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청주마라톤소속 회원님 6명(김진국, 오경택, 고재석, 김현재, 박광수, 박해순)은 6시20분 서울행 버스로 타고 이내 잠에 떨어진다. 아마도 나처럼 밤새 뒤척이며 잠을 설쳤으리라.
지하철로 바꾸어 타며 잠실 올림픽 주 경기장에 들어선다. 실은 내 자신으로선 이 경기장에 처음으로 발을 들여놓게 되니 어찌 설 레이지 않을 수 있으리오. 날씨가 아직도 코끝이 시릴 정도로 춥지만 전국에서 몰려드는 마라톤 인파가 오늘의 行事가 대단한 규모인 것을 말해주었고 벌써 많은 健脚들이 항우장사인양 生 다리를 내어놓고 준비운동에 열심이었다.
마이크소리만 컸지 뭐라 하는 지 들리지도 않는 마라톤 式前行事가 끝나고 10시 13분 경! 참가자들의 환호성이 올리면서 드디어 出發! 잠실경기장을 빠져나가는 데도 몇 분 걸릴 정도로 폭발적으로 늘어난 마라톤 인구를 실감하며 뒤엉켜 동문을 지나 이내 한강 고수부지 시민공원 도로에 접어든다. 그야말로 人山人海다. 하지만 도로의 폭이 겨우 3m 정도, 路面도 걸리 적 거리는 것이 많았고 앞으로 비집고 나갈 틈도 없어 그저 그렇게 달려나간다. 정말로 언제까지 이렇게 달려야 하나 걱정이 앞서기 시작 그래도 달려나가야 했기에 이리저리 어깨를 부딪히며 빠져나가 보지만 달리는 보폭과 속도를 맞출 길이 없다. 오고가는 시민들과 맞 부딪히고 세상에 원, 동네 마라톤대회만도 못하네.
그러기를 얼마 8Km를 지나며 그 틈새가 벌어지기 시작하며 이제야 겨우 내 페이스대로 달려보려는데 반환점을 돌아오는 선두그룹이 보이고 우리 청마회 호프이신 김진국님도 그 대열 속에서 날쌘 제비처럼 달려오고 있었다. 야! 이제 나도 스피드를 내야겠구나. 반환점까지의 거리가 얼마인지도 나와 있지도 않았지만(대강 10.1Km, 53분38초) 그곳을 돌아서면서 줄곧 같은 페이스로 달린다. 이제야 몸이 좀 풀리는 것 같고 한사람씩 추월하는 맛(?)이 새롭다. 내 앞을 추월해 간 사람은 겨우 한 손가락 정도지만 내가 추월한 사람은 수백 명!
땀이 얼굴에 흘러내리고 다소 숨이 차 숨소리가 점점 커지지만 잠실경기장의 하늘과 맞물린 부드러운 곡선이 눈에 들어오며 이제 얼마남아 있지 않구나 위안을 삼으며 더 걸음을 재촉한다. 잠실벌로 향하는 굴다리를 지나 20Km 지점에서는 숨이 목구멍까지 차 오르려나 목이 답답해지고 가슴이 터질 듯하였지만 올해의 첫 대회이니 만큼 첫 단추를 잘 끼여야 하겠고 수많은 인파가 날 응원하러(?) 나와있기에 어이 끝까지 달리지 않을 수 있으리오.
하지만 스피드 칩 기록은 1시간 47분 16초! 작년 가을 처녀 출전한 충주마라톤 1시간 43분02초에 한참이나 못 미치는 한심한 기록이네. 어인 일인가? 그때와 비교하여 언덕도 없고 날씨도 좋았고 8Km 지점부터는 남을 제치며 달려왔는데... 그러고 보면 초반에 人波에 밀려 이리저리 빠져나가려다 제 스피드를 내지 못한 것이 敗因이구나. 오늘의 大會는 좋은 기록을 위해선 선두그룹에 서야하며 체중을 5 kg 이상은 줄여야 앞으로 더 잘 뛰어 나갈 수 있다는 것을 말해준 대회였다. 하지만 저녁때 회식자리에서 선배마라토너들의 말씀을 귀담아 들으며 앞으로는 속도경쟁보다는 어떻게든 풀 코스 완주하는데 초점을 맞추어보기로 다짐하며 내일부터 3월31일 충주 풀 코스를 준비하련다.
'추억모음 > 마라톤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풀 코스는 아무나 하나?(02.4.21 동양일보마라톤) (0) | 2008.07.13 |
---|---|
충주마라톤를 포기하고(02.3.31) (0) | 2008.07.13 |
이국청년과 함께한 청원생명쌀 마라톤대회(2004.10.3) (0) | 2008.07.13 |
청주에서 내가 다닌 초등학교까지 (0) | 2008.07.13 |
썩어도 준치!(진천하프마라톤 04.03.28) (0) | 2008.07.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