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學而時習/My Essay

[시]경자년을 보내며

by 박카쓰 2020. 12. 12.

나무학교  - 문정희

나이에 관한 한 나무에게 배우기로 했다

해마다 어김없이 늘어가는 나이

너무 쉬운 더하기는 그만두고

나무처럼 속에다 새기기로 했다

 

늘 푸른 나무 사이를 걷다가

문득 가지 하나가 어깨를 건드릴 때

가을이 슬쩍 노란 손을 얹어놓을 때

사랑한다! 는 그의 목소리가 심장에 꽂힐 때

오래된 사원 뒤뜰에서

웃어요! 하며 숲을 배경으로

순간을 새기고 있을 때

 

나무는 나이를 겉으로 내색하지 않고도 어른이며

아직 어려도 그대로 푸르른 희망​

나이에 관한 한 나무에게 배우기로 했다

그냥 속에다 새기기로 했다

무엇보다 내년에 더욱 울창해지기로 했다

 

 

 

 

2020 경자년...

1년 내내 코로나로 집콕해야했고

좋아하는 여행도 못가 갑갑했다.

사람들의 삶은 피팍해졌는데도

정부는 정치쌈만 하니 답답했다.

참 힘든 한해였다.

 

문정희님의 [나무학교] 시를 흉내내 보았다.

 

난 경자년에게서 배우기로 했다. 
경자년 새해부터 불어 닥친 코로나! 
혹 걸릴까 긍긍하며 

답답하고 갑갑하게 일년을 보내네. 

그리는 그림마다 화제 끝엔 

어김없이 경자년 경자년 년년년...

그렇게 욕을 해대는데도 내색도 않네.  

고요하다 못해 적막한 호수같은 카페에 

연일 자랑질(?)해대는 글 올려도

제일 먼저 댓글 달아주는 경자년!  

정말이지 난 경자년에 삶에 관한 한 

경자년에게 배우기로 했다.  

무엇보다 신축년에 더 건강해지길 바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