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가는 길은 부모님 뵈러가는 날이다.
돌아가신 지 오래되었지만 아직도 꿈속에 어른거리는 걸 보면 분명 부모님은 늘 살아계시는 듯하다.
어제 비가 내리고 오늘 새벽 다소 싸늘하지만 공기가 맑고 봄꽃이 앞다투어 피어난다. 간만에 명암저수지까지 다녀왔다.
산소에서 제사를 모신다. 올해는 제관이 겨우 5명...코로나탓도 있지만 아들내외가 아들케어, 산부이고 동생들도 바쁘단다. 집사람은 조율이시 육거리 전을 말하지만 어렵게 시도한 제례 간소화! 다시 옛날로 돌아가고싶지 않다. 부모님께서 제수가 너무나 단촐하다며 섭섭해하실까? 대신 더 큰 선물을 가져왔지요.
제일 큰 선물은 증손자입니다. 요즘 장수시대이다 보니 많은 분들이 생전에 증손자를 보시는데 돌아가신지 20년이 넘어서야...
무너진 광과 외양간 터에 텃밭 농장을 가꾸어보려구요.
그리고 또 하나는 동네어르신들에게 떡을 돌렸지요.
"왠 떡이냐구요?"
"오늘 부모님 제사 지내려왔어요."
분명 부모님께서 잘했다고 하시겠죠. ㅎㅎ
쌍청 우림칼국수에서 점심을 먹었다.
칼국수 대기업이다.
"고향의 봄"을 노래하러 오송도시숲에왔다.
초딩학교다닐때 넘던 고개다.
두번째 걷는 길이다. 예전 민둥산은 키가 큰 나무가 되었고 길도 그런대로 잘 조성되어있다.
숲속 갤러리...
예전엔 개나리는 학교 교정에서만 볼 수 있었고 온통 진달래밭이었는데...
오송시가지 모습...어릴적 이곳에 살던 친구 생각이 났다.
"*화야, 잘 있냐?" 그리고 * 현, 초딩친구들 톡방에서 분위기를 띄어보았다.
피톤치드숲...
산수유...
어릴때 무척이나 멀게만 보이던 동네도 지척에 있고, 높게만 보이던 산도 야산이었다.
그래도 아직 이파리가 나오지않아 내땅, 내고향이 겨우 보인다. 초등학교다닐적 이곳에 오르면 내 집이 가장 크고 빛났었다.
산책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와 삽과 쇠스렁으로 땅을 고르고 이웃분들이 주신 옥수수와 밤콩을 심었다. 이것도 힘드네. ㅠㅠ
더 깔끔해졌다. 앞으로 자주 들러 잡초도 제거하고 꽃도 심고 예쁘게 가꿔봐야겠다.
행복한 우리집 병신년 여름...벽에 그림을 그린지 벌써 6년전이다. 참 세월 빠르다.
돌아오는 길에 옥산면 장동리 외삼촌 호박농장에 들렸다. 그래도 부모님 이야기 할 수있는 분은 둘째 외삼촌이다. 오늘도 힘들게 재배한 애호박을 싸 주신다.
오늘 간만에 맑은 날이었다. 그리고 내 맘도 맑은 날이 되었다. 요며칠 꿀꿀했다. 장인어르신 돌아가시고 집사람도 힘들어하고 강암과 국전 다가오는데 서예작품도 열심히 안하고... 윤정부 출범 정치판, 코로나 K-방역, 괜한 일 갖고 신경써 왔다.
고향다녀오니 다시 힘이 나는 듯하다. 역시 선물하는 일은 남을 즐겁게하는 것이 아니라 나를 기분좋게 하는 일이고 땅을 가꾸는 일은 희망과 의욕을 갖게하는 일이다. 다시 활력을 찾아 더 열심히 살아가야할때다. 괜히 "박카스"는 아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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