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學而時習/My Essay

남을 칭찬합시다

by 박카쓰 2008. 7. 12.

   우리는 남을 좋게 말하거나 칭찬하는 일에 참 인색하다는 생각이 든다. 가끔 어떤 술  좌석에 가보면 직언을 한답시고 남이 들어서 기분 좋지 않은 말을 서슴없이 지껄여 대고 상대방의 말은 직설적으로 받아치며 가슴이 멍들도록 독침을 쏘아 댄다. 이렇게 상대적으로 자신이 우위에 서게 되는 것이 이 세계의 심리이고 생존 원칙일까?  

 

  언어 면에서 보면 스페인 사람들이 가장 회화기술이 뛰어난 민족이라는데, 칭찬을 많이 하는 것이 기본이 된다고 한다. 예를 들어 스페인 사람 집에 가서 '아, 이 집은 제가 방문했던 중 제일 아름답네요.' 라고 하면, 주인은 '당신이 와주셔서 훨씬 더 아름다워졌습니다. " 라고 답한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이런 칭찬이 우리 귀에 좀 낯간지럽게 들리는 것을 보면, 칭찬이 인색한 것은 우리 민족의 정서와 관련 있는지도 모른다. 
 
  난 가끔 동료들한테서 이런 핀잔을 듣는다. '박 선생님 얘기는 70%가 뻥이네요. 저 선생님 말씀은 곧이 들을 수 없어. 하지만 항상 들어도 기분은 좋아.' 언젠가 나른한 오후 한 여 선생님이 커피 한잔을 끓여 오셨는데 어쩌다 설탕을 넣지 않으셨다. 그래도 난 그 커피가 맛있다고 먹는데 나중에 그 사실을 알고 무척이나 무안해 하셨다. 그때 난 이렇게 말했지요. "선생님, 커피를 맛으로 마시나요. 커피는 타는 사람의 손길로 마시는 것 아니에요."
 
  남을 칭찬한다는 것은 어찌 보면 자신감을 갖고 있는 것이며 남을 포용하고 남에 대한 배려를 의미한다고 본다. 하지만 우리가 그런 마음의 여유를 갖기에는 너무나 숨가쁘고 각박하게 살아왔고 또 그렇게 살아가고 있다. 

 

  오늘도 어제처럼 덥고 짜증나는 날이다. 요즘같이 후덥지근하고 불쾌지수 높은 날  '이번 일은 덕분에 잘 되었군요'  '다음에 다시 함께 한다면 더 잘할 수 있을 겁니다' 와 같은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듣기 좋은 말 한마디가 얼음 콜라 한잔보다 더 시원한 청량제가 될 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