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꽃은 바람에 흔들리면서 핀다 *
마음에 담아 두지마라
흐르는 것은 흘러가게 놔둬라
바람도 담아두면
나를 흔들때가 있고
햇살도 담아두면
마음을 새까맣게 태울때가 있다
아무리 영롱한 이슬도
마음에 담으면 눈물이 되고
아무리 이쁜 사랑도
지나고 나면 상처가 되니
그냥 흘러가게 놔둬라
마음에 가두지마라
출렁이는 것은 반짝이면서 흐르게 놔둬라
물도 가두면 넘칠때가 있고
빗물도 가두면 소리내어 넘칠때가 있다
아무리 좋은 노래도
혼자서 부르면 눈물이 되고
아무리 향기나는 꽃밭도
시들고 나면 아픔이 되니
출렁이면서 피게 나둬라
―이근대, 꽃은 바람에 흔들리면서 핀다 中
이근대 경영시집 『꽃은 바람에 흔들리면서 핀다』. 전체 5부로 구성되어 ‘살아 있으니까 아픈 것이다’, ‘길이 끝나는 곳에 꿈이 있다’, ‘치열한 눈물의 꿈’, ‘꿈은 뜨거운 사람을 좋아한다’, ‘결핍이 꿈을 경영한다’ 등을 주제로 한 시편을 수록하고 있다.
이근대 시인
1965년 6월 27일 출생. 1990년 시전문 월간지 '심상'으로 신인상에 당선하였으며, '새들은 죽은 나무에 집을 짓지 않는다', '지금 이 순간, 나는 그대가 보고 싶다' 등의 시집을 집필하였다.
흔들리며 피는 꽃 - 도종환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아름다운 꽃들도
다 흔들리면서
피었나니
흔들리면서 줄기를 곧게 세웠나니
흔들리지 않고
가는 사랑이 어디 있으랴
젖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빛나는 꽃들도
다 젖으며 젖으며 피었나니
바람과 비에 젖으며
꽃잎 따뜻하게 피웠나니
젖지 않고
가는 삶이 어디 있으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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