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學而時習/My Essay

아들네 택배를 보내며...

by 박카쓰 2024. 2. 26.

새벽 운동을 접고 이 박스를 찾아 산남동 일대를 뒤졌다. "개똥도 약에 쓸려면 없다."더니 택배가 수없이 오고 널린 것이 이 스치로풀 박스일진대 구하려하니 참 없다.

 

간신히 2개를 구해 아들네에 보낼 김치며 반찬거리를 넣으려하니 작아서 들어가지를 않는다.  

 

아침을 먹고 다시 찾아나섰다. 이번에는 산남동 상가 지역을 뒤졌다. '상가는 물품을 주고받느랴 이런 박스가 제법 있겠지.'

 

하지만 그렇지않았다. 이리저리 돌아다니다 겨우 들어갈만한 크기를 찾았다. "옳지. 이놈이면 되겠다." 

 

나는 1995년 40살때 뒤늦게 차를 샀다.  차가 없으니 고향 부모님께서 바리바리 싸주시는 걸 가져오기가 쉽지않았다. 손이나 배낭으로 날라야 했고 이미 무거운 데도 부모님께서는 하나라도 더 싸주시려했다.  

한번은 배추와 무를 종이포대(지금의  쌀포대)에 싸주셨는데 오다가 소나기를 만났다. 포대가 비를 맞아 터져서 배추와 무가 밖으로 삐쭉 나왔다. 이걸 어쩌지... 부모님께서 애써 키우신 농작물인데 버리고 갈 수는 없잖아.


일*여고에서 내려 금천동까지 양팔로 끌어안고 올 수 밖에 없었다. 우산도 펴지 못한 채 30여분이나 비를 철철 맞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