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에 00반점이란 상호를 내건 음식점이 많겠지만 아마도 暴雨飯店은 없을 듯...ㅋㅋ
그만큼 조우연 시인은 톡톡 튀는 감각으로 첫시집을 내셨네요.
오늘이 봄에 들어선다는 입춘...
친구들에게 입춘첩(立春帖) 춘축(春祝)·입춘축(立春祝)으로 카톡질을 하고
서실은 새학년을 맞이하는 것처럼 열공모드...
떡이 넘치고 웃음꽃이 하루종일 피어난다. ㅎㅎ
매월 둘째주, 넷째주 화요일 오후7시
동네책방 '꿈꾸는 책방' 通通 진행하는 시낭독회..
오늘은 조우연님의 시집 읽기다.
책도 어지간히 읽지않기에 이렇게라도 감성을 채우고싶고
진행하시는 김시인님의 말솜씨 특강(?) 들으려간다. ㅎㅎ
오늘 조시인님의 팬들이 많이 오셨네요.
김시인님의 말씀처럼 이 자리가 '우연'이 '필연'이 되시길...
오늘은 경품추첨에 이어 해금연주도 있군요.
오늘도 경품 탔지요.
다음 시사회에 꼭 참석하겠다는 담보로...ㅎㅎ
조우연님의 시 몇편...
폭풍반점
주문한 비 한 대접이 문 밖에 도착
식기 전에 먹어야 제 맛
수직의 수타 면발
자작 고인 국물
허기진 가슴을 채우기에 이만한 요긴 다시없을 듯
빗발
끊임없이 쏟아져 뜨거움으로 고이는 이 한 끼
단언컨대,
죽지 말라고 비가 퍼붓는다
자, 대들어라
피골이 상접한 갈비뼈 두 가락을 빼들고!
조우연 아재비
세상 모든 아류는 아재비다
왕골 아류는 왕공아재비, 미나리 아류는 미나라아지배라
불렀다
게아재비는 게의 표절이고 범아재비는 범의 해적판이다
그러나까 나 조우연은
조우연의 아류고 표절이다
조우연의 농담을 따라 하고
조우연의 걸음걸이를 흉내내고 산다
조우연의 울음소리로 절망하고
쓸쓸할때 이마를 짚는 버릇과
검지로 밤하늘 별을 뭉개는 버릇도 따라 한다
그녀의 빗물 문체를 필사한다
그러나 나는
전혀 조우연이 될 수 없고
조우연 아재비다
조우연의 우물과
그 안의 검은 우울을 가질 수 없다
슬픈 날에도 그녀처럼
실눈으로 눈물까지 찔끔거리며 웃는 눈치가 없다
제법스러울 수는 있고 답게는 될 수 있으나
겨우 조우연 아재비일뿐이다
사실 참 다행이다
조우연이 비바람을 맞고 떨고 있을때
나는 떠는 척만 해서
조우연이 세상 돌아가는 일에게 게거품을 물며 선두에 설때
나는 그럴듯한 구호를 외치며 뒷줄에 서서 언제든 돌아설
수 있으니
아재비라서 참 천만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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