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樂山樂水/경남부산

지리산 종주~세석-천왕봉-대원사 17km(19.12/24,화)

by 박카쓰 2019. 12. 26.


둘째날, 왜 이리 새벽은 오지않나요?

그도 그럴것이 8시가 되기도 전에 잤으니까요.


안타깝게도 우리일행은 두팀으로 나뉘게됩니다.

한팀은 대원사코스로, 또한팀은 원래대로 중산리로...

이렇게 나뉘게한 장본인이 바로 박카스입니다.  ㅠㅠ


중산리코스는 몇년 다녀와 식상도 하고

일찍 내려가봤자 잘난 성취감(?)에 술만 풀 것이 뻔하니까요. 

이제까지 그랬듯 대원사코스는 쉽게 기회가 오지않을듯...




새벽 6시, 스마일님은 일찍 떠나는 대원사팀에게 미역국을 선사합니다.

함께 가고픈 마음감추고 아이디처럼 애써 웃음짓네요.

7시, 4명의 대원이 촛대봉으로 향합니다.





촛대봉에 올랐습니다.

산하를 내려봅니다.

벌써 일출시각은 지났는데...





저 아래 세석대피소에서 올라왔지요.

어라? 어제와는 달리 오늘 조망이 좋으네.

멀리 반야봉도 가까이 보입니다.





저기가 최고봉 천왕봉...

지리10경중의 하나인 천왕일출은  힘들것같습니다.




으메...첩첩이...아스라이...마치 눈썹처럼...

누군가는 저것을 눈그리메라 불렀지요.

'그리메'는 그림자라는 뜻의 옛말이니까 산그림자라는 뜻이지요.




산그리메...

물론 산그림자라는 뜻이지만

산이 그립다는 뜻도 있지않을까?

하염없이 바라봅니다.





그리고 생각해봅니다.

저 첩첩이 산과 산사이에는 과연 뭐가 있을까?





삼신봉에 섰습니다.





이제부터 주능선에서 가장 아름답다는 구간을 지나가게 됩니다.





저기 박카스가 조친구의 뒤를 이어 올라가네요. ㅎㅎ





이곳 경치가 아름다워 지리10경중 연하선경 이라고 한다죠?

기암과석과 층암절벽, 그리고 고사목...



 


게다가 오늘은 저 아래 운무가 펼쳐져있으니

마치 신선이 된 듯한 기분을 느끼게 하네요.





오늘 가이드를 하고있는 큰산님...

우리를 엄청 부러워하네요.

"얼마나 좋아요. 친구들끼리 함께 산에 다니고..."








장터목대피소입니다.





이름대로 장터처럼 사람들도 북적거리던 장터목이

오늘은 한적하기만 합니다.

게다가 오늘 날씨...마치 봄날씨처럼 포근합니다.




[추억속으로]

2011년 1월...중산리-장터목-세석-거림으로 다녀갔지요.




그토록 아름답다는 연하선경구간... 

세찬 강풍과 한파에 얼어죽는 줄 알았지요.





이제 우리는 주능선 클라이맥스를 향해 갑니다.





일명 고사목 지대라는 제석봉 구간을 지나갑니다.

키가 커다랗던 나무가 거의 쓰러지고 나뒹그네요.







그 자리에 구상나무가 잘 자라고 있네요.





저기 박카스가 힘차게(?) 올라오고있네요.





"박카스~뒤좀 돌아다봐!"

와~저기 지리산 제2봉 반야봉, 왼쪽에 노고단..

어제 운무속에서 저 지리산주능선을 걸어왔지요.





빅맨님, 멋지게 담았네요.







제석봉 전망대에서...




하늘로 통한다는 통천문을 지나며...





이제 천왕봉까지는 얼마남지않았습니다.





송창식의 토함산을 부르며 오릅니다.


"토함산에 올랐어라! 해를 안고 앉았어라 

 세월도 아픔도 잊었어라...


 한발 두발 걸어서 올라라~

 맨발로 땀흘려 올라라...





드뎌 정상...








대한민국 대륙의 최고봉 천왕봉에 또 섰습니다.

이번이 겨우(?) 3번째입니다.




참 오래되었지요.

2001년 8월, 성삼재-천왕봉-중산리 지인들과 1박2일 종주하며...

2002년 8월, 중산리-천왕봉-성삼재 마라톤 동호회원들과 당일 종주...




늘 사람들도 들끓던 천왕봉...

오늘은 우리 넷이 전세냈습니다.




찍고 또 찍고...







이렇게 넷이 되기까지 한참을 기다려야했네요.







참 명품사진이지요.

지리산 천왕봉에서 바라본 중산리...


이 모습이 그리 좋아 내 홈피에 대문사진으로 넣었었지요.

바로 오늘 이렇게 내 눈앞에 펼쳐지고있네요.ㅎㅎ




어차피 내려올 산을 뭐라고 힘들게 올라가느냐구요?

이런 풍광보러 산에 오릅니다.

그래서 서예 호도 '山河'입니다. 






저 희미한 산그리메 뒤에 숨겨져 있는 것이 꽤 많습니다.

내 고향, 어릴 적 추억, 그리움, 상처, 미움, 용서...

또 있네요. 앞으로의 내 삶에 염원 등등..ㅎㅎ







이제 내려가자구요.

이제부터는 처음 밟아보는 길입니다.

저기가 중봉...





북쪽사면이라 눈이 얼어붙어 빙판입니다.




중봉에 닿습니다.




저기 천왕봉에서 내려왔지요.





친구야! 우리 지난달 안나푸르나에 이어

또하나의 버킷리스트를 깨뜨리는 구나.








캬~ 저 산줄기 좀 보세요.

많은 사람들이 지리산을 어머니산이라고 합니다.


제 어머니는 가날프셨지요. 허리가 굽어 땅에 닿을듯하고

그런 몸으로 4남매를 키워 오신 그 젖줄과도 같은 지리산입니다.





이제 박카스도 '아버님'이란 소리를 듣습니다.

과연 내 자식들에게 어떤 존재일까?






한참을 더 내려왔습니다.

여전히 천왕봉, 중봉이 박카스를 압도하고...





산그리메가 그리움처럼 사라지지않고 있습니다.





써리봉(1,602m)까지 내려왔습니다.

친구야! 우리 앞으로 10년은 더 산에 다닐 수 있으려나??






치밭목대피소에 왔습니다.

이곳에서 山上 마지막 정찬을 먹어야지요.





라면과 만두, 비비고로 점심을 먹고 출발합니다.

대원사까지는 7.7Km


오늘 이 코스는 우리 4명이 전세냈습니다.

산행내내 한명도 만나지 못했습니다.





무제치기 폭포라죠?






일행들은 저 아래 계곡에서 족탕을 하고 세수를 합니다.

그냥 여기서 주저앉아 있습니다.

발가락도 찝히고 무릎 뒤쪽도 땡깁니다.




드뎌 다 내려왔네요.

유평리에서 천왕봉으로 오르는 탐방로 안내가 있네요.






말로만 듣던 대원사계곡... 

역시 지리산계곡은 그 크기가 차원이 다릅니다.





저 넘어 둘레길이 조성되어 있네요.




이렇게...




대원사에 도착합니다.







어제 오늘 성대종주를 축하하며...

큰산님, 안내 고맙고요.

친구들도 수고많았네요.





친구들 없었으면 어찌 이곳으로 올 수 있었을까?

나이들수록 친구가 소중하다더니 바로 이런 건가?





오늘도 참 많이 걸었습니다.

7시 세석 출발, 17시 대원사 도착

17Km, 10시간 걸렸지요.




캬! 37Km, 어제 오늘 참 많이 걸었구나.








이 많은 지리산 루트...

지리산에 참 많이 다녔지만  아직도 미탐방코스가 있지요.

아직 가보지않은 곳이 있다면 행운이지요.






콜택시를 불러타고 시천면 저녁장소에 당도합니다.

그리고 산경 산우님들을 반갑게 만납니다.





밤 10시쯤 청주에 도착합니다.

오늘이 크리스마스 이브, 어서 집으로 향해야겠지만

1박2일 함께한 찐(?)한 멤버쉽에 또 하루를 넘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