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그때 고국에 계신
동포 여러분이었다
유제두가 와지마
고이치를 적지에서 때려
눕히고 홍수환이 신화처럼
전설처럼 사전오기로
챔피언을 먹었을때 나는
고국에 계신 동포 여러분이었다
반공 포스터를 그리고 국민교육
헌장을 외우고 육영수
여사 추모 글짓기 대회를 하고
둘만 낳아 잘 기르자
대책 없이 낳다 보면
거지꼴을 못 면한다 표어를
짓고 쥐 잡는 날 불조심 강조
기간 리본을 가슴에 달고 우리는
민족중흥의 역사적 사명을 띠고
이 땅에 태어나 선생님은 혼분식
도시락 검사를 하고 복장 불량한 놈
쓸데없이 킥킥거리는 놈
빠따를 치고 나도 억울하게
몇 번 걸려 엉덩이에 불이 나고
고국에 계신 동포 여러분
기뻐하십시오 아나운서가
울부짖으면 우리는 흑백TV
앞에 옹기종기 모여 앉아 고국에
계신 동포 여러분 온 국민이
하나가 되어 얼싸안고
내가 이긴 것처럼
속이 다 후련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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