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학교의 개교기념일은 5월31일로 소백산 철쭉제하는 기간이어서 매년 이맘때면 꼭 가고싶었다. 5년동안 미루어 왔던 소백산 철쭉제를 올해는 내가 등반대장인 교내 등산동호회에서 1박2일로 이벤트로 마련하고 많은 선생님들과 함께 준비해 왔다. 하지만 가정을 소홀히(?)하고 떠나기가 그리 쉬운 일은 아닌가보다. 거기다가 태풍이 불어 전날 비가 많이 내리는 지라 내내 걱정도 되고 회원들이 여럿 동참하지 못하게 되어 대명콘도까지 잡아놓는 등 푸짐하게 준비한 것이 조금은 아깝고 역시 산행은 혼자다는 것이 제일로 즐겁다는 것을 새삼 알게 되었다.
그래도 끝까지 가자고 나선 세분의 선생님들과 자동차로 괴산을 거쳐 단양으로 가는 길에 간간이 빗줄기가 뿌리고 잔뜩 희검은 구름이 하늘을 뒤덮고 있었다. 괴강에서 매운탕으로 저녁을 먹고 충주댐으로 향하는 길의 서쪽하늘에 붉은 노을을 보며 내일 날씨가 괜찮을 것이라는 예고하고 있었다.
9시경 단양에 도착하여 콘도에서 체크인을 하고 인연이 닿은 단양중학교 선생님들과 한잔 한잔하다고 보니 취기가 돈다. '그래도 내일을 생각해야지' 그것도 잠시 술꾼이 어이 내일을 기다리랴! 이곳 저곳으로 단양읍내를 돌며 거푸 마시다보니 제법 취해 숙소로 돌아와 그냥 떨어진다.
해장국으로 타는 속을 삭인다음 죽령휴게소로 향했다. 관리공단 매표소에서 아는 사람의 이름을 대며 문명의 이기를 이용하여 시골 산비탈길을 쩔쩔매며 올라가는 늙은 소처럼 우리도 차를 몰고 올라갔다. 지나가는 등산객들에게 우리의 모습이 왜이리 부끄러울까?
그래, 아무래도 이쯤에서 내려야 겠다. 콘크리트길이 끝나는 통신탑바로밑에서 부터 먼 산하를 내려보며 오늘의 등산을 시작했다. 경주의 첨성대모양을 딴 천문대를 지나 제1연화봉으로 걸어가며 비온후 개인 날, 정말로 우리의 산하가 이처럼 깨끗한 것을...
비로봉으로 가는 길에는 천상화원, 말그대로 하늘위의 화원이다. 철지난 철쭉꽃이며, 작은 주목들, 누가 이처럼 높은 산위에 정원을 가꾸어 놓았단 말인가! 멀리 국망봉까지도 가고싶지만 차후 소백산을 종주하는 기회를 따로 잡으며 비로봉을 내려와 대피소에서 라면을 끓여먹으며 오늘 산행이 술에 조금은 취해 비몽사몽으로 이어져 간다.
돌아오는 길에는 햇볓이 쨍쨍 내리쬐며 저멀리 충주댐, 월악산 이곳 주위의 모든 산의 그리매가 눈부시도록 아름답다.
산 행 : 제2연화봉 10시출발-천문대-제1연화봉-비로봉-점심- 회귀산행 4시30분도착
'樂山樂水 > 충청북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충북알프스 속리산~갈령구간(05.2.5)~ (0) | 2011.02.01 |
---|---|
신묘년 첫산행, 雪山 소백산(11.1/2)~ (0) | 2011.01.03 |
가을날 보은일대를 둘러보며(10.10/16,토)~ (0) | 2010.10.17 |
노오란 들판보려고 두타산 삼세번(2010.10.2)~ (0) | 2010.10.03 |
고딩친구들과 월악산 산행&천렵(10.8/22) (0) | 2010.08.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