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學而時習/My Essay105

당신도 책맹(冊盲)은 아닐 런 지... 당신도 책맹(冊盲)은 아닐 런 지... 이제 기말고사를 마치고 곧 방학을 맞게 될 터인데 시험 공부하던 책을 던져버리고 마음에 품었던 책을 읽어봅시다. 요즘은 책 읽는 인구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고 합니다. 최근 들어서는 아예 책을 읽어야 할 필요성조차 느끼지 않는 것 같습니다. 책을 안 읽어도 필.. 2008. 7. 12.
늘 오늘만 같아라 늘 오늘만 같아라 학형! 이제서야 새해가 시작되었어요. 물론 1월1일도 있고 설날도 있지만 오늘에서야 새해 기분을 느낄 수 있는 것은 학형도 마찬가지일게요. 선생님들이야 3월이 되어 새학년을 맞이해야 정말로 한해가 시작되는 느낌이 드니까요. 그간 녹지 않을 것처럼 보이던 교정의 응달속 눈도 오늘은 많이 녹아서 덕지덕지한 제 구두를 말끔히 해주고 있네요. 입학식 준비로 꽤나 바빴지만 그래도 여유를 찾아 보았고 줄을 잘못서 저와 1년을 같이할 아이들에게로 가보았지요. 적어도 오늘만큼은 딴전 피우지 않고 조용했어요. 그리고 진지했어요. 올 영어시간엔 새로운 선생님한테서 뭔가 도움을 간절하게 바라는 눈빛을 보았어요. 타성에 젖어 가는 나의 교단생활에서 그래도 아직은 남아 있는게 있구나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아이.. 2008. 7. 12.
시간흐름속의 떠난 크리스마스 여행 강兄! 늘 저를 만나면 촌스럽다고 하시는데 오늘 정말로 촌스런 얘기 해봅니다. 크리스마스 날 이른 새벽, 배낭을 메고 식수를 뜨러 우암산 고씨샘물로 향한다. 얼마쯤 오르니 진눈깨비가 눈으로 바뀌며 화이트 크리스마스를 연출하고 있다. 점점 눈이 많이 내리며 물 뜨는 것을 그만두고 하얀 눈을 맞으며 우암산에서 산성으로 발걸음을 옮기며 머릿속으로는 예전의 크리스마스로 시간여행을 떠난다. 어린 초등학교시절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면 일년 중 그때만 며칠 교회를 다녔다. 그때만 해도 동구밖에 있던 예배당에 가는 것이 異端처럼 친구들이 비아냥거렸는데 그렇거나 말거나 예배와 찬송마치고 나누어주는 튀밥과 눈깔사탕이 먹고싶어 마루에 꿇어앉아 어서 예배가 끝나기만을 기다렸다. 중 고등학교때는 크리스마스가 뭔지도 모르는 놈들이 .. 2008. 7. 11.
존경하는 나의 김형연선생님~ 선생님과의 만남은 시골 촌놈이 까까머리를 하고 청주로 중학교에 들어와 담임선생님으로 우리 반 교실에 들어오셔 "내 별명은 호랑이다. 너희 선배들이 붙인 별명이다." 이런 말씀을 들으면서 시작되었다. 어찌나 엄하셨는지 선생님의 말씀 한마디가 곧 법이었고 별관에서 쉬는 시간이.. 2008. 7. 11.
내고향은 온통 진달래동산... 아직 창 밖은 시리지만 땅속에서는 파릇파릇 새싹이 돋아나고 지나가는 바람에도 언뜻 봄기운을 느낄 수 있는 것 같다. 엊그제 산에 올랐더니 진달래 나무의 꽃망울이 부풀어올라 곧 터트릴 기세다. 하지만 날짜를 보면 4월 초순경에나 피게 되니 아직은 꽃샘추위가 남아 있어 그 봉오리를 움츠러들며 추위를 견디어 내야만 할 것이다. 내가 살던 고향마을은 사방이 막힌 나지막한 산뿐이었는데 온통 진달래동산이었다. 얼마나 진달래가 많았으면 땔나무를 해오는 나무꾼들의 지게마다 나뭇잎을 모았는지 진달래 가지를 베어 나뭇짐을 꾸렸다. 그만큼 온통 진달래꽃이었다. 어릴 적 친구들과 이산 저 산을 뛰어다니며 지천으로 피어있는 진달래꽃을 따서 먹었는데 별로 맛은 없었지만 아마도 꽤나 배가 고팠던 모양이다. 입술에는 루즈를 칠한 모.. 2008. 7. 11.
요즘 아침에 일어나면... 코흘리개 어린 시절, 아침에 일어나면 가슴이 콩닥콩닥 설레였습니다. 어제 친구들과 동네 골목에서 구슬치기를 하다가 잃은 구슬을 생각하며 밤새 잠을 설쳤습니다. 간밤에 흰 눈이 소복이 내려 하얀 온 대지를 내가 감히 첫발을 내딛으며 내 발자국을 새기고 싶었습니다. 이른 아침이면 새들이 몰려드는 이웃집 짚둥우리 옆에 새 잡치기를 놓으며 배고픈 새들이 고동에 매달린 벼이삭을 물어뜯기를 바랬습니다. 꽁꽁 얼어버린 동네 개울에서 손을 녹이며 썰매를 탈 생각으로 추운 아침 공기를 가르며 썰매와 송곳을 가다듬으며 바지런히 움직이곤 했습니다. 바람 부는 오후엔 언덕에 올라 연을 날릴 생각으로 오징어 연밖에 만들 줄 몰랐던 나는 이른 아침부터 방패연을 만들어 달라고 아버지께 떼를 썼습니다. 그런데 요즘은 아침에 일어나면.. 2008. 7. 11.
곤충채집 해가 길은 여름철은 저녁을 먹고 나도 해가 남아 있다. 그럴때면 부른 배도 꺼추고 산자락 샘터에서 물도 뜰 겸 우암산에 오른다. 자주 이곳을 오르다보니 이제는 힘드는 것보다는 주변을 둘러보는 일에 눈이 쏠리게 된다. 그런데 오늘은 나무기둥에 매달려 "맴 맴 맴 찌르르, 맴 맴 맴 찌르르" 힘차게 울어대는 매미소리가 내 귀를 따갑게 했다. 도대체 저 놈은 몸 안에 무엇이 들어 있어 저리 큰 소리로 하루종일 우는가 싶어 살그머니 다가가니 도망도 치지 않고 그 자리에서 울기만 한다. 옛날 초등학교시절 여름방학숙제로 빠지지 않았던 단골손님이 상표 모으기, 찰흙 공작, 식물채집, 그리고 곤충채집이었다. 그 중에서도 내게 가장 골치 아프고 하기 싫었던 것이 곤충채집이었는데 특히 이 놈의 매미를 잡으려고 얼마나 애썼.. 2008. 7. 11.
상수야! 아빠, 어릴 적엔 수박을 이리 먹었단다. 여름철 최고의 과일, 수박... 수박밭하면 이렇게 원두막에 앉아 잘 익은 수박을 먹는 걸로 알고있지만 내 어린 시절 수박은 이렇게 먹었답니다. ㅠㅠ 상수야! 아빠, 어릴 적엔... 어제는 시골 가는 길에 대균이라는 친구 집에 들려 이 얘기 저 얘기 좀 나누려 했더니 친구는 없고 어머니가 반가이 맞아 주시며 가는 길에 수박을 4통이나 건네신다. 봄, 여름내 땀흘려 고생하셨을 친구의 어머니를 생각하며 어릴 적 수박 먹던 시절을 돌이켜 봅니다. 한 여름이지만 오늘은 동네 아주머니들이 짚과 장작을 머리에 이고 손에는 자식새끼 하나 둘 거느리고 앞 동네인 쌍청이나 새말로 나간다. 겨우내 고쿠락에 불을 지펴 따뜻하게 자고 싶었어도 아까워서 옥이야 금이야 애지중지하던 짚과 장작이었지만 오늘만큼은 큰맘먹고 내다 팔 모.. 2008. 7. 11.
한여름밤 개구리 울음소리 한여름밤 개구리 울음소리 어젯밤엔 비가 어찌나 사납게 내리던지 잠자면서 몇 번을 깨었는지 모른다. 이게 자는 건지 깨어있는 건지 그야말로 비몽사몽간을 헤매는데 우리 아파트 옆 논에서 개구리 울음소리가 들려온다. 그렇지 않아도 지난 번 가뭄으로 그 개구리들이 다 사라져 더 이.. 2008. 7. 11.
타이어표 검정고무신 타이어표 검정고무신 조치원 장날 아버지가 '동양타이어'표 검정 고무신을 사오시던 날 밤 내일 학교에 가서 새 고무신을 자랑할 생각에 잠이 오지않았다. 그 다음날 아침 새 신을 신고 학교까지 단숨에 달려가고 싶었는데 부모님께서 새 신을 다락에 넣어두고 못 신고 가게 하신다. 그 이유는 새신발이 발에 딱 맞아 앞으로 2~3년은 더 신어야 하는데 다음 장날 더 큰 것으로 바꾸어와야 한다는 것이었다. 아뿔싸! 울며불며 애원해 보았지만 한사코 신발을 내주지 않고 신고있던 낡은 신 신고 학교만 빨리 가라 신다. 골이 난 나는 신발을 훔쳐 집밖으로 내달리려는 순간 아버지한테 들켜 도망가는 신세가 되었다. 8살 꼬마 녀석이 달려 보았자 거기지 하는 수 없이 논으로 뛰어들었다. 마침 논에는 모내기를 하려고 쓰려놓아 한강.. 2008. 7. 11.
우리집 고쿠락 우리집 고쿠락 찬 바람이 문풍지를 찢어대던 한 겨울 늦은 점심 먹고 나무 한짐 해오고 저녁나절 쇠죽 쑤는 일이 큰일이었다 고쿠락에 생솔가지를 잔뜩 집어넣고 불을 지피려면 왜 그렇게 안 타는지 부주땡이로 이리저리 헤쳐보고 입으론 후후 불어보지만 불길은 캄캄 매운 연기에 눈물이 철철 나오고 성질이 급한 나는 마른 장작을 몰래 가져다 넣으려는데 "그건 나중에 큰일 때 쓸거다." 짚으로 쇠죽을 쑤면 편하지만 내일 고쿠락에서 재 펴내기가 골치거리였다 고물개로 삼태기에 담아다가 변소옆 잿간에 갖다버리고 나올때면 그 냄새와 탑씨기! 검은 부주땡이가 연필모양 셈도 해보고 마당에 그림도 그려보며 미적미적 고쿠락 다독다독 거릴 즈음이면 차갑던 무쇠솥에서도 김이 나오기 시작하고 뻔건 고쿠락속으로 고구마, 밤을 넣어둔다 침이.. 2008. 7. 11.
등잔불 등 잔 불 (2000.8월) 전기가 없던 어린 시절 등잔불은 우리의 태양이었죠. 그 등잔불 꺼지는 날엔 온 누리가 암흑이었죠. 그 등잔불밑에서 아버지는 퉁구먹만드시고 엄마는 헤진 옷가지 꿰매시고 나는 그옆에서 책펴놓고 꾸벅꾸벅 그러다가 온가족이 속내의를 벗어 손톱이 뻘개질 때까지 이를 잡고 그 등잔불은 항상 희미했었죠. 새규지름이 아까워 심지를 조금만 내밀었으니까요. 답답해 심지를 키우면 코끝도 새까맣게 되지만 "아이구, 저놈이 살림 말아먹네" 하셨죠. 한밤중 잠자다 그 등잔을 발로차 엎지러지는 날엔 온식구 난리가 나서 그 방바닥 새규지름을 담어 보지만 별 수 없었죠 "아이구 아까워..저 새규지름이 얼만데..." * 새규지름; 엄마가 석유기름을 발음하시는 대로 적었음 2008. 7. 11.
중학교때 소풍가던 날 중학교때 소풍가던날 시골 촌놈이 중학교에 들어와서 처음 소풍을 가던 날. 약수터로 소풍을 갈려면 꽤나 오래 걸어야했다. 지금의 대성동 고갯길을 넘어 먼지가 뽀얗게 나는 명암저수지를 옆으로 지나면서 목이 쫄쫄 탔지마는 약수터에 가면 약수물을 실컷 먹을 수 있겠다는 생각으로 .. 2008. 7. 11.
만수초등학교 운동회 가을 운동회 드높은 파란 가을 하늘에 하아얀 새털구름을 보면 어린 시절 운동회가 떠오른다. 추석날 온 가족이 모여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그 다음날이면 으레 운동회가 열렸는데 고향을 떠난 사람까지도 모두들 이 날을 기다렸다. 비가 오면 어쩌나 밤잠을 설치지만 운동회 날의 하늘은 언제나 유리.. 2008. 7. 11.
나는 어버이날에 꽃을 사지 않는다! 나는 어버이날에 꽃을 사지 않는다 이제 내달 8일이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어버이날! 그래도 날 낳아주시고 길러주신 우리 어머니인데 해외여행권이나 이미자 디너쇼 관람권을 갖다드리면 다소나마 아들노릇 조금은 할 것 같은데 나는 몇 년 전부터 어버이날에 그 흔한 카네이션 꽃도 사.. 2006. 5.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