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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rpe Diem/지인열전

자랑스러운 내 외삼촌,존경합니다!

by 박카쓰 2022. 8. 27.

추석이 다가오면 벌초하러 고향을 찾게 됩니다. 내 고향 오송은 시골마을이 상전벽해가 되어 빌딩숲을 이루고 있지요. 

연제저수지

 

내고향마을은 저 빌딩숲 너머 동림산(떼제베 C.C) 쪽에 있지요. 

 

내 고향마을도 많이 바뀌었지요. 하지만 바뀌지않는 것도 많지요. 저 파란 하늘, 산, 벼농사...

 

내 본적 충북 청원군 강외면 상정1리도 이제는 충북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 상정1리가 되었지요. 

 

내 살던 고향집...부모님이 돌아가시면서 거의 20여년 빈집이지요. 별채, 건조실은 다 쓰러졌는데 본채는 다행히 이리 버티고 있답니다. 

 

6년전 먹그림 회원들과 벽에 그림을 그렸지요. 그리고 꽃도 심구요. 해바라기는 다 쓰러졌네요. 

 

인근 부모님 산소에서 벌초를 합니다. 돌아가신지 아버님은 26년, 어머님은 20년되었네요. 꽤 오래되었어도 눈물이 글렁글렁합니다. 아직 부모님이 살아계신 친구들도 있는데 어이 그리 서둘러 가셨을까? 

 

조촐한 제수로 제례를 지냅니다. "아버님, 어머님! 올해 증손자가 셋이나 생겼네요. 둘째는 쌍둥이를 낳았어요." 

 

저도 벌써 아홉식구가 되었지요. ㅎㅎ

 

우리집이 종갓집이라 벌초때면 참 힘들었는데 오송생명과학단지가 조성되며 조상님들을 납골당에 모셨다. 

 

고향집을 오갈때면...부모님 생각날때면... 꼭 연락드리는 분이 있다. 바로 내 둘째 외삼촌...오늘 점심을 함께 하자고 했다. 1년내내 호박농장에서 살다시피 하시는데 조카 만난다고 나오셨다. 코로나이후 세상은 더 많이 바뀌어가고있다. 큰일때나 살아가며 보라. '그래도 살붙이라...'했지만 이제는 친가외가 사촌보다 이웃사촌과 친구들이 함께 한다. 

 

존경하고 자랑스러운 내 외삼촌, 윤기철님...

지금도 눈에 선하다. 20년전 어머님이 돌아가실때 밤새워 임종을 지켜보시며 목놓아 우시고 장례모실때 온갖 일을 세세히 챙겨주시던 그 모습...

오늘도 말씀하신다. "내가 15살때 누님네 집으로 가출했는데 그때 아예 나갔어야 했어." ㅋㅋㅋ.  

"하지만 외삼촌은 그러시지 못할 걸요. 정이 많으셔 이사람 저사람 챙겨야하고 고향선산 지켜야 하니까요. 게다가 근면 성실로 젊은 시절부터 회사다니고 농사짓는 투잡(Two Jobs)하셨잖아요. "

 

"아이구. 오늘도 봉송을 가져오셨네요. 힘들게 농사지은 걸...그런데 농사 소득이 1억 가까이 된다구요? 대박^^ 순수입은 60%...그것도 엄청난 거죠. 70대 중반인데..."ㅎㅎ

"농삿일이 힘은 들지만 자식손자들 용돈주는 재미로 살어. 손주가 자그만치 7, 아들딸내외 6, 모두 15이네."

 

이웃 야외카페에서 차를 마시며 앞으로의 삶을 이야기한다.

"외삼촌, 이제 돈도 좋고 자식들 뒷바라지도 좋지만 내 몸도 살피셔야죠."

"알지. 담배는 진작 끊었고 몇년전 좋아하던 술도 끊었다네. 운동도 열심히 하고있어.이것봐!" 

 

"어!이게 뭐야? 아니 외삼촌! 이거 스마트 워치잖아요."

"왜 이러나?? 내가 이래봐도 내 친구들중 가장 앞서간다네." 

"그러시고말구요. 카톡도 자주 하시고 여전히 은 청춘이시지요." ㅎㅎ  

 

 

10월23일 외삼촌이 옛사진을 발견했다며 보내왔다. 외삼촌 결혼식때 찍은 사진이란다. 

엄마 세자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