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학생들에게 어떻게 말을 해야 할까?
한번은 시골에 들려 학생과 전화통화를 나누고 있었다. 그 학생은 전에 음악시간에 선생님의 말씀을 듣지 않고 엎드려 있었으며 이번에 또 선생님의 지적을 받으니까 교실을 뛰쳐나가 오락실에 장시간 놀다가 집에 들어간 종종 말썽을 피우는 고집쟁이 학생이었다.
"그래, 이 ××야!, 잘 도망갔다. 너 지난 번에도 그라더니 이번에 또 그랴? 이 싸가지 없는 ××야. 너 이놈의 ××, 내일 니 부모님모시고 와!"
마침 저녁상을 차려 오시던 어머니가 듣고 말씀하신다. "얘, 큰 얘야. 누구한테 그렇게 말을 하니?" "우리 반 시원찮은 놈요." "그래도 그렇지, ××야 가 뭐니. 그 애 엄마나 아빠가 들으시면 엄청 서운하시것다. 내 이제까지 너희 4남매 키웠어도 내 너희들한테 이××야! 저××야! 한번 안 해 보았다. 그런데 하물며 남의 자식한테 그런 말을 하냐?"
뒤통수를 세게 얻어맞은 기분이었다. 학교문턱이라고는 일제시대 때 동생을 업고 교실 밖에서 서성거리며 남들 글 읽는 소리만 따라했다는 전부인 분 이신데 명색이 얘들 가르치는 선생이란 사람이 하는 말이 고작 그 뿐이었으니 말이다.
연세를 드셔 가면서 내가 낳은 자식들에게조차 하시는 말투가 점점 어려워지시는 어머니를 보며 오늘도 내가 가르치는 학생들에게 말 한마디 한마디를 조심스럽게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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