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산 산행, 집사람 개인전으로
간만에 얼굴 내밀었더니 벌써 가을이 다 갔네요.
결석이 많았던 오늘 11명이 교수님의 강의를 탄복하며 들었지만
정작 수필쓰는 용기는 팍~ 사그러들고 말았지요. ㅠㅠ
타칭 필기의 달인(?)이 교수님의 강의를 정리해봅니다.
"시는 쓰는 것이 아니라 낳는 것이다."
쓴다는 것은 의지적 행위이고 낳는 것은 무의지적 행위이다.
P. 발레리는 말했다.
제1행은 은총(무의지)...무의식의 세계로 발상이며
2행 이하는 탐구(의지적 행위)....의식의 세계로 의지의 역할이 중요하다.
의식(consciousness)
질서를 지향하고 보수적 성향을 띤다.
의지(지식, 자료조사, 문장수련)
*****
[자아]
*****
무의식(un-consciousness)
무질서이고 진보적 성향을 띤다.
창조의 씨앗이고 발상이다.
그렇다면 발상이 일어나게 하는 방법은?
예술가는 감을 따는 사람이 아니라 감이 저절로 떨어질때까지 기다리는 게으름뱅이다.
이 세계에 대한 애정과 관심을 가지고 그를 통한 관찰을 해야한다.
그 관찰은 보는 눈이 있어야하며 이 세상을 깊이있게 보는 눈은 훈련을 통해 이루어진다.
라이너 마리아 릴케(남자였구나ㅋ)는 말했다.
"나는 보는 법을 배우는 중이다."
관찰을 하면 깊은 인상으로 다가온다.
관찰을 많이 하면 발상이 안떠오를 수가 없고 저절로 떠오른다.
그렇다면 관찰하는 요령은?
1. 역지사지가 되어야한다.
소나무를 보고 내가 소나무가 되어보라.
나를 분리시키고 소나무가 나를 바라보게 하라.
연민이 생겨야 한다. -> 그 연민은 역지사지에서 온다.
연민는 우월적 존재에서 아래를 보는 것이 아니다.
2. 세상을 새롭게 보려고 노력해라.
모든 존재는 시간과 공간 속에 존재한다.
동네의 둥구나무는 수백년동안 동네를 지켜온 삶이 있다.
교수님 아파트에 있던 그 모과나무는 볼때마다 그 모습이 다르다.
시간을 도입하고 공간에서 꽃을 피워보라.
릴케는 말했다.
"쓰지않으면 못 배길, 쓰지않으면 죽을 수 밖에 없는...
그런 상황에서 시를 써라!"
상투적인 '그립다' '사랑한다' 그런 시 말고
이 세상에서 나만 보았다! 남이 본 것은 없는가?
그런 느낌을 써야 창조적인 작품이 된다.
3. 빈센트 고흐는 동생 태오에게 '영혼의 편지'를 보내며
이 세상을 경탄하라! 라고 말했다.
경탄할 줄 알아야하고 우리는 끝없이 경탄해야한다.
이 세상을 처음(으로) 보라!
이 세상을 습관적으로 보지마라!
1억광년전에 우주선을 타고 은하계에 내린 것처럼 세상을 보라!
그러면 무엇인들 경탄하지 않겠는가!
배우자도 그렇다.
배우자를 보고 끝없이 경탄하라!
그러면 매일 신혼이다. ㅋㅋㅋ
[박카스의 辯]
교수님! 정말 그래요??
얼마전 집사람의 초대장 글귀를 다시 읽어봅니다.
힘드는 개인전을 해마다 하려는 이유를 조금은 알게됩니다. ㅎㅎ
이제 수업을 마무리하십니다.
문학과 예술에서 전통, 자동성, 일반성은 문학의 적이다.
문학은 만남이다.
예술은 이 세상과의 만남이다
예술가는 이 세상과 새롭게 만나는 사람이다.
그들에겐 발상(무의식)이 저절로 떠오른다.
의식을 가지고 쓰는 목적시,현장시는 진짜 작품이 아니다.
(31운동 100주년기념시 등)
작품을 표현의 도구(의사전달)로 삼을 것이냐? 상상과 사유의 계기로 삼을 것이냐?
시를 전달한다고하면 실패하는 것이고
내가 글을 쓰는 것은 내가 상상하고 사유하기위해 쓰는 것이다.
[차기예고]
"괴테가 파우스트를 만든 것이 아니라 파우스트가 괴테를 만들었다!"
쓰기전의 괴테와 쓰고 나서의 괴테는 전혀 다른 사람이다.
그만큼 괴테는 끊임없이 상상하고 사유했던 것이다.
우리는 글쓰는 행위를 통해 내가 접하지 못했던 경험을 상상하고 사유를 하는 것이다.
오늘 교수님의 명강의를 들으며 회원님들과 칼국수를 먹으며
감성많은 문학 소년(?)으로 돌아간 것처럼 가을을 만끽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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