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베이지의 노래>
-그리그
그 겨울이 지나
또 봄은 가고 또 봄은 가고
그 여름날이 가면
더 세월이 간다.
세월이 간다.
아! 그러나 그대는
내 임일세. 내 임일세.
내 정성을 다하여
늘 고대하노라.
늘 고대하노라.
아! 그 풍성한 복을
참 많이 받고
참 많이 받고,
오! 하느님 보호하소서.
늘 보호하소서.
쓸쓸하게 홀로 늘 고대함
그 몇 해인가.
아! 나는 그리워라.
널 찾아가노라.
널 찾아가노라.
솔베이지의 노래에 얽힌 사연
’솔베이지의 노래(Solveigs Lied)’는 노르웨이의 작곡가 그리이그(Edvard Grieg)가 입센의 극시에 곡을 붙인 페르귄트 조곡(Peer Gynt Suite)에 나오는 모음곡 중의 하나입니다. ‘솔베이지의 노래’에 얽힌 사연은 이렇습니다.
노르웨이의 작은 산골마을에 가난한 농부 페르귄트가 살고 있었는데 그 동네에 아름다운 소녀 솔베이지가 있었습니다. 두 사람은 사랑했고 결혼했습니다. 남편은 아내를 사랑하지만 가난으로 고생만 하는 아내 솔베이지를 위해 먼 외국으로 돈을 벌기 위해 떠났습니다.
페르퀸트는 부둣가에서 온갖 막일을 하면서 고향의 아내를 그리며 열심히 돈을 모았습니다. 가게가 번창하여 많은 돈을 번 남편은 10년 만에 모든 재산을 정리해 솔베이지가 있는 그리운 고향으로 돌아갑니다. 갖은 고생 끝에 모은 돈을 가지고 설레는 마음으로 고국으로 돌아오다가 바다 한가운데서 해적들을 만나 그 모든 재산을 빼앗기고 목숨만 건졌습니다.
고향에 돌아왔지만 그렇게도 그리던 아내 솔베이지를 차마 만날 수가 없었습니다. 한 푼의 돈도 없었기 때문입니다. 다시 이국땅으로 떠나 길거리 노숙자로 평생을 살다가 늙고 지치고 병들었지만 몸 하나 의지할 곳이 없었습니다. 고향으로 돌아가 죽는 게 소원이었던 남편은 그리운 고향으로 돌아옵니다. 그런데 믿어지지 않는 현실이 눈앞에 펼쳐집니다. 옛날 젊은 시절 아내 솔베이지와 살았던 오두막집은 다 쓰려져가는 채로 있었고 희미한 불빛으로 한 노파가 바느질을 하고 있었습니다. 바로 사랑하는 아내 솔베이지었습니다.
솔베이지는 긴 세월 남편을 그리워하며 여태껏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마주보던 백발의 두 노인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부둥켜안고 눈물만 흘렀습니다. 그날 밤 노인은 아내 솔베이지의 무릎에 누워 조용히 눈을 감습니다. 차갑게 식어가는 남편을 위해 솔베이지는 마지막 노래를 부르며 그녀도 남편 페르귄트를 따라 눈물 없는 곳 하늘로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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