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樂山樂水/충청북도

각호산-민주지산-삼도봉 종주(20.2/15,토)

by 박카쓰 2020. 2. 15.

산행지를 횡성 태기산대신 영동 민주지산으로 바꾸었다.
겨울 산행지로도 유명한가? 불과 1년만에 또 왔다.

추위를 무릅쓰고 가는 겨울산은 雪景이 최고인데
눈은 없을 테고 운해나 조망이나 좋았으면 좋겠다.

9시45분 해발 800m의 도마령에 닿는다.
도마령? 참 이름 멋지네. 무슨 여유라도?

도마령은 영동군 황간에서 전북 무주로 넘어가는 고갯길
도마령은 '말을 키우던 마을', '칼 찬 장수가 말을 타고 넘던 고개'에서 유래되었다고.

 

"형님은 어디로 갈껴유?"
"당연히 풀코스제..."
"그렇다면 형님 따라 붙으면 되겠네요."

 

작년엔 일행과 다니느랴 쪽새골로 내려와 아쉬움남았지요.

 

"형님, 아무리 급해도 정자에는 올라봐야죠.
 이걸 만드느랴 얼마나 수고했겠어요."

 

도마령을 중심으로 주변에 천만산, 각호산, 민주지산 등이 있다.
이들 모두 1,000미터 안팎의 높이다.

 

도마령에서 각호산으로 오르는 길은 제법 가파르다.

 

이윽고 탁~ 트인 곳이...

 

저기 덕유산 스키 리조트가 보인다.

 

"솔향기님, 저 좀 한방 박아주세요."

 

"멋지세요."
"그래요? 그렇다면..."

 

각호산에 올랐다.

 

"민대장님, 우리가 선두조죠?"

 

가야할 능선...
저기 삼각형 모양의 민주지산, 그 뒤로 뾰족한 각기산...

 

민주지산으로 가는 길에 뒤돌아본다.
저기 각호산에서 내려왔제.

 

에구구...아까운 목숨들...
4월1일 꽃피는 봄날에 폭설을 만났으니.. ㅠㅠ

얼마전 안나푸르나 눈사태에서도 보듯이
사고는 예기치않은 곳에 일어난다. 
늘 조심하는 수 밖에는...
이젠 안전한 곳으로 위험한 산행은 금물이다.

 

민주지산에 올랐다.
작년 함께온 친구에게 카톡으로 자랑질했더니
내 연골을 다치게 '민주악산'이라나...

그나저나 민주지산 이름 출처는 뭘까?
민주지산의 옛말은 민두름산 
산이 밋밋하게 둘어있다하여...

 

한 켠에서 점심을 먹는다.
山河가 이리 내려보이는 곳에 먹는 식사야말로
山海珍味보다 더 맛나는 꿀맛이다.

 

12시30분, 이제 저 뾰죡한 석기봉으로 향한다.

 

함께 걷는 한서님과 큰산님은 능선을 오르고 내리고...
막장 드라마같은 박카스의 시시콜콜한 얘기를 잘도 들어주신다.
역쉬 (클?)한서, 큰산...큰사람들이네. ㅎㅎ

 

그러는 사이 석기봉에 닿았네.

 

이제 삼도봉이 지척이다.

 

제트기말고 세상에 빠른 것이 또 하나 있다면 사람의 발걸음이다.
느릿느릿해보여도 1시간만 걷고 뒤돌아보면 저만치에 있다.
오늘 저기 각호산-민주지산을 거쳐 석기봉까지 왔다.

 

"쫌 쉬었다가자구요."
"박카스형님. 좀 늦을것 같은데요."

 

으메...진달래나무가 이리 古木이고 巨木이던가?
정말이지 진달래나무가 참 많은 능선이네.

 

넘고넘는 능선길...
눈이 녹아 땅은 질고 미끄럽네.

 

어라! 눈사람이네...ㅎㅎ
힘든 산행중에도 이런 감성이 있다니...

 

삼도봉에 왔다.

 

김천시 부항면, 영동군 상촌면, 무주군 설천면...
三道의 경계가 되는 곳...

 

"어라! 오늘 처음 하나에 나오신 '함께라면'님!
 혼자 오시느랴 고생하셨지요?" 

 

12년전 2008.2.25 고딩친구들과 왔었제.
앞으로 12년후에는 과연 산에 다닐 수 있을까?
그러니 하루하루가 어찌 소중하지 않을 소냐!

 

산에 다니는 일은 일년 사계절 내내 좋지만 
겨울산은 눈이 없다면 조망빼놓고는 별 볼게없다.

 

에구구...이 곳에서 기어코 엉덩방아를 찧고 말았네. ㅠㅠ

 

오늘밤 비박하는 산꾼들의 짐이 경쟁이라도 하듯... 
여자는 20Kg, 남자는 30Kg를 지고 올라간단다.

 

여름계곡의 압권, 물한계곡...
물한계곡(勿閑溪谷) 의 어원은?
물이 차다하여 우리말 '물'에 찰 '한'(寒)인줄 알았더니
한자어로 물한(勿閑)  ‘몸을 한가히 두지 마라’???

 

빗방울은 떨어지고 부리나케 가야되는데
박카스, 참 많이 떠드네. 현역때처럼...ㅋㅋ
"형님, 고마워요. 시시콜콜한 이야기 들어주셔."

캬! 물한계곡 주차장에 다왔다.
9시50분 산행 시작- 16시 주차장 도착
6시간 넘는 산행이었네.

 

상촌맛집?
맞습니다. 맞구요.

 

긴 산행후 뭐하나 맛없는게 없제....ㅎㅎ

 

돌아오는 버스안...
다들 곯아떨어져 있지만
여자배구 열렬팬, 박카스만큼은...

에구구...박은진선수(21세)에 나도 눈시울이... ㅋㅋ
현대건설 연승을 저지하고 최근 5연승 신바람이라지?

 

내 아파트 엘리베이터 속... 
갓튀긴 통닭 냄새가 진동하네.

"아저씨, 14층 몇호예요?"
"그래?? 그럼 우리집이잖아!" ㅎㅎ
마침 맥주만 사들고 들어가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