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學而時習/My Essay

어찌 어릴 적 추위만 하랴!

by 박카쓰 2021. 1. 9.

참 매서운 추위다. 전국이 엄동설한으로 꽁꽁 얼어붙었다.

서울은 35년만에 가장 낮은 영하18.6도라고 한다.

물론 엄청나게 춥지만 우리 어릴적만큼 아닐 것이다.

 

방한복과 난방시설, 무엇보다 배불리 먹을 수 있으니

어찌 춥고 배고프던 우리 어린 시절 추위와 비교될까... 

그때 추위 머리속에서 꺼내봅니다 

 

 

 

온돌 온기가 다 빠져나간 새벽

문풍지 부르르 떨리며

뚫어진 문틈사이로  황소바람 들어오고
문고리가 손에 쩍쩍 달라붙었다. 

 

세수는 겨우 눈꼽만 떼어내고 

누우런 코를 연신 옷소매에 문대가며 

코찔찔이가 보자기 책가방 둘러메고

손에는 난로 불쏘시개 솔방울 푸대 들었다. 

 

부르터진 손은 찢어져 쓰리고

깜장 고무신엔 양말밖으로 발톱이 삐죽나오고

뻘겋게 얼은 귀때기는 떨어져 나갈듯하고

볼때기는 얼어서 꼬집어도 아프지않았다.

 

교실엔 난로불 붙이려 자욱한 연기 가득하고 

난로 위에 변또 놓았다가 새까맣게 태워먹고

그나마 변또는 호강이었다. 
점심 굶은 애들도 허다했다. 

학교에서 돌아올때면 해는 서산으로 기울고

동네 집집마다 굴뚝엔 연기가 피어올랐다.

저녁하시는 엄마 옆에서 아궁이 고쿠락에 

청솔가지 태우다 매운 연기에 눈물지곤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