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학교 - 문정희
나이에 관한 한 나무에게 배우기로 했다
해마다 어김없이 늘어가는 나이
너무 쉬운 더하기는 그만두고
나무처럼 속에다 새기기로 했다
늘 푸른 나무 사이를 걷다가
문득 가지 하나가 어깨를 건드릴 때
가을이 슬쩍 노란 손을 얹어놓을 때
사랑한다! 는 그의 목소리가 심장에 꽂힐 때
오래된 사원 뒤뜰에서
웃어요! 하며 숲을 배경으로
순간을 새기고 있을 때
나무는 나이를 겉으로 내색하지 않고도 어른이며
아직 어려도 그대로 푸르른 희망
나이에 관한 한 나무에게 배우기로 했다
그냥 속에다 새기기로 했다
무엇보다 내년에 더욱 울창해지기로 했다
2020 경자년...
1년 내내 코로나로 집콕해야했고
좋아하는 여행도 못가 갑갑했다.
사람들의 삶은 피팍해졌는데도
정부는 정치쌈만 하니 답답했다.
참 힘든 한해였다.
문정희님의 [나무학교] 시를 흉내내 보았다.
난 경자년에게서 배우기로 했다.
경자년 새해부터 불어 닥친 코로나!
혹 걸릴까 긍긍하며
답답하고 갑갑하게 일년을 보내네.
그리는 그림마다 화제 끝엔
어김없이 경자년 경자년 년년년...
그렇게 욕을 해대는데도 내색도 않네.
고요하다 못해 적막한 호수같은 카페에
연일 자랑질(?)해대는 글 올려도
제일 먼저 댓글 달아주는 경자년!
정말이지 난 경자년에 삶에 관한 한
경자년에게 배우기로 했다.
무엇보다 신축년에 더 건강해지길 바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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