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내음을 따라간 속리산 충북알프스 구간
2005. 2.5(토) 산내음 산악회
어쩌다 인터넷에서 두 번 산행을 함께 한 신*복씨 이름을 발견하고 산내음 산악회 카페에 들러 산행을 신청하였다. 웰빙 시대에 맞게 매주 토요일 산행이 있다. 올해부터 한 달에 한번 휴무가 되는데 이분들과 함께 하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7:40분 체육관 앞 출발 하여 청천, 화양동을 지나 화북 장암동 시여동매표소에서 산행을 시작한다(09:30). 이번 겨울 들어 산행 때마다 날씨가 도와준다. 한라산, 대관령 선자령, 그리고 이번에도 바람도 없고 응달진 계곡을 빼곤 햇살이 비춰 겨울철 등산하기엔 최고였다.
그리 많은 눈은 아니었다. 중간 중간 계곡이 얼어있고 그늘진 곳에만 눈이 쌓여 있었다. 쉴바위에서 한번 쉬고 1시간 반도 안 되어 문장대까지 올랐다. 이렇게 오르니 쉬우니 문화재관람료까지 내야하는 법주사 코스를 올 리 만무하다. 충북경제에 도움이 안 돼 미안했다.
문장대는 언제 올라도 그 시원한 조망이 있어서 좋다. 비온 후가 아니면 늘 그렇듯 뿌연 하늘이지만 우리지방의 산야가 한눈에 들어오니 마음까지 확 트여진다. 문수봉-신선대-입석대-비로봉-석문-천황봉 3Km남짓한 이 코스는 언제와도 제일이다. 오늘은 산죽나무사이로 소복이 쌓여있는 눈길은 스폰지처럼 부드럽고 이런 길이라면 얼마든 걸어 다니겠다.
천황봉 못 미쳐 헬기장에서 점심을 먹는데 혼자 다니다보면 밥 먹을 때가 조금 외로워 보이는데 모두들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둘러앉아 열심히 웃으며 즐거운 점심시간이 되고 있었다. 내가 조금 배짱이 있다면 거리낌 없이 대할 텐데 다음엔 서먹서먹하지 않겠지. 덜렁 김밥만 가져오지 말고 보온병에 이런 저런 것을 준비해 달라고 해볼까?
산내음 산악회! 산내음을 맡으면서 후미에 기준을 두며 여유 있게 즐기는 산악회, 신대장님의 다정다감한 성품 따라 여유만만한 산행이다. 1시30분, 이제 삼형제봉을 바라보며 남쪽으로 백두대간 코스를 따라 산행이 이어진다. 2002년 월드컵때 짜~자자 짠 짠! 을 외치며 백두산악회를 따라 이곳을 지났지.
때론 흙길, 때론 눈길, 아이젠을 매었다 벗었다 하면서 조금은 지루한 산행이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예상보다 훨씬 시간이 많이 걸렸다. 만수계곡으로 내려가는 피앗재에 왔을 때 이미 4시, 앞으로 또 한 고개를 넘어야 하니. 겨울철 산행 서너시면 내려가야 하는데. 함께 오던 여성회원은 다리도 아프다 마실 것이 떨어졌다 한다. 이를 어째나?
그렇다고 여기서 멈출 순 없는 일, 아무래도 먼저 가야겠다. 내가 혼자서 산행을 고집하는 것은 내 마음대로 오르고 쉬고 사진 찍고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앞서가는 것이 좀 미안했지만 형제봉은 지구력 훈련코스로 생각하고 힘껏 오른다. 눈이 많이 쌓여있어 미끄러지기 일 수지만 이런 산행이야말로 겨울 산행의 진미아니런가!
형제봉에 우뚝 서 천황봉을 뒤돌아보았을 때 오늘 엄청난 길을 오고 있었다. 저 고봉준령을 넘고 넘어서 벌써 8시간 되고 있다. 그것도 잠시, 해도 뉘엿뉘엿 넘어가고 일행과 서둘러 내려오는데 함께 온 여성회원님들이 걱정되었다. 가이드는 있지만 랜턴이라도 있나? 눈길 가파른 길에 다치지나 않을까? 갈령에서 산행을 마칠 땐 이미 어둠이 깔리고 있었다(18시). 얼마 후 모든 회원님들이 다행스럽게도 무사히 내려오셨다. 그래도 관록의 산악회구나. 산행은 언제든 준비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스케줄, 물, 식량, 랜턴, 기타 장비 등 비록 배낭이 무거울 지라도.
산내음산악회 첫산행
화북 장암리-문장대-천황봉-피앗재-형제봉-갈령 8시간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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