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樂山樂水/전남광주

지리산 성대종주~성삼재-세석 23Km(19.12/23,월)

by 박카쓰 2019. 12. 23.


그래도 다리 성할때 지리산 천왕봉(1,915m)에 한번더 오르고 싶었다.

그래서 크리스마스 이브날 산경산악회 중산리코스를 신청해놓았는데...


빅맨에서 전화가 왔다.
"헤이, 박카스~ 이번 지리산갈때 하룻밤 대피소에 자며 종주 한번 해볼랴?"

"뭐혀? 1박2일 하자구? 그게 내 버킷리스트인데 어찌 알고?" ㅎㅎ







이렇게 의기투합한 12명의 대원이 지리산 주능선 종주길에 떠납니다.

한 대원이 이런 말을 단체카톡방으로 전합니다.

'산은 잘 준비된 사람들에게는 한없이 내어준다'

막상 준비는 해보았지만 아는 게 없으니 뒤따라 갈 뿐이지요.

하지만 준비된 사람은 할 일을 이미 알고 많은 준비를 해오셨네요.

기차표, 대피소 예약, 준비물 챙기기, 먹거리...등등



자~ 준비되었으면 떠나자~~



대한민국 참 살기 좋은 나라입니다.

일요일밤 10시 20분에도 시내버스가 다니니까요.




11시 20분경 조치원역에 도착합니다.




통일호 열차라지?

23일(월) 00시 14분 발...

이렇게 기차타고 지리산 종주 다닌다고 예전부터 알고있었지만

이제서야 생전 처음으로 실행에 옮깁니다. 





자~ 떠나자~ 지리산으로~~

3등3등 심야열차,기차를 타고~~어허허~~~





자는둥 마는둥 3시 조금 넘어 구례역에 도착하고,

30여분 곡예운전하는 택시로 성삼재 주차장에 도착합니다.

야간산행+겨울산행 장비로 임전태세를 갖춥니다.





3시50분, 의연한 마음으로 화이팅~~

영화 '새벽의 7人' 주인공같군요...ㅎㅎ




성삼재에서 노고단 대피소까지 시멘트길을 따라...

다소 오르막길인데 왜 이리 걸음이 빠르신가? 


노고단 대피소에서 아침을 먹고가자구요.




캬! 호박이 듬뿍 들어간 된장국...

산상 레스토랑 코스메뉴 서막에 불과했지요. ㅎㅎ





5시경, 본격적인 전투가 벌어집니다.

캬! 천왕봉까지 무려 25.9Km...




이 시각 노고단은 아무것도 보이지않으니

예전 다녀왔던 추억속으로 더듬고 Pass하자구요.





누가 묻습니다. "지리산은 어디에서 유래했나고?"

설마 하두 산이 커서 종주하기에 지리(루)하다고 지리산이라고??

아닙니다.


지리산의 뜻은...

智異에서 알 수 있다. 智異는 다름을 아는 것, 차이를 아는 것,

그리고 그 다름과 차이를 인정하는 것을 의미한다. 


요즘같은 우리나라 상황에 아주 딱 맞는 의미입니다.

내것만이 옳다고 주장하고 내로남불...ㅠㅠ

정말이지 민족의 靈山 지리산에서 배워야지요.






돼지령을 거쳐 임걸령도 지났나?

도대체 왜 이리 걸음이 빠르신가??


헐떡헐떡 숨은 가쁘고 입에선 연신 김이 나오며

안경에는 성에가 끼는데 진눈깨비까지 내리네.


헐...한국전쟁 1.4후퇴 이런 모습이었을까?

지리산에 빨치산 소탕작전때도 이랬을꺼야...ㅠㅠ



그런데 갑자기...

"아니, 회장님! 왜 이러십니까? 무슨 변고라고?"
"등산화 안으로 모래가 이리 들어오네." ㅠㅠ"





삼도봉에서 와서야 겨우 한숨 돌리며 사진 한방 날리네.





이윽고 날이 밝아오며 하나둘 수목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초반 어찌나 내달렸는지 박카스 피곤이 역력합니다.

예전 마라톤할때도 박카스는 발동이 늦게 걸렸지요.





우리보다 앞서 출발한 대원들도 만나네 됩니다.

산경산악회 기획산행때는 만나게 되네요.  ㅎㅎ





토끼봉, 명선봉으로 향하며

서리꽃이 예쁘게 피어있네요.





와~ 상고대 터널입니다.





10시쯤 연하천 대피소에 다다릅니다.





오늘 점심 식단은 뭘까?





짜~자~~ 짠~~~

아니 이게 뭐혀? 과메기잖혀...

한쪽에서는 어묵과 라면을 끓이고...






이른 점심을 맛있고 먹고 결연한 자세로...





형제봉으로 향합니다.





저기 형제바위가 보이네....





우리는 4형제 바위... ㅎㅎ

큰그릇 빅맨, 산벗 부회장, 한국은행 본부장님 그리고 박카스~




벽소령대피소에 도착합니다.





Wow~ 이번에는 전(부침개) 파티네...





'마의 구간' 이라는 벽소령에서 세석까지 6.3Km...

지리산 종주중에 가장 힘든 구간이지요.





선비샘...

그렇다면 물 한모금 하시고 바짝 긴장해야지.






덕평봉으로 향하며 서리꽃은 더 많이 피어있습니다.




으메...저 앞산 좀 봐라~

눈이 내렸나?    





덕평봉에서 가야할 능선을 바라봅니다.





저기 영신봉을 지나 세석 그넘어 촛대봉이야.





벌써 피곤이 엄습해오고 가야할 길은 멀기에

다시한번 화이팅을 외쳐봅니다.





친구야~ 참 왔다그치??







칠선봉입니다.








저 봉우리가 바로 영신봉이라네.

저기만 넘으면 오늘밤 우리가 머무르는 세석에 닿지.








서리꽃은 더 환상으로 치닫습니다.









영신봉으로 오르는 구간은 사투(死鬪)입니다.

계단을 오르고 또 오르고... 돌고 또 돌고...

마치 월악산 영봉 올라가는 구간같습니다.








우와~ 저기 최고봉 천왕봉이 보입니다. ㅎㅎ






드뎌 평원이 펼쳐집니다.

이른바 세석평원...





저 앞에 보이는 산이 삼신봉...





구름이 봉우리를 집어삼킬듯 넘고...

금방이라도 손오공이 구름을 타고 내려올 듯...








하지만 오늘은 박카스가 손오공 대신해 내려왔습니다.





드뎌 오늘밤 머무르게 될 세석대피소가 보입니다.







새벽 4시경 출발, 오후 5시 도착!

무려 13시간, 23Km를 걸었지요.





오늘 저녁 메뉴는?

돼지고기 두루치기와 삼겹살이네요.

누가 맑은 물(?)을 이리 가져오셨나요? ㅎ

조친구는 빨간 오미자 차(?)를 가져오셨군요. ㅎㅎ




다소 얼근해져 숙소에 들어갑니다.

8시에 일제히 소등하기도 전에
박카스는 머리가 바닥에 눕기 무섭게 코를 곯고 자더랍니다.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