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樂山樂水/전라북도

덕(德)과 너그러움(裕)이 있다는 덕유산!(01.6.18)

by 박카쓰 2008. 7. 12.

덕(德)과 너그러움(裕)이 있다는 덕유산!(01.6.18)
 

 어젯밤 특별보충과정 교과연구회 팀 해단식을 거창하게 치르고 늦게 귀가하여 못 다 이룬 잠을 관광버스 안에서 즐기고 있었다. 김*식 님이 소개하신 영어교사팀과 최태*님이 소개하신 상업교사팀, 두 팀이 함께 이번 산행이 참가하게 되었다. 새로 생긴 무주까지의 고속도로로 오니 한 숨도 자기 전에 금방 무주 리조트까지 오게 되었다. 말로만 듣던 스키장을 여름이 되어서야 처음 보게 되었고 인공 시설물 곤도라를 타고 오르니 귀는 찡하지만 얼마 안 있어 덕유산 정상이란다. 힘도 안들이고 이곳까지 올라오니 문명의 이기를 실감하였지만 웬 지 덕유산 신령님께 죄송스러웠고 언젠가 지리산 줄기를 뚫고 노고단 길을 만든 정부측에게 신성스런 이 산야를 망가뜨렸다고 무척이나 비난의 화살을 보냈는데... 

 

    30분쯤 걸어서 산 정상에 오르니 중첩한 산 그림자의 아름다움을 만나게 되었다. 우리나라 국립공원중에서 가장 많이 사진작가들이 몰린다는 산정이 바로 이곳 덕유산 최고봉 향적봉(香積蜂)이라는데 굵고도 덕스러운 산줄기 첩첩의 산그림자와 천년 죽어 천년인 주목이 장관을 이루고 있었다. 대학시절 동네 불알친구들과 셋이서 대둔산을 거쳐 이곳 무주 구천동 계곡에서 일박하고 그 다음날 백양사로 해서 이곳 정상까지 올랐는데 그때 죽어있는 고사목이 아름다웠고 멀리 가야산이 눈 안에 들어 왔었지.
 

  이제 우리 일행은 향적봉 정상을 떠나 거대한 철탑 아래로 난 길을 따라 중봉쪽으로 가고 있다.  이곳에서부터 주목과 먼 산 그림자가 어울린 풍광은 덕유산에 볼 수 있는 가장 뛰어난 경치란다. 저 멀리 하늘의 중턱쯤에 닿을 것 같은 지리산 주능선을 바라보며 중봉, 동엽령을 지나 무룡산 정상까지 작은 봉을 오르내리는 재미가 솔솔 나고 시야가 트여진 곳으로 나설 때마다 산비탈 저 아래에 펼쳐진 덕유 평전의 모습을 바라보노라니 긴 산행이 지루한 줄 모르고 이어지고 있었다. 까마득히 보이는 향적봉 철탑에서 이곳까지 약 11Km 6시간! 참으로 걷기도 많이 걸었지만 남쪽으로 보이는 삿갓봉, 남 덕유산의 풍채를 보고  발길을 돌리려니 다음에 다시 이곳으로 꼭 와야한다고 의무감(?)마저 느끼며 삿갓봉 대피소로 하산 길을 택하였다.
 

  계곡을 내려오면서 그 한국계 미국아가씨와 실컷 영어를 지껄일 수 있어서 산행이 더 즐거웠고 만수대 인공폭포에서 일행과 같이한 막걸리 파티는 오늘 이 팀에 끼기를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들게 했고, 관광 버스에서 안전하게 춤을 추는 요령에 대한 나의 댄스 시범은 많은 이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다음 번 덕유산 주능선 종주는 적어도 1박2일로! 첫날 곤도라를 이용하지 말고 무주구천동에서 시작, 땀을 흘리며 정상에 올라 점심 먹고 남부능선을 따라 삿갓재 대피소에서 하룻밤을 보낸 다음 그 다음날 삿갓재, 남덕유산을 넘어 영각사로 하산하면 좋을 듯 하다.

 

 

캬! 젊었을때 였어~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