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學而時習/My Essay

기형도 '엄마걱정' - 패러디 詩

by 박카쓰 2016. 10. 14.

어제(16.10/14,금)

기형도 시인의 시 '엄마걱정'을 읽고
어찌나 감동이 밀려오고 여운이 남던지
밤새 돌아가신 엄마생각하며 뒤척이다
새벽녘 '엄마걱정' 모방시를 써보았다. 

 

[ 엄마 걱정 ]

 

자식들 저녁 챙겨주고

노름서방 찾으러 젖먹이 들춰업고 나간 엄마

안 오시네, 온 동네 불꺼진 지 오래

나는 희미한 등잔불아래

공부하다 잠들고 새벽닭이 울어도

엄마 안오시네, 고무신 닳을까 사박사박

안들리네, 깜깜하고 서러워

문지방새로 휭휭 찬바람소리

동생들도 깨어나 징징 거리며 엄마찾아대던

 

아주  먼  옛날

지금도 내 눈시울을  적게 하는

그 시절, 내 꼬맹이때의 寒房

 

 

기형도 '엄마걱정'

 

내 어린시절과 오버랩되며 눈시울이 적셔옵니다.

 

부끄럽고 창피해 이제껏 감추고 살아왔지만
이제 내가 아버님 나이되어 돌이켜보니  
나도 별 수 없이 아버님처럼 살고있다. 

 

아버님은 3살때 종갓집 양자로 오셔 적응이 안되셨는지
젊은 시절부터 술을 무척 좋아하셔 자주 취해 계셨고
겨울에는 노름하시느랴 종종 집에도 안들어오셨다.

 

어머님은 슬하 4남매 키워보려 밤낮으로 일하시고
겨울에는 노름하는 서방찾아 삼만리...ㅠ
밤을 하얗게 지새며 찾으러 다니셨다. ㅠㅠ

 

자식들이 커가며 학비로 형편이 어려워지자
종답을 개간하여 힘든 담배와 누에농사를 짓으시며
딸도 대학에 보낸 교육열이 높으셨던 분이셨다. 

 

내게는 남을 가르칠 수 있는 총명한 머리를 주셨고
튼튼한 다리로 마라톤 풀코스를 할 수 있었고 
문학, 예체능에도 재주가 많다는 소리를 듣는다.
게다가 착하셨던 품성, 내가 고스란히 물려받았다.

 

무엇보다  놀라운 것은  지금 내가
아버님의 삶을 그대로 따라가고 있다는 것이다. 
체형도, 걸음걸이도, 목소리도, 헛기침소리도
요즘 내 사진을 찍고보면 영락없는 아버지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