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단풍은 똑같이 물드는데 아닌가보다. 아니면 바라보는 사람이 해마다 달리 바라볼 수도 있겠다. 어느 해인가는 화살나무단풍이...어느 해인가는 불두화 단풍이...또 어느 해인가는 생강나무 단풍이 그리 아름다웠다.
그런데 올 가을엔 담쟁이덩굴 단풍이 그리 아름답다. 이제껏 담쟁이덩굴 단풍은 국립청주박물관에서 많이 봐왔는데 올해는 산남동 둥이손자보러가다보니 그 아파트에 있는 담쟁이덩굴이 참 아름다웠다.
그리 이파리가 많아도 같은 색이 하나도 없다.
같은 빨강인데도 어쩜...
[덩굴? 넝쿨? 덩쿨?] 뭐가 맞는 거야??
우리는 우연히 횡재를 하거나 뜻밖의 좋은 소식을 들었을 때 “호박이 덩쿨째 굴러 들어왔다”고 표현하곤 한다. 그런데 여기서 주의해야한다. ‘덩굴’의 ‘덩’과 ‘넝쿨’의 ‘쿨’이 합해진 ‘덩쿨’은 표준어가 아니다.
표준어 규정을 보면 ‘덩굴’과 ‘넝쿨’은 모두 널리 쓰이므로 둘 다 표준어로 삼는다고 돼 있다. 또한 ‘덩굴’의 의미로 ‘덩쿨’을 쓰는 경우도 있으나 ‘덩굴’을 표준어로 삼고 ‘덩쿨’은 버린다고 규정돼 있다. ‘덩쿨’은 ‘덩굴’ 또는 ‘넝쿨’로 바꿔야 한다.
새삼 도종환님의 담쟁이 시가 생각나는 새벽이다.
담쟁이
도종환
저 것은 벽
어쩔 수 없는 벽이라고 우리가 느낄때
그때,
담쟁이는 말없이 그 벽을 오른다.
물 한 방울 없고,
씨앗 한 톨 살아남을 수 없는
저 것은 절망의 벽이라고 말할때
담쟁이는 서두르지않고 앞으로 나간다.
한 뼘이라도 꼭 여럿이 함께 손을 잡고 올라간다.
푸르게 절망을 잡고 놓지않는다.
저것은 넘을 수 없는 벽이라고
고개를 떨구고 있을때
담쟁이 잎 하나는
담쟁이 잎 수천 개를 이끌고
결국 그 벽을 넘는다.
'學而時習 > 식물도감' 카테고리의 다른 글
8월말 두꺼비생태 둘레길에 핀 꽃꽃꽃! (0) | 2023.08.21 |
---|---|
올 여름 수국 탐방~ (0) | 2023.06.09 |
초가을 저녁 산성 자연마당에 핀 꽃꽃꽃 (0) | 2022.09.15 |
8월 중순, 상당산성에 핀 꽃꽃꽃... (0) | 2022.08.14 |
속리산 연꽃&미동산수목원 (0) | 2022.07.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