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출근길...
산성 터널을 넘어서자 눈발이 내리기 시작합니다.
올 겨울들어 처음 내리는 눈입니다.
야호! 나는 눈이 내리는 날이면 신납니다.
날 앞서가려는 차량을 어서 보내고
이 세상에서 가장 느린 운전자되어 봅니다.
하지만 봉계터널을 벗어나자 언제 그랬냐는 듯 하늘이 맑습니다.
참으로 여러번 느끼지만 이 터널을 사이에 두고 날씨가 참 다릅니다.
예전 충주에서 제천갈때 터널을 지나면 또 다른 계절이 온 것처럼...
그것도 잠시...
우리학교에도 눈이 내리기 시작합니다.
아이들이 갑자기 소란해지고 소리를 지르고....
어떤 선생님들은 역성을 내시지만
난 아이들의 저런 모습이 참 좋습니다.
나처럼 감성이 풍부하니까요. ㅎㅎ
하루종일 눈발이 내리다 그쳤다 내리다 그쳤다...
퇴근길...눈이 또 내리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많이 내리면 안됩니다.
내일 아침 출근할 일이 큰 걱정이니까요.
카톡친구들이 이곳저곳에서 눈내리는 사진을 보내줍니다.
김*년친구가 괴산 괴강에서...
군자산 자락에서...
대학친구가 아파트에서...
그리고 오늘의 시까지...
오늘은 김영삼 전대통령의 장례식이 열리는 날입니다.
한국의 민주화를 위해 이 분만큼 애쓰시는 분은 없습니다.
내 7살때부터 대통령은 박정희뿐인줄 알았지요.
무려 대학4학년때까지 17년간 대통령을 했으니까요.
그리고 1980년 '서울의 봄'이 오려나 했지만
군부가 들어서며 또 12년간을 더 기다려야했습니다.
비록 야합이라는 3당 합당으로 어렵게 탄생한 문민정부...
칼국수, 새벽 조깅, 전직대통령 구속, 역사 바로세우기, 금융실명제...
지금도 돌이켜보면 역대대통령중 이때만큼 신난 적은 없을 듯합니다.
국민의 90%가 신뢰를 보냈으니까요. 참 살맛 났습니다.
하지만 IMF 금융위기, 소통령 아들 구속으로 끝물이 흐려지고
이어 김대중, 노무현 정부들어서며 또 다른 축의 역사가 흘러가고...
이제는 뭘해도 보수와 진보라는 두개의 축으로 이념의 골이 깊어졌습니다.
남의 주장은 전혀 듣지않고 오로지 내 주장만 옳다고 그럽니다.
비단 정치뿐이 아니라 세월호도 그렇고 역사교과서도 그렇습니다.
예전 어릴때는 민주주의 vs. 공산주의 2개축의 이데올르기를 배웠고
고,대학, 젊은시절엔 유신/군부독재 vs. 민주주의와의 싸움으로 살아왔고
이제는 살만도 한데 어이하여 보수 vs. 진보 이념싸움을 하고있는지...ㅠㅠ
고 김영삼 대통령은 우리에게 '통합과 화합'이라는 유언을 남기셨습니다.
이 나라를 하나의 축속에서 돌아가는 것이 우리에게 남겨진 숙제입니다.
첫눈내리는 날 하얀 눈발이 고 김대통령을 보내는 눈물인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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