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 종주 (피앗재-천왕봉-문장대-밤티재-늘재 코스)
2002.6.9 백두산장 산악회
정말로 간만에 떠나보는 山行이다. 이번 봄 몇 번 가까운 산을 다녀오기는 했지만 야유회 성격의 登山이었고 克己訓鍊성의 등반은 해보지 못했던 터였다. 마침 백두대간 종주코스가 俗世를 떠난다는 속리산(俗離山) 일대를 둘러볼 수 있는 코스이기에 지난 봄 겪었던 시름과 걱정을 떠나 보낼 참이었다.
6시10분 출발한 버스 안에서는 모두들 새벽잠을 설친 탓인지 달콤한 아침잠에 빠져들고 김밥으로 아침을 때우며 여름철이면 人山人海를 이루는 서원계곡, 상가저수지, 만수계곡을 지나 시멘트 길을 걷기가 싫었는지 트럭이 우리일행을 만수계곡 끝자락에 내려놓는다.
8시 15분 이윽고 오늘의 백두대간 종주가 시작된다. 대간으로 올라가는 길에서 새큼한 산딸기를 입이 시리도록 따먹어 보지만 금새 이마엔 땀이 흘러내리고 오늘의 산행이 더운 여름 날씨로 만만치 않을 것 같다. 피앗재에 올라(08:45) 잠시 쉬며 내일 우리나라의 월드컵 16강 진출을 기원하는 응원을 펼치며 오늘의 산행도 무사하기를 기대해본다. 대~한~민~국! 짜잔짜 짠짠! 대~한~민~국! 짜잔짜 짠짠!
천왕봉으로 이어지는 백두대간 능선 코스는 정말로 멋있었다. 인적이 드문 이런 산골짜기 길에도 대간의 코스가 이어지는 것을 보면 정말로 산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생각이 든다. 정상까지 마지막 계단을 올라가는 코스는 땀으로 범벅이 된 채 나 자신의 인내와 지구력을 시험케 한다. 2시간30분만에 천왕봉 정상(1,057m)에 올라보니 멀리 문장대, 관음봉, 묘봉으로 이어지는 울퉁불퉁한 바위능선이 하늘 선과 맞닿아 과연 우리의 仙人들이 이곳에 있다보면 온갖 풍진의 번뇌를 다 떨쳐버렸다 보다.
기념촬영을 마치고 자연석문, 입석대를 지나며 온갖 바위산인 이곳이 암봉 틈새로 요리조리 길이 잘 나 있고 그늘이 이어서 걸음이 편하고 선경에 도취되지만 그래도 배고픔을 어찌 당하랴! 아이쿠,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입석대에서 삼삼오오 모여 허기진 배를 채우며 몸을 재충전시킨다.(12:40-13:10)
문수봉을 지나 문장대(1054m)에 올라보니 온 산하가 수많은 바위와 송림들이 한데 어우러져 山岳美를 한껏 뽐내고 있었다. 정말로 우리가 사는 자연은 참으로 아름답도다! 밤티재-늘재로 내려오는 백두대간 코스는 ‘入山禁止’가 되어있어 관리사무소 직원들과 실랑이를 벌이며 간신히 통과하도록 허가를 받는다마는 우리 모두가 산을 좋아해서 이곳을 찾는데 자연을 사랑하고 환경을 보호하는 마음이 그만 못하다고 하니 웬 지 찜찜하다.
내려오는 코스에는 밧줄을 타고 내려가야 되고 납작 엎드려 개구멍을 통과해야 하는 암릉구간이어서 좀 까다로웠다. 하지만 앞에 보이는 청법대에서 내리 뻗은 칠형제봉은 외설악 암봉 못지 않은 속리산의 壓卷이었다. 이제 산행은 7시간을 넘어서며 앞 발꿈치도 아프고 진절머리가 조금씩 나기 시작하는데 또 하나의 산을 넘어야 한다니 아이쿠, 백두대간 종주 이거 쉽지 않네. 그래도 오늘은 그리 먼 코스는 아니란다. PT병 한 병 반의 물을 다 마시고 이젠 물도 떨어졌지만 그래도 평소 마라톤을 즐긴 탓에 아직 힘은 남아있었다.
늘재에 내려와(16:50) 회원들이 마련해 준 시원한 막걸리와 도토리묵 맛은 더운 날씨와 싸운 8시간 30분의 산행 피로를 말끔히 씻어주기에 충분했다.
피앗재-천왕봉-문장대-밤티재-늘재, 8시간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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