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樂山樂水/괴산명산

고딩친구들과 괴산명산 막장봉(06.8/27)

by 박카쓰 2020. 8. 17.

[참 오래된 산행기네. 어제 이곳을 다녀온 후 동기회 카페에서 찾았네요. 그때만해도 이렇게 Text가 많아 제법 산행기 다웠는데 요즘은 사진으로 일갈하려고하니 산행기가 아니라 사진첩 수준이다.]

 

 

 

  고딩친구들과 8월 정기산행하는 날 새벽, 일찍 눈을 떴다. 전날 우리 홈페이지에 비가 온다고 해도 산행은 강행한다고 해놓고선 그래도 걱정은 되었다. 이른 새벽, 빗줄기가 장난이 아니었다. 올여름 비 폭탄을 많이 맞아 만성은 되었지만 그래도 이런 빗줄기라면 도저히 산행을 감행하지 못할 정도였다.

 

  때마침 강*철 수석사무국장한테서 전화가 왔다. “강행할 껴?” “글쎄. 아무래도 어렵겠지. ” 오늘 산행에 참가한다고 한 친구들에게 메세지를 보내고 식구한테 산행하려고 차린 김밥, 튀김, 빈대떡 등 음식 아까우니 처갓집에 가자고 했다. 식구는 반가워하며 잠을 더 청한다.

 

  그러면 나는 목욕이나 갈까? 그런 생각으로 밖을 나섰더니 빗줄기는 잦아들고 남쪽하늘에 검은 구름이 걷히기 시작한다. 에구구. 어쩐다냐?  오히려 이런 날이 운무가 걷히면 그 풍광이 어떤 지는 우리가 모두 알고 있지 않은가! 그래, 다시 가자!

 

  아내에게는 미안하지만 혼자 처갓집에 가라고 하고 부랴부랴 전화통을 들었다. “친구들아! 다시 간다! 11시까지 인기네 식당 앞으로 밥 잔뜩 먹고 나와.” 그러면서도 비가 또 오락가락, 전두환 12.12사태처럼 이리 저리 송수신이 오가고 그렇게 모인 친구들이 영부인포함 9명이나 되었다. 

  

  늘 변함없이 이번에도 인기 봉고차가 쌩쌩 내달려 1시간 남짓 만에 산행기점인 제수리재에 도착한다. 12시35분! 제수리재에서 동쪽 능선을 타는 것으로 오늘의 산행을 시작한다. 참나무와 소나무 지대를 지나며 커다란 바위에 올라서보니 남쪽은 깎아지른 절벽이다.

 

호*이는 맨발혀..ㅎㅎ

 

 이제 운무에 덮여있던 산허리도 차츰 신비를 벗고 저마다 로마병정처럼 솟아난다.  남쪽으로는 코앞에 대야산, 중대봉 능선이 공룡의 등처럼 보이고 서쪽으로는 남군자산에서 군자산으로 능선이 완만하게 이어지고 있다.

 

왼쪽부터 대야산, 중대봉, 그뒤로 속리산 연릉도 보인다. 

 

 인* 어부인이 가져온 보리감자로 간단한 요기를 마치고 동쪽으로 진군! 바위 전시장인가? 온갖 형상의 바위가 즐비하고 그 바위에 서서 맞이하는 바람은 폐부를 씻기고도 남는다. 가장 평평한 바위에 동그랗게 앉아 점심상을 펼친다.  "부랴부랴 나오랴 수고한 우리친구들! 오늘은 대장이 음식 좀 준비해왔다. 김밥, 튀김, 전, 족발까지. 뭐 이만하면 괜찮지?"  막걸리 잔을 기울이며 각자 뭔가를 “위하여!”

 

 

 

 부른 배와 몇 잔 걸친 술이 밧줄을 잡고 내려가기에 다소 벅차다. 햐~ 이거 완전히 세미 클라이밍이네.  요사이 최*준이는 몸이 좋아졌나 저만치 내달아 나고 인기 영부인도 오늘은 시원한 조망에 신난 듯 어려운 코스가 있지만 잘도 나아간다.

 

세미클라이밍...

 

 

  막장봉 정상은 시야가 가려있었지만 오늘이 원래 조망이 좋은 날이라 희양산 화강암 바위가 눈부시게 희고 멀리 악희봉, 조령산으로 이어지는 백두대간이 한눈에 들어온다.

 

 

이윽고 하산 길에 장성봉까지 가고 싶었지만 오늘은 여기서 쌍곡 쪽으로 하산한다. 수풀이 어찌나 울창한 지 대낮인데도 어둡고 점점 내려가며 계곡의 물소리는 점점 크고 수량이 많아진다.

  

 살구나무 골로 한 시간 남짓 내려오니 칠보산 하산 길과 합류되고 좀 으슥한 곳에서 한 꺼풀씩 벗는다. 처음에는 발만 씻으려 했다. 하지만 윗도리, 아예 팬티까지 훌러덩 벗어 제켰다. 아휴! 시원해라. “야, 인* 와이프 오나 봐라”

한 참후 인* 와이프 내려오며, 멀리서 봤는데 쓸만한 데 없다나. ㅋㅋ

 

 산행종점 절말 가게에 오니 괴산人 김*년 제자네 집 아닌가! 덕분에 두부도 얻어먹고 차량 서비스도 받고 ‘그래, 세상은 이런 저런 인연으로 살아가나보다.’

 

 

오늘 함께한 고딩친구들 그리고 우리 동기회 많은 친구들!

'48회'라는 인연으로 그 인연, 늘 함께 하였으면 좋겠네.  

 

고딩친구에 산행도 함께 하니 얼마나 소중한 친구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