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누굴 만나 헤어질때나 전화를 하다가 끊을때면 '언제 소주 한잔 하자' 라고 한다. 그런데 그 언제가 과연 언제일까? 그냥 지나치는 말일게다. 게다가 요즘 코로나로 사람만나기도 꺼려지는 때 더 그렇다. '우리 코로나 벗어나면 한잔 하자구.'
심한 말일지 모르지만 작금의 코로나로 작년 올해 2년에 걸쳐 한번도 못 만났다면 이는 분명 빈 말이다. 한 마디로 그저 그런 지인일 뿐이다. 그래도 만나야 정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며 가슴 한구석이 따끈따근해진다.
코로나에도 자주 만나는 친구가 있다. 마라톤으로 맺은 인연으로 친구가 되어 거의 주말이면 만난다. 이른 새벽 함께 상당산성을 오르기때문이다. 오늘도 5시25분 머리에 랜턴을 쓰고 어린이회관에서 올랐다. 이 정도면 대한민국대표 산꾼이다.
산성을 돌고있다. 새벽 산행은 늘 가슴이 벅차온다. 하루 일과를 새벽 산행으로 시작하면 이미 한나절 일을 마친 농부가 되고 숙제를 마친 학생이 된 기분이니 하루종일 흐뭇하다.
일출이 시작되나보다. 어서 동쪽으로 가보자구!
상당산성 서문 미호문이다.
"오늘 바쁜 일정이라고?" "그럼 돌아가자구."
그런데 저쪽만 환~한 건 뭐지?
매일 맞이하는 아침이지만 자연은 참 신비롭다.
엊그제 당진1박2일 다녀왔으니 주말에는 꼼짝말고 공부를 해야지. 어제오늘 해바라기를 그리고있다.
'가을의 전설'이 그냥 오는 것이 아니다. 피반령을 뛰어넘어 달렸기에 춘천마라톤 풀코스가 가능했고 한송이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봄부터 소쩍새는 울었다. 대추 한 알도 저절로 붉어질 리가 없다.
대추 한 알 - 장석주
저게 저절로 붉어질 리는 없다
저 안에 태풍 몇 개
저 안에 천둥 몇 개
저 안에 벼럭 몇 개
저게 저 혼자 둥글어질 리는 없다.
저 안에 무서리 내리는 몇 밤
저 안에 땡볕 두어 달
저 안에 초승달 몇 날
손끝이란 무서운 것이다. 테니스 한창 칠때 며칠 테니스를 안치면 스윙이 제대로 되지않았다. 붓끝도 마찬 가지다. 추석 명절을 핑계로 한동안 놓았더니 손끝이 무뎠고 어제 오늘 많이 놀렸더니 오후에는 제법 그려지고 있었다.
이번 당진여행 배려와 성원에 두 친구를 저녁에 초대했다. 명성에 걸맞는 명성불고기집이다. 정토대학 동기 배보살님이 살갑게 맞이해주신다.
인근 커피숍에서 어제오늘 긴 주말 일정을 마친다. '만나면 좋은 친구'라던 MBC는 폭망했지만 우리는 만날수록 좋은 친구가 되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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