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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rpe Diem/안분지족

하늘이 내린 순백의 깜짝쇼! 결코 놓치지않았지요(19.2/16,토)

by 박카쓰 2019. 2. 16.


새해들어 눈 한번 오지않아

이러다 그냥 봄이 오는 건 아닌가 

올겨울이 밋밋하다며 투덜거리며 보내고있는데


어젯밤 간간이 눈발이 보이더니

한밤중 깜깜한 베란다로 이상하게도 밝은 빛이 들어와

창밖을 내다보니 고대하던 눈이 내리고 있다. 



앗싸! 어서 날이 새거라! 어서 나가게...

무려 3시간넘게 기다려 새벽 6시20분 밖을 나섰다.




와...제법 왔네요.




어디로 갈까?

어디서 이 신비로운 순백의 쇼를 관전할까?

일단 금천동 쇠내골공원...




아파트 불이 하나둘 켜지고

공사로 막혀있어 한바퀴 뺑~ 돌고





아무도 걷지않은 이 길을 나혼자 걷고있네.

이 캄캄한 새벽에...

이만하면 지독한 눈사랑이라 할 수 있으려나. ㅋㅋ




내 발자국을 뒤돌아보며

서산대사님의 답설야중거(踏雪野中去) 싯귀를 떠올려보네.


踏雪野中去(답설야중거) 눈 내린 들판을 걸을 때에는
不須胡亂行(불수호난행) 그 발걸음을 어지러이 걷지 말라.
今日我行跡(금일아행적) 오늘 걸어 가는 나의 발자국은 
遂作後人程(수작후인정) 뒤에 오는 사람의 이정표가 되리니... 





동부우회도로옆 우미린 아파트를 지나...




저기 우암산에도 눈이 하얗다.

저기까지는 올라갔다와야지...




시궁창같은 배수구도 눈만 오면

그 지저분함은 어디로 가고...

한폭의 산수화가 따로 없네.




불교대학다니며 내 법명이 雪松이었제.

스님은 박카스가 눈을 좋아하는 줄 어이 아시고...




명암저수지...




현대아파트살때는 아침운동으로

거의 매일 이곳으로 출근했는데...






청주국립박물관으로...

경비아저씨한테 거수경례하며 "설경보러왔어요!"




에구구...어린 동자승님들...

이 추위에 무덤지키랴 수고많소이다.




일년 사계절 아름다워 수시로 찾곤한다.

올핸 저 벤치에 앉아 책 좀 읽어야제....




마을을 지키시는 돌장승님도 추우시죠...




따뜻하고 음악도 흐르는 화장실...

클래식 음악이 더 듣고싶어 한참을 머물렀다.




우암산으로!

진격앞으로!!




작년 춘분이 하루 지난 3월23일!

눈이 내려 대박^^을 맞았던 곳...

그 느낌 다시 살리려 이곳을 또 왔지요.

 



도대체 이게 무슨 조화인지...

눈길은 가파른 계단이 나와도 힘이 안든단 말씀이야.




이리 아름다우니 힘드는 줄 모르는 건 당연





우암산 정상...

아침운동하러 올라오는 사람들이 꽤 여럿이더니

오늘은 몇분만...




와우정(臥牛亭)이라지?

우암산을 와우산이라고도 하니까...





셀카찍기는 왜이리 어려운지..




벌써 내려가??

불과 한나절이면 다 녹아 없어질 텐데...




로맨티스트 김박사와 긴 전화를 나눈다.

에구구...이런 설경에 감기로 방콕하다니. 쯧쯧...




집에 도착하니 9시20분...

3시간동안 삽살개처럼 쏘다녔네요.




이른 아침 눈이 내리고 하루종일 맑았다.

언제 눈이 내렸다는 듯...




눈은 그야말로 깜짝쇼!!!

신비로운 환상의 세계가 잠깐동안만...

그 천재일우의 기회를 즐긴 아침이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