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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수첩/교단단상

32년전 추억속으로, 무*고 고3 첫담임(1984)

by 박카쓰 2016. 5. 21.

엊그제 오후 서실에서 부채작업을 하고있는데

한 중년의 목소리한테서 전화를 받습니다.

"선생님, 혹시 무*고에서 영어가르치시던 박**선생님아니신가요?"

 헐~~~"맞는데요."

 

"선생님이 저 고1때,그리고 고3때 담임선생님이셨어요.

저는 홍*식이라고 하는데 선생님은 잘 기억 못하실거예요.

그냥 평범한 학생이었으니까요. 무극2구에 살았구요.

인터넷 블로그에 있는 걸보고 반가워서 망설이다 전화드렸어요."

 

처음엔 이름을 잘못들어 글쎄, 글쎄...망설이다가

분명 내가 기억하는 착실한 학생, 늘 늠직한 학생인 것같은데...

공부도 꽤나 했던 소위 말하는 모범생일텐데...

참 말도 조리있게 잘하는 중후한 목소리는 과연 누구일까?

 

 

아뿔사! 그많은 앨범중에서 하필 이 친구때 앨범은 없네.

곰곰히 생각하니 분명 그 친구일거야. 내가 기억하는...

어제 다시 메세지가 왔다. "딱 맞았어. 내 예감이..."

그리고 2장의 사진을 보내주는데 옛날 생각이 소록소록 나네.

 

 

1984.5.6(일) 박카스의 역사(?)적인 결혼식 ㅋㅋ

이렇게 많은 제자들이 선생님결혼식 본다고

무극-음성-청주-조치원으로 버스릴레이를 하며...

남관**,조*희, 홍*식, 김대*, 변성*... 고맙데이 ㅎㅎ...

 

 

 

 

이 결혼식의 후폭풍(?)은 정말로 내게 기억하고 싶지않은 추억이다.

신부 납치, 피로연 음주끽연, 음*고와의 시비, 교장샘의 호통 ㅠㅠ

그런데 지금보니 참 착실하던 학생들이었는데

난 왜 결혼식때 안좋았던 기억만 하고 있을까?

 

 

 

그리고 이때 고3담임 처음이었는데 학생들이 내겐 거센 상대...

결국 가을소풍다녀와 집단 탈학으로 빨간 상장을 받고

착한(?) 교사 컴플렉스로 나쁜(?) 학생들과 참 힘들었다.

다들 안맡으려는 고3담임, 난 연속4년을 견디어야했다.

 

 

 

 

우리가 학생시절 선생님들한테 매맞은 기억만하고

고참들과의 생활이 고통의 시간이었던 군대생활처럼

우리들은 행복했던 순간들은 모두 잃어버리고

서운하고 힘들었던 일은 평생에 남아 있으니 어쩜...

 

 

 

맞아! 이 착실했던  홍**군

(자막 치워버리고싶은데 혹 몰라...)

 

 

 

 

 

 

29살, 1984년 무*고에서 첫 고3담임을 하며

5월에 결혼을 했고 더운 여름 공부와 씨름하며 잘 이겨냈지만 

10월말 사건으로 불명예스럽게 감사를 받고 상장(?)을 받고...

 

하지만 이때 개교이래 가장 많은 학생이 대학에 진학했었다.

이를 자랑하고싶어 신문에 홍보지를 만들어 뿌리고

내가 대학에 진학한 것처럼 의기양양하고 뿌듯했었지. 

 

 

 

이 친구들이 66년생 올해 무려 51살...

고3 19살에서 32년이란 세월이 흐르고 중년을 맞네.

그래도 이런 아련한 추억 되새기게 해준 홍**

참 고맙고 다음에 기회되면 한번 만나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