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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모음/마라톤글

청주알프스에서 Full-course 산악훈련

by 박카쓰 2008. 7. 13.

 

2003년 

지난 주 정모에서 마지막 2-3Km에 힘이 부쳐 고전했는데 이번 주는 좀 성실(?)하게 술도 덜 먹고 가뿐(?)히 달려보려했다. 하지만 밤새도록 빗줄기가 그칠줄을 모른다. 설마 회원님들이 이 비를 맞으면서 달리지는 않겠지...

몸이 아프시거나 속썩는 일이 있을 때면 큰딸이 위로가 되는가 보다. 우리집에 들리러 오신 장모님께서 엊그제도 오셨다. 서방 흉, 며느리 미운 짓꺼리, 모녀간에 이런 저런 푸념을 하고나시면 다소 분이 풀리시는지 가실 때는 그래도 좀 흡족해 하시며 가신다. 그런 장모님을 배웅해 드리고 더부룩한 배를 꺼출 겸 달리러 나간다. 오늘은 3시간정도 산악훈련에 도전해 보리라.

가벼운 스트레칭을 마치고(10:00)아파트를 출발하여 동부우회도로에 접어들다. 간간히 내리는 빗줄기가 명주실처럼 가늘고 어쩌면 달리는 데는 더없이 좋다. 전에 자주 오르내렸던 우회도로, 이제는 차량소음과 매연때문에 별 달리는 재미를 못느낀다. 장례예식장을 지나 백화산기슭으로 하여 오늘의 산악훈련을 시작해본다(10:35).

이곳코스는 마사토여서 폭우가 내린 후에라도 미끄러지지않고 오를 수 있어서 좋다. 백화산 정상옆의 수도는 고장이 났나? 에그, 이를 어쩌나? 하는지 없지. 산성 못미처에서 갈증을 해소할 수 밖에...

언제나 그렇듯, 나 혼자 산행을 떠나도 늘 지면을 만나게된다. 오늘도 어김없이 고등학교 동창생중 하나밖에 없는 군대동기 박*칠 사무관, 레져토피아 사이트 산행일지에 반해 그녀의 fan이 되었는데 그녀를 거기서 만나게 되니 오르는 산길이 무척이나 뛰는 걸음이 가벼워 진다.

서문에 거쳐 소나무 숲속으로 솔잎을 밟으며 달리는 이곳 동문코스는 스폰지를 밟는 모양 감촉이 좋다. 산성마을입구에서 막걸리 한잔생각도 났지만 남문에서 포카리로 갈증을 채운다(12:00).

것대산으로 향하는 언덕길 초입도 잔돌길이라 부드럽지만 마지막 시멘트길은 힘이 다소 부친다. 전에는 이곳에 산딸기도 많았는데 길정비를 했나 모두 베어 버렸네. 것대산에서 바라보는 청주의 경치는 비온후 새큼한 모습이다.

다소 바람이 센 지라 나무의 잔가지들이 부러지고 스산한 분위기였다. 전같으면 이곳을 혼자 다닐때 좀 무서웠는데 이제는 이골이 났나 무섭기는 커녕 센바람으로 오히려 시원해 좋다.

낙가산정상(12:30)에서 이젠 원봉산으로 향한다. 토요산악훈련에 참가하여 이곳을 올라오기만 했지 저아래까지 내려가는 것은 이번에 처음이네. 한시간쯤 걸릴까? 올라오시는 분들이 눈이 띈다. 이런 날 산행! 참으로 좋은 시간을 보내고 계시는 거다. 보약이 따로 있나?

갈증이 나기 시작하며 역시 정모에 참석하여 함께 달리며 봉사조가 내주는 음식을 받아 먹으며 달리는 것이 얼마나 다행스런 일인가? 용암 천주교성당을 다 내려왔을땐 벌써 3시간 40분째 달리고 있었다. 목이 몹시 탓지만 오늘 그래도 Full-course 산악훈련을 마쳐야 되겠다싶어 금천동까지 내달아 보았다(14:00).

전부터 한번 해보아야지 했던 코스, 아마도 청주지역에서 가장 긴 코스라 생각되는데 간간이 내리는 가랑비 덕분에 그리 고생않고 마실 것도 없이 4시간에 달릴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