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學而時習/My Essay

박카스의 산사랑

by 박카쓰 2021. 8. 18.

  우리나라를 두고 금수강산이라고 일컫는다. 그만큼 우리국토가 마치 비단을 수놓은 듯이 아름답기 때문일 것이다. 봄여름가을겨울 사계(四季)의 풍광이 모두 아름답지만 그 중에서도 단풍 물드는 가을철이 으뜸일 것이다. 어느 외국인이 한국의 가을산을 보니 왜 금수강산이라고 하는지 그 까닭을 알것같다는 말처럼 우리의 단풍은 그 빛깔이 짙고 화려하다. 그래서 가을단풍이 한창일때면 유명산은 인산인해를 이루고 단풍이 다소 곱지않은 동네 뒷산이라도 가을엔 오르고 싶다.

 

  산을 무척이나 좋아하는 박카스는 단풍으로 물들때면 일년중 가장 바쁜 나날을 보낸다. 그야말로 하루가 멀다하고 산에 오른다. 일주일에 두세번은 전국명산을 찾아다니고 그렇지 않을땐 주변에 있는 산이라도 꼭 오른다. 오죽하면 아호를 산하(山河)도 아닌 산하(山下)라고 지었을까? 산 정상에 올라  아래를 내려다보는 것을 인생 최고의 행복으로 여긴다. 아마도 박카스가 남보다 더 뛰어나다고 자랑할 만한 것은 산봉우리 이름을 외우는 것이다. 어떤 사람은 산에 다녀와도 무슨 산을 다녀왔는지 기억을 못하지만 박카스는 산에 올라 이곳저곳 산봉우리 이름을 좔좔 왼다. "저기 봐봐! 저 뾰족한 봉우리는 00봉이고 그 옆에 둥그스름한 산은 xx산이야."

 

 가을단풍을 즐기는 것도 때와 순서가 있다. 아마도 맨 먼저 단풍을 알리는 것은 나무가 아니라 억새이다. 억새는 10월 초면 피어난다. 영남알프스 수만평에 이르는 억새평원은 가을단풍의 시작이다. 해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대개 10월초 설악산 대청봉부터 물들기 시작하는 단풍은 오대산, 치악산, 북한산, 속리산, 가야산, 내장산 등으로 가을이 깊어가며 남으로 남으로 내려온다.

 

 올가을에도 부지런히 몸을 움직여 가을단풍을 즐겼다. 10월초 오대산을 시작으로 치악산, 속리산, 구병산, 괴산명산 11월 들어 가야산, 내장산, 백암산 등등...가을단풍철이라고 하면 가을내내 단풍을 즐길 수 있을 것같지만 실제로는 10월중순부터 11월초까지 한달 채 못된다. 때를 놓쳐 늦게 찾아간다면 단풍이 어느새 떨어져 훵~하니 나뒹글고 있고 이번 단풍을 못보면 내년까지 일년을 기다려야하니 새벽잠을 설치고, 하던 일을 나중으로 미루고, 단풍에 물든 산을 찾아 바쁘게 돌아다닐 수 밖에 없다. 

 

 1년에 100개의 산을 오르는 것을 목표로 산에 다닌 적이 여러해 있었다.  주말엔 꼭 명산(名山)을 찾아다녔고 평일엔 내주변 우암산, 낙가산, 상당산성을 올라다녔다. 그래도 아직은 명산을 찾아싶었다. '2017년 정유년, 여행을 겸한 명산찾기 70회' 새해를 맞아 내걸은 내 산행목표이자 야심(?)이었다.  이제 12월 한달 남겨두고 62회를 다녀왔으니 참 많이 다닌 셈이다. 그래도 해를 넘기기전에 남은 8회를 채워야하니 부지런히 시간을 내서 올라다녀야한다.

 

이런 나를 보고 남들은 말한다.

"박카스는 산중독이야! 미쳐도 단단히 미쳤어!!" 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