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 정토불교대학에서 법륜스님 영상강의 '참회와 기도'를 들으며
나의 삶에 오계를 지키지 못해 참회를 많이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점심때 수제비를 먹고 나오니 하늘이 높고 햇살도 따스로와
차로 오가며 눈여겨둔 영운천을 따라 영운북로를 거닐어보았다.
부모님께서 내게 많은 것을 물려주셨지만 이 풍부한 감성도 듬뿍 주셨는데
그걸 발휘못하고 이 정도에 머무는 것은 순전히 나의 게으름때문이니라. ㅠㅠ
차로 자주 오가며 별 감회가 없던 밋밋한 이 길이
올해는 가로수에 단풍이 어찌나 곱게들었는지
'꼭 한번 찾아와야지' 하다 낙엽이 떨어질 때쯤 겨우 찾았다.
산책하며 사진을 찍으며 얼마전 한 회원님의 수필을 떠올려본다.
얼마전 수필시간 이재* 님이 '단풍맞이'을 선보였는데 참 잘쓰셨다싶다.
산책을 마칠때쯤 노부부가 지나가신다.
어쩌면 내 부모님 걸어가시는 모습과 흡사한 지...
저만치 앞에서 할아버지는 걸어가시며 자주 되돌아보신다.
꼬부랑 할머니는 뒤쳐져서 유모차비슷한 보행보조기를 끌고 뒤따르신다.
10여년전만 해도 할머니 보행보조기는 흔하지 않았고
내 어머님은 이 접이식 카트에 짐을 싣고 다니셨는데
멀리 사는 아들보다 이게 더 효자라고 하셨다.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눈시울이 붉어지는 어머니...
어쩌다 퇴근하여 어머니 혼자계신 고향집에 들르던 날
하루종일 밭에서 일하시다가 해질녘 저 카트에 짐을 가득 싣고
잔뜩 꼬부라진 허리로 어그적어그적 걸어오시는 어머니 뵐때
내 얼굴엔 눈물이 범벅이 되고 괜시리 어머니께 투정을 부린다.
"어머니! 꼭 이렇게 살아가야하느냐 말혀.
이제 여기 그만 살고 아들집가서 나랑 같이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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