손님이 상표 모으기, 찰흙 공작, 식물채집, 그리고 곤충채집이었다. 그 중에서도 내게 가장 골치 아프고 하기 싫었던 것이 곤충채집이었는데 특히 이 놈의 매미를 잡으려고 얼마나 애썼.. 2008. 7. 11.
상수야! 아빠, 어릴 적엔 수박을 이리 먹었단다. 여름철 최고의 과일, 수박... 수박밭하면 이렇게 원두막에 앉아 잘 익은 수박을 먹는 걸로 알고있지만 내 어린 시절 수박은 이렇게 먹었답니다. ㅠㅠ 상수야! 아빠, 어릴 적엔... 어제는 시골 가는 길에 대균이라는 친구 집에 들려 이 얘기 저 얘기 좀 나누려 했더니 친구는 없고 어머니가 반가이 맞아 주시며 가는 길에 수박을 4통이나 건네신다. 봄, 여름내 땀흘려 고생하셨을 친구의 어머니를 생각하며 어릴 적 수박 먹던 시절을 돌이켜 봅니다. 한 여름이지만 오늘은 동네 아주머니들이 짚과 장작을 머리에 이고 손에는 자식새끼 하나 둘 거느리고 앞 동네인 쌍청이나 새말로 나간다. 겨우내 고쿠락에 불을 지펴 따뜻하게 자고 싶었어도 아까워서 옥이야 금이야 애지중지하던 짚과 장작이었지만 오늘만큼은 큰맘먹고 내다 팔 모.. 2008. 7. 11.
한여름밤 개구리 울음소리 한여름밤 개구리 울음소리 어젯밤엔 비가 어찌나 사납게 내리던지 잠자면서 몇 번을 깨었는지 모른다. 이게 자는 건지 깨어있는 건지 그야말로 비몽사몽간을 헤매는데 우리 아파트 옆 논에서 개구리 울음소리가 들려온다. 그렇지 않아도 지난 번 가뭄으로 그 개구리들이 다 사라져 더 이.. 2008. 7. 11.
타이어표 검정고무신 타이어표 검정고무신 조치원 장날 아버지가 '동양타이어'표 검정 고무신을 사오시던 날 밤 내일 학교에 가서 새 고무신을 자랑할 생각에 잠이 오지않았다. 그 다음날 아침 새 신을 신고 학교까지 단숨에 달려가고 싶었는데 부모님께서 새 신을 다락에 넣어두고 못 신고 가게 하신다. 그 이유는 새신발이 발에 딱 맞아 앞으로 2~3년은 더 신어야 하는데 다음 장날 더 큰 것으로 바꾸어와야 한다는 것이었다. 아뿔싸! 울며불며 애원해 보았지만 한사코 신발을 내주지 않고 신고있던 낡은 신 신고 학교만 빨리 가라 신다. 골이 난 나는 신발을 훔쳐 집밖으로 내달리려는 순간 아버지한테 들켜 도망가는 신세가 되었다. 8살 꼬마 녀석이 달려 보았자 거기지 하는 수 없이 논으로 뛰어들었다. 마침 논에는 모내기를 하려고 쓰려놓아 한강.. 2008. 7. 11.
우리집 고쿠락 우리집 고쿠락 찬 바람이 문풍지를 찢어대던 한 겨울 늦은 점심 먹고 나무 한짐 해오고 저녁나절 쇠죽 쑤는 일이 큰일이었다 고쿠락에 생솔가지를 잔뜩 집어넣고 불을 지피려면 왜 그렇게 안 타는지 부주땡이로 이리저리 헤쳐보고 입으론 후후 불어보지만 불길은 캄캄 매운 연기에 눈물이 철철 나오고 성질이 급한 나는 마른 장작을 몰래 가져다 넣으려는데 "그건 나중에 큰일 때 쓸거다." 짚으로 쇠죽을 쑤면 편하지만 내일 고쿠락에서 재 펴내기가 골치거리였다 고물개로 삼태기에 담아다가 변소옆 잿간에 갖다버리고 나올때면 그 냄새와 탑씨기! 검은 부주땡이가 연필모양 셈도 해보고 마당에 그림도 그려보며 미적미적 고쿠락 다독다독 거릴 즈음이면 차갑던 무쇠솥에서도 김이 나오기 시작하고 뻔건 고쿠락속으로 고구마, 밤을 넣어둔다 침이.. 2008. 7.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