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學而時習/인문학

[스크랩] 여행이란 무엇인가?

by 박카쓰 2018. 9. 30.

 

    여행기를 마무리하면서 새삼 “여행이란 무엇인가?” “왜 여행을 하는가?”에 대한 의문이 들었습니다. 사람마다 그것에 대한 정의를 다르고 이유도 다르기 때문에 이런 질문 자체가 우문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많은 사람들은 ‘집을 떠나면 고생이다’ ‘나가면 돈’이라는 말을 하면서도 인천공항에는 저마다 부푼 꿈을 안고 떠남을 준비하는 많은 사람들로 항상 붐비고 있습니다. 역사적으로 본다면 인간이 정착생활을 한 것은 농업을 시작한 이후로 불과 만년 밖에는 안 됩니다. 그 이전 수십만 년을 인간은 이곳 저곳을 집시처럼 이주하면서 살아 왔습니다. 그래서 우리 인간에게는 한 곳에 가만히 있으면 다른 곳을 가고 싶어 하고, 익숙한 곳에서 벗어나고 싶어 하는 유전인자가 숨어 있는 것 같습니다.

 

 

 

 

 

    누군가는 일상에서 벗어나려고, 누군가는 아름다운 풍경을 즐기려고, 누군가는 이국적인 환경에 젖고 싶어서 그리고 누군가는 맛있는 음식을 먹으려고 좋은 물건을 사려고 여행을 떠납니다. 저는 여행이란 일상에서 꼭꼭 숨어있는 감성을 깨우는 자극제이자 낯선 곳과 낯선 사람과의 인연을 맺는 것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우리의 생활은 참 단조롭습니다. 매일 일어나 출근하고 일하고 퇴근하고 그리고 주말되면 쉬는 생활을 반복합니다. 더욱이 생활하는 환경도 단조로워 집과 직장을 다람쥐 쳇바퀴처럼 돌고 돌게 됩니다. 가끔은 주말에 바람을 쐬러 가지만 단 몇 시간의 일탈로 이런 단조로움이 해소되지는 않지요. 이런 단조로운 일상을 벗어나 낯선 곳에서 낯선 사람을 만나면 내안에 숨어 있던 것들이 되살아나고 나 자신도 몰랐던 나를 발견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 낯선 곳을 가지 않았으면 결코 만날 수 없는 새로운 인연을 만나게 됩니다. 그래서 저는 여행이란 ‘영혼의 목욕탕’과 같다는 생각을 하는 데요, 일상으로 찌든 내 마음과 내 영혼을 벗겨내어 속살이 다시 보이게 하는 그런 것이 바로 여행이 주는 선물이라고 생각합니다.

 

 

 

 

 

    ‘진정한 여행이란 낯선 곳이 익숙해지고 익숙해 진 곳이 낯설어져야 한다’고 합니다. 낯선 곳이 익숙해 질만큼이면, 익숙해진 것은 까마득한 옛이야기처럼 느껴 질 정도인데요, 그러려면 어느 정도의 시간을 필요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직장을 다니고, 사업을 하는 사람들이 그런 시간을 할애할 만큼의 여유는 없습니다. 그렇다고 일상에 젖어 있는 사람이라고 여행이 불가능한 것은 아닙니다. 일단 용기를 내서 떠나 보는 것이지요. 저지르고 보는 사람만이 여행을 갈 수가 있습니다. 제 경험으로는 한 열흘만 여행하더라도 여행에 집중을 하면 여행지가 익숙해지고 공항에 도착해서 맞이하는 일상이 낯설어 지기도 하더군요.

 

 

 

 

여행을 하려면 필수적으로 필요한 것이 있습니다. 시간과 돈 그리고 건강이지요. 시간이야 앞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없는 시간을 내는 용기가 필요하겠구요, 돈이야 없으면 최소한으로 갈 수 있는 지역과 방법을 찾으면 그렇게 어렵지는 않을 것입니다. ‘여행은 다리 떨릴 때 가는 것이 아니라 가슴 떨릴 때 가는 것’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그만큼 건강은 여행에서 가장 필수적인 조건인데요, 집을 떠나 낯선 곳으로 간다는 것 자체가 스트레스이고 불편함을 수반하기 때문에 건강이 담보되지 않는 여행은 고역의 여정일 수밖에 없습니다.

 

 

 

 

 

     여행은 ‘낯선 곳’으로 떠나 ‘낯선 사람’을 만나는 일이지만, 결국 자신이 누구인지 되돌아보는 일입니다. 낯선 곳, 낯선 사람을 만나려면 아무래도 국내보다는 국외로 여행하는 것이 더 맛이 납니다. 우선 언어가 다르고 만나는 사람이 주변의 익숙한 모습을 한 사람들과는 다르며 풍경 또한 다르기 때문입니다. 국내 여행을 폄하하는 것이 아니라 해외여행이 여행다운 맛을 더 준다는 것을 말하려는 것입니다. 언어가 잘 통하지 않고 지리도 익숙하지 않고 생각도, 문화도 다른 곳에서 이런 저런 경험을 하다보면 나 자신에 대해 생각을 하게 되고 나를 다시 되돌아보게 된다는 것을 말하려는 것입니다.

 

 

 

 

 

    저는 여행을 떠나기에 앞서서 몇 가지 원칙을 나름대로 유지하려고 합니다. 첫째는 여행지에 대해서 미리 많이 알고 가자는 것입니다.‘아는 만큼 느낀다’고 여행지를 알게 되면 같은 사물이라고 해도 느낌이 달라질 수밖에 없습니다. 두 번째는 그곳에 대한 편견을 갖지 말자는 것입니다. 어떤 곳을 갈 때 그곳에 대한 어떤 통합된 이미지를 갖고 가면 그 이미지에 맞추어 그곳을 바라보게 되어 그곳의 속살을 바로 볼 수가 없습니다. 있는 그대로를 보고 느끼는 것이 여행을 참맛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요즈음은 공정여행에 대한 생각들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여행국의 환경, 문화를 존중하고 보호하면서 여행을 하자는 여행윤리와 같은 개념입니다. 여행지에 도움이 되는 소비를 한다던지 멸종위기의 동식물로 된 기념품은 사지 않는다던지 여행지를 소중하게 생각하는 자세 등을 말합니다. 그들의 문화와 관습을 존중하고 여행으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면서 여행을 즐기자는 것입니다.

 

 

 

 

 

    사실 인생 자체가 기나긴 여정입니다. 우리는 모두 나그네인지도 모릅니다.  인간이란 이 세상에 왔다가 잠시 머물고 가는 여행객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나 여행 중의 여행은 또 다른 인생의 활력소가 되고 나를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며 우리의 삶을 더욱 풍요롭게 합니다. 모든 것을 잠시 접고 떠나 봅시다!

 

 

 

출처 : 思惟-문득 생각하기
글쓴이 : 좋은하루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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