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 새해맞이 소백산일출
올해는 달리 새해를 맞고 싶어 소백산 일출을 택했지요. 청주에서는 비가 내리고 있었지만 단양으로 가면서 눈길을 버스가 달리고 있었고 단양에서 가곡가는 길을 지날땐 혹시나 미끄러지지나 않을까 걱정했습니다. 이른 새벽 떡국을 먹으며 한살 또 먹었나 봅니다. 이제 47! 화토판에서는 사칠 따라지인데 인생마져 따라지 인생이 되면 안되죠.
4시 45분 어의곡리에서 아이젠과 스파치로 겨울산행을 단단히 준비하고 눈길을 떠나 봅니다. 난생 처음해보는 야간 겨울산행입니다. 새해 일출을 보러 산행을 택한 사람들이 이렇게 많으리라고는 생각치 못했습니다. 그야말로 人山人海였습니다. 아마도 남보다 일찍 일출을 보며 새해를 설계하고 소망을 빌어보려는 부지런한 사람들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이윽고 능선에 다다를 무렵 그렇게 바람이 셀 줄은 몰랐습니다. 몇년전 미시령 휴게소에서 날아갈 듯 한 차가운 바람을 맞은 적이 있었지만 이번에는 눈보라 까지 같이 불어 볼때기가 따가왔고 눈마져 뜰 수가 없었답니다. 어떤 신랑이 가냘픈 부인을 꼭 껴안고 앞으로 한발한발 나아가는 모습이 정말로 정겹습니다. 이런 곳에 내동댕이쳐진다면 5분도 못견디고 동사할 것입니다. 비로봉 정상에서도 일출을 보기는 커녕 앞도 제대로 내다볼 수 없이 눈보라만 칩니다.
아쉽다는 생각도 들지만 그리운 것은 저 산자락 너머에 있고 소망하는 것은 늘 마음속에 있듯이 빠알간 둥근 해를 보면서 올해 소망을 빌어봅니다. "올 한 해도 내가 아는 모든 분들이 아프지말고 하시는 일들이 뜻대로 이루어지길 바랍니다."
달밀재에서 맞이한 영남문화연구회에서는 이렇게 추운 날 아침, 장작불을 피어놓고 막걸리와 어묵국을 꽁짜로 나누어 주며 따뜻한 사랑을 베풀고 있었습니다. 고마운 사람들입니다.
제가 아는 여러분! "새해 복많이 받으시고 받은 복 많이 나누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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