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學而時習/인문학

극단 '청사' 30주년 '그것은 목탁 구멍속의 작은 어둠이었습니다'(12/2,금)

by 박카쓰 2016. 12. 2.






지난 11월20일 '나종' 관람에 이어 다시 찾아간

극단 '청사'의 창단 30주년 기념공연 두번째 작품인

'그것은 목탁 구멍속의 작은 어둠이었습니다'

긴 제목만큼이나 심오한 내용을 담은 명품연극이었네요.  


연극을 시작하며 '나종'에서 엄마역을 맡았던 배우가 나와 

주의사항을 전하며 "오늘의 연극제목은?" 퀴즈를 내는데

박카스가 손을 번쩍 들고 티켓을 보며 큰소리로 대답했더니

대박!! 이런 티켓을 선물로 주시네요.(뒷에서 '내가 맞출껄'...ㅋㅋ) 




앗! 임교수님이 삭발을 하시고 방장스님으로 나오시네요.




두 스님이 인간의 내면에 대한 갈등을 바라보는 시각은 상극이다.

현실을 도피하고 외면하려는 자와 이를 끄집어내여 밝히려는 자...

두 스님간의 논쟁은 스스로 내면속에서 갈등하고 괴로워하는 우리들의 삶이다.


결국 망령의 실체는 바로 자신이 갖고있는 불안의 그림자이고

그 동안 자신을 억압해 온 번뇌를 그대로 조각하여 불상을 완성하는데

고뇌와 번민으로 가득찬 징그럽고 구역질이 나오는 부처의 모습으로 나온다. 






한 구도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을만큼 무겁게 다가왔던 고통과 번민이

결국은 그의 손에 든 목탁의 구멍속에 있는 작은 어둠에 불과하다는 것으로  

우리가 살아가며 갖고있는 고통과 번민도 이와 크게 다르지않으며

우리 스스로도 자기의 내면을 돌아보며 살아가야한다는 것을 성찰하게한다.


우리가 늘 누누이 되뇌이는 말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 모든 것은 마음먹기 달렸노라

'고집멸도'해야 행복하다는 것을 다시한번 일깨워주네.






오늘 열연하신 배우님들! 정말로 수고많으셨습니다.


도법스님과 탄성스님의 철학적 요소가 많은 언쟁속 대사

방장스님의 선문답, 자신의 내면을 말하는 망령의 지껄임...

솔직히 이해하기 어려워 다시 가보게 될 것같고 

이 무거운 철학적 소재와 이해하기 어려운 대사속에

원주스님과 월명스님의 폭소연기는 대박입니다. 





창단 30주년을 맞는 극단 '창사' 을 축하드리고  

전국최고의 극단으로 더 좋은 작품 보여주세요. 


 










알고보니 이 작품이 대한민국  최고의 연극작품이었네요.

이미 10년전 2006년 공연을 시작으로 아직도 전국에서 공연중...

이 작품은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희곡작가인 이만희 작가의 대표작이며

삼성문예상, 백상예술대상, 서울연극제 최우수상, 전국연극제 대상 등 수상경력이 화려한 작품이기도 하다.








[퍼온 글]

 * 줄거리

속가에서 전직 미대교수이면서 조각가인 김명석(출가 후 도법스님)은 아내가 깡패들에게 강간 당하는 현장을 목격하게 된다. 충격에 빠진 그는 승려가 된다. 더 이상 작품 활동은 하지 않고 토굴을 전전하며 정진수행한다. 그러던 어느 날 봉국사의 방장스님(정진 분)은 도법에게 봉국사의 불상을 만들라는 명을 내린다. 도법은 석칼을 들고 불상 조각에 혼신의 힘을 다한다. 그렇게 3년이 지나 불상이 거의 완성되어 가고 있었고, 사월 초파일을 앞두고 봉국사 주지 탄성스님(이문수 분)은 봉국사 불상 봉안식을 사부대중에게 널리 알린다. 그 즈음 도법에게 망령이 나타난다. 망령은 불상을 부숴 버리고 도법에게 네 안에 무엇이 있는가라는 번민을 가져다 준다. 이 번민은 속세와 불법의 경계였으리라. 이승과 저승, 완성자인 인간을 모습을 찾는 번민이었으리라. 주지 탄성은 도법에게 귀신이 씌워 정신이 나갔기 때문에 더 이상 불상 제작이 힘들다며 방장스님을 찾아가 제고를 해달라고 간청한다. 그러나 방장스님은 선문답 뿐이다. 망령이 도법에게 던진 물음의 답은 일체유심조였으며, 태어날 때부터 완성자인 인간은 그 자신의 의지대로 된다는 것인데 그 의지를 도법은 불교라는 허울에 싸여 잊고 있는 것은 아닌지 깨닫게 한다. 도법은 결국 온화하고 자비로운 부처님 상 대신 세속 세파에 찌들어 살다 반 분신 몰골을 한 망령의 모습, 인간 현세의 고통과 추악함이 지극히 인간적인 모습의 인간 석골을 불상으로 남기게 된다. 불상을 완성한 도법은 자신의 눈을 찌르고 죽게 된다.

 * 작품 개요

불교의 구도 과정을 다룬 진실된 삶과 자아를 찾는 작품으로 스님들의 일상적 생활에서부터 마지막 법을 구할 때까지의 과정을 표현한다. 불교적 소재를 다루면서도 예술 세계와 인간 본성이라는 보편적 문제를 주제로 한다. 예술 세계를 추구하며 세속의 번뇌에서 벗어나려는 주인공의 심리 세계의 갈등과 방황에서, 결국 온 세상을 다 가졌어도 목탁구멍 속의 작은 어둠밖에 보지 못하는 우매함을 생각하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