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學而時習/My Essay

어릴적 외갓집 화단을 그려봅니다!

by 박카쓰 2023. 8. 27.

오늘 새벽 운동을 하는 길에 만난 이 꽃! 아~ 내 어릴적 외갓집 화단에 피던 꽃인데... 무슨 모양일까? 족두리처럼 생겼다하여 족두리꽃이라고도 부르고 나비가 바람에 날아가는 모양이라하여 풍접초라고도 한다. 

 

어릴적 여름방학을 하면 으례히 가는 곳이 있었다. 내 집에서 십리쯤 떨어진 내 외갓집이다. 지금이야 4Km면 가깝지만 손에는 책보와 짐을 들고가는 꼬마에게는 서너 동네를 지나 강(천)을 건너는 길이니 꽤나 먼길이었다.

 

하지만 꼬마에게는 그리 멀게 느껴지지만은 않았다. 외갓집에는 꽤 여러 식구가 살고있었다. 외할머니와 외숙모님이 계셨고 함께 놀 수 있는 형님뻘쯤되는 외삼촌들, 한 논빼미 건너 8촌 친척집, 작은 언덕을 넘으면 큰이모님댁도 있었기에 심심한 적이 거의 없었다.   

동구밖 신촌리 넓은 뜰에는 수박밭이 꽤나 많았다. 집집마다 원두막에서 더위를 피했고 잠시나마 낮잠을 즐기곤 했다. 내 외갓집도 수박농사를 지었는데 그때는 수박이 귀해도 정말 귀했다. 수박을 거의 다 따내고 볼품없는 끝물 수박과 옥이야 금이야 겨우내 모아두었던 장작하고 바꾸어먹었으니 숟가락으로 수박 껍데기 끝까지 긁어먹었다. 

 

좋은게 어디 그뿐인가! 내집 옥수수와는 달리 속이 꽉찬 강원도옥수수가 입맛을 돋구었고 미호천으로 나가  넓게 펼쳐진 백사장에서 외삼촌들과 물고기를 잡았다. 한번은 모래무지놈이 내 발을 물어 피가 난 적도 있었다.  

봉숭아,맨드라미, 금송화...

 

외갓집 안마당에는 작은 화단이 있었다. 내 집에는 온통 농삿거리를 늘어놓아 꽃 한포기 없었는데 외갓집에는 꽤나 여러가지 여름꽃들이 피어있었다. 우리 초등학교때는 반마다 화단을 가꾸었는데 그때 보았던 꽃들이 외갓집 화단에도 피어있었다. 

 

그때 외갓집 화단에 있던 꽃들을 내 기억속에 꺼내보았다. 화단 앞쪽에는 키가 작은 채송화, 맨드라미, 과꽃, 다알리아 등이 피어있었고 뒷편 담쪽에는 분꽃, 키가 큰 칸나, 해바라기가 피어있었다. 그리고 나팔꽃은 담장을 넘었다. 

 

채송화
맨드라미

 

분꽃

 

백일홍

 

 

금송화(금잔화)

 

과꽃

 

다알리아

 

칸나

 

해바라기

 

나팔꽃

 

요즘 화단은 외래종이 들어오면서 많이 바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