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學而時習/문학동네

[詩]고슴도치 사랑/이정하

by 박카쓰 2020. 5. 10.


'고슴도치 사랑' 






고슴도치 사랑

                  /  이 정 하

 

서로 가슴을 주어라.

그러나 소유하려고는 하지 말라.

소유하고자 하는 그 마음 때문에

고통이 생기나니.

 

추운 겨울날,

고슴도치 두 마리가 서로 사랑했네.

추위에 떠는 상대를 보다 못해

자신의 온기만이라도 전해 주려던 그들은

가까이 다가가면 갈수록 상처만 생긴다는 것을 알았네.

 

안고 싶어도 안지 못했던 그들은

멀지도 않고 자신들의 몸에 난 가시에 다치지도 않을

적당한 거리에 함께 서 있었네.

비록 자신의 온기를 다 줄 수 없었어도

그들은 서로 행복했네,


행복할 수 있었네.





약간의 거리를 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