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樂山樂水/세계방방

산경산악회따라 '소련에서 러시아로' 날아오르며(18.9/10,월)

by 박카쓰 2018. 9. 10.


지난 8월19일 '책읽는 청주' 선포식날

작가와의 만남 강연회에서 이병률 여행작가가 말한다.

"친구야! 이제 우리 기내식 먹을때가 되었잖어?"


예전 설악산다닐때 교통체증으로 다시는 설악산 안간다하지만 얼마지나면 동그라미를 치고

마라톤 35Km지점을 달릴땐 다시는 풀코스는 안뛴다며 혀를 깨물지만 또 다음대회를 준비하고 

집사람 눈치보며 가는 여행이라도 얼마간 지나면 기내식을 먹고싶은 건 과연 뭘까?  




2016년 중국, 2017년 몽골에 이어 올해에도 명품 산경산악회 기획산행에 나섰다.

정기 산행에 함께 하지못하고 기획산행만 찾는 것이 얌체(?)같아 '올드보이'란 이름으로...ㅎㅎ 



세계에서 가장 때묻지않은 곳이라면...

바로 이 바이칼 호수...




그리고 세계에서 가장 큰 호수라면...

바로 이 바이칼호수?

그런 줄 알았는데 깊이가 그렇다네.



그런데 바이칼 호수는 어떻게 가지?

인천공항에서 이르쿠츠크공항까지 비행기로 4시간...






이르쿠츠크는 어디에 있는데?

'대한민국사람의 여행의 로망'이라는 시베리아 횡단 열차 9,441Km...

그 중심에 이르쿠츠크가 있네. 





우리의 여정은?

바이칼 호수를 따라 20여Km를 걷고 바이칼 호수에 있는 알혼섬 트레킹,

'시베리아의 진주'라 불리는 이르쿠츠크 시내를 둘러보는 4박5일 여정... 




10일(월) 12시 청주체육관을 출발하여 공항수속을 밟는 동안

미리 답사를 다녀온 민대장님은 러시아 퀴즈를 낸다.

Russia Best 3? Russia Worst 3?


러시아 베스트 3는 자연, 여자, 보드카...

넓은 자연,러시아 여자들 예쁘제, 추운 지방에선 보드카!


그렇다면 러시아 최악3는 추위, 남자, 보드카....

시베리아 춥제, 무뚝뚝하고 재미없는 남자, 과유불급 주정뱅이 많고




 

우리가 타고갈 비행기는 러시아 항공 S7...

내좌석 B는 양옆으로 러시아人, 말한마디 안통하네. ㅠ




에라...잠이나 자자...하지만 잠이 그리 쉽게 들까?

그렇다면 억지로라도 러시아를 떠올려보자.





학창시절  소련(U.S.S.R)은 북한괴뢰도당만큼이나 나쁜 나라였다.

세계 지도를 펴보면 거의가 빨간색이었는데 그 중심에 소련이 있었다.

'에구구...빨갱이들이 이렇게 많으니 세상이 온통 전쟁통이지...' ㅠㅠ




조선 근현대사를 배울때는 더 나쁜 나라였다.

나약한 조선은 열강들 틈속에서 일본이 저지른 을미사변, 소련이 저지른 아관파천

끝내 러일전쟁, 두차례 세계대전으로 이어지고 38선으로 민족이 분열되고 말았으니...


지금 생각해봐도 땅을 칠 노릇이다. ㅠㅠ

戰犯 독일은 동독,서독 둘도 나눠놓고

같은 戰犯인 일본이 아니라 우리 한반도를 둘로 나눴을까?


그러니 지금도 우리는 '일본놈들, 소련놈들, 미국놈들' 이라고 할 수 밖에 없다.

지금도 정말로 간만에 남북 화해 무드에 고추가루를 뿌리는 것이 과연 누구인가?



1983년 소련 전투기가 민간항공기 KAL기 피격하며 원수관계로 최고조에 달했다.




하지만 역사의 수레바퀴란...

1988년, 반쪽대회가 될 뻔한 서울올림픽에 소련이 참석해줘 오히려 고마웠고 

1990년대 냉전시대 이후 소련이 러시아로 변신하며 한러 교류가 시작되고 

오늘은 이데올르기의 사생아(?) 박카스가 이렇게 러시아 여행길에 오르고 있으니... 



여기에 러시아에서 빼놓을 수 없는게 있다.

바로 문학과 예술이다.

대문호(大文豪) 톨스토이와 토스토예프스키, '전쟁과 평화' '죄와 벌' '부활' 

작곡가 차이코프스키의 교향곡 그리고 발레....


모스크바에서 5년간 한인학교 교장으로 근무했던 내 절친은 말한다.

"러시아 아이들은 7살만 되어도 2~3시간 발레공연동안 꼼짝않고 지켜본다."





바이칼을 끼고 있는 앙가라 강변에 위치한 이르쿠츠크의 넉넉한 풍경....

이르쿠츠크는 어떻게 동토의 땅 시베리아에서 아름다운 건축과 예술을 갖을 수 있었을까?




때는 바야흐로 나폴레옹 시대로...ㅋㅋㅋ

유럽 전역을 장악한 나폴레옹은 60만 대군을 이끌고 모스크바까지 침공하지만

러시아는 모조리 불사르는 초토화작전으로 작전상 후퇴

9월 모스크바엔 겨울이 찾아오고 결국 3개월만에 퇴각하게 되었다.


 

여기까지는 세계사 시간에 배웠는데

이번 여행하며 정말로 큰 것을 알게되었다.



데카브리스트(Decembrist), 그들은 누구인가?

12월을 가리키는 러시아어 데카브리(dekabr’)에서 나온 말로서,

러시아의 1825년 12월 14일 봉기 가담자 또는 ‘12월당’을 말한다.

약 6천명의 청년귀족장교들....



1825년 12월, 러시아 왕정과 농노제를 폐지하며 새로운 세상을 만들려고 했던 청년 장교들이 이르쿠츠크로 유배를 옵니다.

그들은 개혁과 자유를 목 놓아 외쳤던 실패한 혁명가들로 나폴레옹과의 전쟁에서 이긴 후

파리까지 진격하여 유럽의 발전상을 목격한 젊은 엘리트 장교들...

하지만 그들은 혁명에 실패한 후, 강제 노동과 유배 생활을 하며 이르쿠츠크에서 못다 한 꿈을 이루어 갔습니다.

이것이 바로 이르쿠츠크가 가장 유럽을 닮은 예술과 문화의 도시가 된 배경이었다네요.



그런데 여기에서 더욱 놀라운 것은 ...


봉기 실패 후 니콜라이는 가담자 5명을 처형하고 나머지 122명을 시베리아 유배시켜 중노동형에 처했다.

이때 이 귀족의 부인들에게 선택권을 주어진다.

'여기에 남으면 귀족생활을 보장해주고 남편 따라가면 계급과 재산을 몰수한다'.

이중 11명의 부인이 따라와 평생 함께 고생하며 살아왔다네.

이러한 사람들중 세르게이 볼콘스키 공작과 그의 부인 마리아가 리더였단다.

이 세르게이 볼콘스키는 문호 톨스토이의 작은 할아버지였다고...

어린 시절 이런 이야기를 들은 톨스토이는 전쟁과 평화를 집필하게 되고...



러시아의 대문호 톨스토이...




전쟁의 대서사시 '전쟁과 평화'는

이르쿠츠크로 유배온 개혁장교의 순애보적 이야기가 모태가 되고...




그렇다면 시베리아를 배경으로 한 명화 ' 닥터 지바고'도 그런 사랑이야기아닐까?





이쯤에서 그 유명한 닥터지바고 OST를 콧노래로 불러볼까?





4시간 비행을 마친 비행기는 8시쯤 이르쿠츠크 공항에 도착한다.





가이드 박지환님의 안내를 받으며 시내 한 가운데 있는 앙가라 호텔에 여장을 푸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