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樂山樂水/녹색청주

죽천 살구나무 거리를 걸으며

by 박카쓰 2022. 4. 3.

 

지난 주 찾았던 고향집을 다시 찾았다. 벌써 마당에 돋아난 잡초를 뽑아내고 삽과 쇠스렁으로 땅을 평평하게 골랐다. 그리고는 해바라기 씨와 금송화 씨를 심었다. 올 여름이면 저 벽화속 해바라기처럼 해바라기꽃과 금송화가 피어나길 기대하면서...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죽천변에 들렸다. 이곳에 살구나무거리가 있다는 걸 진즉부터 알고있었지만 올해 이웃에 있는 청주복대근로자종합복지관에서 문인화 수업을 받으며 올 봄 만큼은 놓치고 싶지않았다. 

 

가경동과 복대동을 흐르는 이 천이 죽천이라지? 

 

다 같은 색깔이 아니다. 분홍, 연분홍, 진분홍...

 

 

 

 

 

살구꽃은 참 이뻤지만 하천은 기대만큼 깨끗하지 못했다. 휴지와 비닐이 뒹글고 군데군데 꽃도 심겨져있으면 좋겠는데 무궁화 동산이 다였다. 그리고 산책길은 자전거타는 사람과 함께 다녀야했고 어쩔수 없나 횡단보도와 하천 굴다리로 이어져  있었다. 그나마 다행이라고 해야하나. 그런데 몇년전 몇 백m나 몽땅 베어졌단다. 아니 왜 멀쩡한 살구나무를 베어내?? 이것도 도시 개발한다며 그랬겠지.

 

요즘 도시를 아름답게 만들려 도시속으로 흐르는 하천을 공원으로 만들고있다. 그런데 청주시는 교통난 운운하며 무심천변에 하상도로를 계속 늘이고있다. 지자재마다 경쟁이 되어 농업용 저수지와 완만한 등산길에도 데크길을 놓고 팬션, 카페, 전원주택, 태양발전시설 등으로 온 산을 파헤치고 인구도 줄어드는데 도로는 왜 그리 확장하려하는가?

 

그놈의 개발! 그대로 두는 것만큼 자연을 아끼고 사랑하는 건 없다.  우리세대만 살다 갈것처럼 하지말고 후손들에게 자연 그대로 물려주어야한다. 보라! 우리 후손들은 개발되지않은 곳이 오히려 더 각광받을 것이다. 

 

 

 

고딩친구이자 시인인 이종대 칼럼 [산책길]에서 일부 발췌해왔다.  2018.7월 충청매일신문

초등학교를 끼고 이어진 산책로를 걸을 때쯤에는 땅거미가 짙게 드리웠다. 몸집이 작은 강아지에 목줄을 하고 같이 걷는 아주머니가 곁을 지나갔다. 반려견과 같이 걷는 모습이 즐거워 보였다. 문득 길옆으로 줄지어 서있는 살구나무로 눈길이 옮겨졌다.

 

살구나무는 1994년에 식재된 것으로 약 7Km에 걸쳐 3천여 그루가 심겨 있다고 한다. 탐스럽게 익은 살구가 보인다. 필자는 문득 지난 봄 가경천변을 아름답게 수놓았던 살구꽃의 행렬이 떠올랐다. 옅은 홍색의 꽃잎이 눈처럼 날리던 꽃길은 꿈결처럼 아름다웠다. 자연을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이 모여 가경천변을 아름답게 꾸미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