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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rpe Diem/안분지족

놓치면 안돼! 봄꽃과 신록!!

by 박카쓰 2024. 4. 13.

죽어있는 듯한 나뭇가지에 하나둘 새 순이 돋아나며 그 새 이파리가 날로 커지는 요즘, 바로 신록이다. 그런데 이 신록이 불과 며칠이면 녹음으로 바뀐다. 수십가지 연두빛이 다 똑같은 초록이 되는 것이다. 가히 '찰나'라 말하고 있다.  

 

그 찰나를 놓치지않으려 청주권 꽃과 신록을 찾아 새벽부터 나섰다.

 

보라! 구룡산엔 얼마전 산벚꽃이 피었더니 어느새 푸른 잎으로 변해있다. 

 

두꺼비 대체 서식지...

 

형형색색의 이 아름다움을 보라! 

 

복대문인화 수업받으러 가면서 일찍 출발해 가경천 살구나무 거리를 돌아본다. 

 

3월29일(금) 살구꽃이 만발한 이 거리를 걸었는데 불과 보름만에 이리 신록으로 바뀐 것이다. 

 

자주괴불주머니...

 

복대근로자종합복지회관 정원에 영산홍과 철쭉이 피어있다. 

 

회원님들이 12시가 넘었는데도 난 공부에 열중하고있다. "어서 점심 드셔야죠." ㅎㅎ 

 

문암생태공원에 왔다.

 

청주권 튤립 단지는 청주대교 아래와 이곳이다. 

 

튜울립이 만발해있다. 

 

저마다 머리엔 왕관을 쓰고 줄기엔 칼을 차고 황금빛 뿌리를 내리고있다.  

 

벌써 여름인가? 오늘 25도를 가리켰다. 

 

그늘을 찾아 꽃비를 맞으며 걷고있다. 

 

우연히 힐링산악회 연*리님을 만나 아이스크림을 먹고 한방 박았다. 

 

국립청주박물관에 왔다. 사계절에 한번씩은 왔다가는 곳이다. 

 

유튜브로 이양하님의 신록예찬을 다시 꺼내들고 박물관을 돌아보고있다. 언제 들어도 참 명수필이다.  

 

봄 · 여름 · 가을 · 겨울, 두루 사시(四時)를 두고 자연이 우리에게 내리는 혜택에는 제한이 없다. 그러나 그 중에도 그 혜택을 가장 풍성히 아낌없이 내리는 시절은 봄과 여름이요, 그 중에도 그 혜택이 가장 아름답게 나타나는 것은 봄, 봄 가운데도 만산(滿山)에 녹엽(綠葉)이 우거진 이 때일 것이다. 눈을 들어 하늘을 우러러보고 먼산을 바라보라.

 

어린애의 웃음같이 깨끗하고 명랑한 5월의 하늘, 나날이 푸르러 가는 이 산 저 산, 나날이 새로운 경이(驚異)를 가져오는 이 언덕 저 언덕, 그리고 하늘을 달리고 녹음을 스쳐오는 맑고 향기로운 바람―우리가 비록 빈한하여 가진 것이 없다 할지라도 우리는 이러한 때 모든 것을 가진 듯하고, 우리의 마음이 비록 가난하여 바라는 바, 기대하는 바가 없다 할지라도, 하늘을 달리고 녹음을 스쳐오는 바람은 다음 순간에라도 모든 것을 가져올 듯하지 아니한가. 

 

그리고 또 사실 이즈음의 신록에는 우리 사람의 마음에 참다운 기쁨과 위안을 주는 이상한 힘이 있는 듯하다. 신록을 대하고 앉으면 신록은 먼저 나의 눈을 씻고 나의 머리를 씻고 나의 가슴을 씻고 다음에 나의 마음의 모든 구석구석을 하나하나 씻어낸다. 그리고 나의 마음의 모든 티끌―나의 모든 욕망과 굴욕과 고통과 곤란―이 하나하나 사라지는 다음 순간, 별과 바람과 하늘과 풀이 그의 기쁨과 노래를 가지고 나의 빈 머리에, 가슴에, 마음에 고이고이 들어앉는다.

 

 

말하자면 나의 흉중(胸中)에도 신록이요 나의 안전(眼前)에도 신록이다. 주객일체(主客一體 ),물심일여(物心一如), 황홀하다 할까 현요(眩耀)하다 할까, 무념무상(無念無想), 무장무애(無障無礙), 이러한 때 나는 모든 것을 잊고 모든 것을 가진 듯이 행복스럽고, 또 이러한 때 나에게는 아무런 감각의 혼란도 없고 심정의 고갈도 없고, 다만 무한한 풍부와 유열(愉悅)과 평화가 있을 따름이다.

 

그리고 또 이러한 때에 비로소 나는 모든 오욕(汚辱)과 우울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 있고, 나의 마음의 모든 상극과 갈등을 극복하고 고양하여 조화 있고 질서 있는 세계에까지 높인 듯한 느낌을 가질 수 있다. 그러기에 초록에 한하여 나에게는 청탁(淸濁)이 업다. 가장 연한 초록에서 가장 짙은 초록에 이르기까지 나는 모든 초록을 사랑한다.

 

이 시대는 신록에 있어서 불행히 짧다. 어떤 나무에 있어서는 혹 2,3주일을 셀 수 있으나, 어떤 나무에 있어서는 불과 3,4일이 되지 못하여 그의 가장 아름다운 시절은 지나가 버린다. 그러나 이 짧은 동안의 신록의 아름다움이야말로 참으로 비할 데가 없다. 초록이 비록 소박하고 겸허한 빛이라 할지라도 이러한 때의 초록은, 그의 아름다움에 있어 어떤 색채에도 뒤서지 아니할 것이다.

 

맞다. 불과 3,4일이면 이 신록의 아름다움이 지나가는데  이 툇마루에 누워 책을 읽고 음악을 듣고 커피를 마시는 여유를 부릴 줄 알아야지.  

 

탱자나무꽃

 

박물관 입구 라일락 꽃향기가 정말로 진했다. 

 

박물관옆 '꽃피는 산꽃'에 주인 몰래(?) 왔다. 이곳 역시 봄이면 꼭 와보는 곳이다. 

 

동요 고향의 봄 '울긋불긋 꽃대궐 차린 동네'가 바로 이곳이다. 

 

참 아름다운 곳이다. 주인님! 고맙습니다.  

 

금천동 농협에서 은행 일을 보고 서실을 정리하고 용정산림공원에 왔다. 많은 시민들이 맨발 걷기를 하고있다. 

 

바로 이곳 또 하나의 '꽃피는 산골'을 보러왔다.

 

산벚꽃 아래  분홍빛 홍도화...

 

만첩홍도화...겹복숭아꽃이다. 

 

가장 먼저 이파리가 나오는 귀룽나무는 벌써 꽃이 만발해 있다. 

 

겹황매화(죽단화)가 한창이다. 

 

김수녕양궁장을 돌아...

 

오늘 신록 여행의 마지막 금천배수지 시민공원에 왔다. 지난 뉴타운시대 10년 새벽운동 코스였었다. 

 

 

 

오후 6시 금천동 한 추어탕집에서 청주문인화협회 임원회의가 있었다.  오늘 봄꽃과 신록을 즐기며 돌고 돌아 온 것이다.

 

신록이 찰나이듯이 '우리 인생도 찰나'라 생각한다.  그러니 오늘처럼 금쪽같이 보내야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