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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모음/마라톤글

2월 마지막 정모 20Km 지속주(04.02.29)

by 박카쓰 2008. 7. 13.

한 달에 적어도 두 번은 정모에 꼭 참석하겠노라는 올해의 다짐을 실천하겠기에 2월 마지막 정모에 나갔다. 2월29일! 어쩌면 운이 좋은 날이다. 덤으로 얻은 날이니 말이다. 2월의 첫날, 국토종단이어달리기에 참석하여 여러 회원님들과 “국토 종단”, “민족 통일”을 외치며 천안 행정리 삼거리까지 뛰어 갔는데... 오늘 그 마지막날, 또 한달이 지나가 버렸네.

그간 ‘호주에서의 전지훈련’이라고 이름은 붙였지만 어디 그게 전지훈련인가? ‘today’를 ‘투다이’로 ‘eight'을 ’아이트‘로 발음하는 강한 호주발음에 익숙지 않아 동시통역도 잘 안되었고 더운 여름날씨에 투정거리는 아이들 쫓아다니려니 훈련이고 뭐고 짜증까지 났다. 새벽 5시전 일어나는 아침형인간인 내게 그네들 아침은 겨우 토스트, 시리얼 정도로 때우니 배는 고파 죽겠고... 글쎄 말이예요. 우리 아이들이 반바지 차림에서 내 오동통한 종아리를 보고, “다리짱” 이래요. "내, 원, 참, 얼짱, 몸짱, 강도짱, 짱의 세대라지만..."

문의 공설운동장, 오늘 새벽 공기는 아직도 냉냉했다. 귀가 아직도 시려웠고 진한 먹물같은 하늘은 금새라도 눈이 퍼부을 것 같았다. 그래도 서울, 동아 대회를 앞두고 아무래도 걱정은 되어 한번은 뛰어야 보아야지 그런 생각이 있으셨나 얼핏 보아도 쉰 분은 넘어 보였다. 스트레칭과 공지사항 전달을 마친 다음 일제히 달려나간다.

오늘은 지속주를 하는 모양이다. 시작부터 발걸음이 무척 빠르다. 지난 주 비가 많이 왔다더니 길은 말끔히 정돈되어 있고 저 쪽 대청댐과 인차리로 가는 길옆 촉촉이 젖은 들판에는 뭔가 꿈틀거리며 헤집고 나올 것 같다. 그래도 아직 고개는 내밀지 말지어다. 꽃샘추위에 놀라지 말고...

인차리를 지나며 상대리 다리를 돌아오는 길 밑으로 개울에는 제법 많은 물이 세월만큼이나 빠르게 흘러가고 냇가엔 버들피리 몽우리가 제일 먼저 봄이 오고 있음을 알리고 부지런한 우리 농부님이 일궈놓으신 마늘밭에 대나무 잎보다 더 파아란 줄기가 어느 새 인가 한 뼘은 자라고 있었다.

올 봄은 다른 어떤 해의 봄보다 더 찬란한(?) 봄을 맞을 것 같다. 이번 정기인사에서 충북고등학교에서 근무하게 되었다. 벌써부터 설레임과 기대속에서 내일 모레 개학과 입학이 다가온다. 그리고 그간 중학교에서 근무해오다가 고등학교로 옮기게 되었으니 솔직히 불안하기도 하네. 키 큰 녀석들 가르치려면 마음도 커져야겠고 학교선생들 믿지 못해 학원에서까지 강사를 모셔다 학교에서 가르치려고 하니 어디 쫀심이 상하지 않으리오! 그래, 어디 윤선생영어교실만 대단하냐! 박선생영어교실(www.freechal.com/Englishpark)도 잘 나간다구!

돌아오는 길은 스퍼트를 내본다. 함께 달리는 신입회원님이신 본데 숨소리는 전혀 거칠지 않는데 내 숨소리는 점점 크게 들려온다. 마지막 남은 5Km는 5분대 이내로 달려보는데 점점 가슴이 답답해지며 보름 앞으로 다가선 동아대회가 걱정스럽다. 서울의 도심을 지나 한강다리를 건널 생각을 하면 이것 또한 설레임과 기대를 갖게 하지만 몸은 이를 받아들일 준비가 되지 않았구나!

가는 길 10Km 문의 주차장(06:58)-상대리 다리(07:53) 55분
오는 길 10Km 상대리 다리(07:53)-문의 주차장(08:45) 52분 20Km 1시간 47분

회원님들! 내일이면 춘삼월! 봄이 오면 꽃이 핍니다. 산과 들, 물가와 언덕, 그리고 어디에나... 하지만 우리 회원님들의 마음속에는 더 아름다운 꽃이 피겠지요. 이제 접어드는 마라톤 시즌! 출전하시는 대회에 좋은 결과있으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