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운(白雲)... 하얀 구름...
그 새털처럼 하얀 구름이 푸른 하늘을 떠다니다가
높은 산을 만나면 잠시 쉬었다가기도 하겠지...
그래서 옛 선인들은 높은 산을 보고 하늘이 떠있는 구름만큼 높아서
백운산이라는 이름을 전국에 있는 높은 산에 붙였을 것이다.
전라남도 광양의 백운산(1,217.8m), 장수 함양의 백운산(1,278.6m),
경기도 포천의 백운산(937m), 정선 동강 백운산(882.5m), 밀양 백운산(886m)
그리고 오늘 하나산악회에서 가려는 제천 백운산(1,087.1m)
백운산은 강원도 원주시와 충북 제천시의 경계를 이루고 있는데
원주 치악산에 치여 백운산은 널리 알려지지않은 산이다.
오늘 함께하는 하나산악회 산우님들...
9시20분...제천시 백운면 운학리에서 산행을 시작합니다.
제천지역엔 큰 비가 오지는 않았군요.
차도리를 지나갑니다.
첩첩산중 풍광이 운무속에 가려져있습니다.
하지만 심심산골의 풍광이 자못 기대가 됩니다.
차도리 계곡...
사람들이 많이 찾지않아 청정지역이고
오늘 우리 팀만 찾는 호젓한 산행이네.
어젯밤에도 비가 내렸나봅니다.
저 물소리도 아름다운 소리 100선에 들었겠지요.
이곳에 워낙 산이 많다보니 제대로 가고있는지
긴가민가했는데 안내판이 말해줍니다. ㅎㅎ
아하...과수원까지 왔네요.
이곳까지 올라와 과수농사를 하시니...참 대단합니다.
돌이켜보면 여기서부터 고작 20명도 안되는 인원이
함께 산행해야되는지 선두조만 치고 나가고
나머지그룹은 뿔뿔히...ㅠㅠ
30m된다는 이 폭포도 그냥 치나쳐
위에서 잠깐 보고...
분명 등산로인데 빗물에 씻기웠는지
앞에 간 선두 발자국도 못 찾겠고
우리가 처음으로 들어가는 원시계곡입니다.
간간이 쉬며 땀방울을 닦아내고
시원하게 세수도 하면서...
하지만 얼마후 왼쪽 산으로 접어듭니다.
돌이켜보면 이 계곡을 따라 더 올라갔어야 했거늘...
일행 5명중 2명은 어디론가 사라지고
겨우 3명이 무지막지한 산비탈을 오르기 시작합니다.
유격대원인가? 게릴라부대원인가?
거친 숨을 몰아쉬며 수박으로 재충전하며...
와, 이거 사람잡네. 잡어...ㅠㅠ
오늘은 빨치산, 공비나 다름없네.
꽤나 올라온 것같지? 겨우겨우 능선에 올랐다.
이 정도면 백운산을 오르고도 한참을 올랐겠다싶었다.
과일을 먹고 인증샷도 찍고
이제 하산할 일만 남았구나...콧노래가 나오며
(돌이키면 이때가 11시경이었으니 더 올라가야했다).
와우...참 멋진 금강송이 어찌 이리 많더냐!
일본놈들은 이런 첩첩산중까지 와서 송진을 채취했었네.
그런데...
한참을 내려오며 이상하다...백운산이 나올만한데
어찌하여 고도는 낮아지고 계곡 물소리가 들리는가?
40분 정도는 내려온 거 같은데...
讀圖해보니 아뿔싸~ 우리가 거꾸로 내려오네.
아까 저 멀리 보이는 봉우리가 백운산이었는데
보름가리봉으로 착각하고 반대방향 길을 접어들고 말았네.
이런 젠장...옥신각신, 일단 배부터 채우자구요.
찰밥과 막걸리 석잔에 객기(?)가 발동
에라...다시 올라가자.
어디까지 와서 어찌 그냥 내려간단 말이오.
아까 내려온 길을 다시 거슬러 올라가니
아니 웬 임도가 나와? 내려올땐 못봤는데...
지도를 보니 우리가 이제 겨우 임도에 있어??
헐...백운산 정상까지는 멀고도 먼길이었다.
"광동탕님, 아무래도 정상까지는 어렵고
임도타고 편하게 질러갑시다.
가지나 우리가 늦었으니 남에게 폐를 끼치면 안되죠."
그런데 이게 뭐야? 한참을 걸어가고 있는데
이 간판은 뭐야. 어째 거꾸로 되어있어.
또 반대로 걸어왔다는 거야.
한시간을 넘게 걷고 걸어도 덕동은 16Km나 남아있고
지도에는 임도가 하나지만 실제로는 여러길이 있네요.
걷고 또 걷습니다.
분명 왼쪽으로 덕동계곡 내려가는 길이 나올텐데...
아무래도 더 이상은 안되겠다싶어
한 능선을 따라 내려오다 또 임도를 만납니다.
그 임도따라 내려와 백운면 콜택시를 불러
덕동계곡으로 부리나케 가야지....
거의 다 내려오며 이상하다...
이 시골엔 웬 차가 이리 많이 다니지.
그리고 계곡에 상가는 또 뭐야.
한 팬션에 들어가
"아줌마, 덕동계곡 어디로 가나요?"
"여기가 덕동계곡예요."
"그럼 원덕동은 어디예요?"
"거기는 상리이고 여기는 중리입니다."
야...도대체 이게 어떻게 된거냐?
어쩌거나 불행중 다행이로구나.
어서 계곡물에 들어가 몸을 씻고
버스 일행을 만나네.
뒷풀이로 찾아간 맛집...
천신만고끝 뒷풀이라 토종닭이 더 맛있을것 같더니...
벌써 산행 시작한지 20년이 가까워오는데
아직도 이리 독도를 못하고 헤매고 다니니
헛똑똑이 박카스...뒷풀이 뒷끝이 씁쓸하다.
알고보니 이 곳이 엄청한 산줄기네요.
십자봉(984.8m), 조두봉(966.6m), 백운산(1,087.1m), 보름갈이봉(860m), 수리봉(909.9m), 벼락바위봉(937.6m)으로 이어지며
1,000m를 넘나드는 산줄기가 거대한 성곽처럼 도열해 강원도와 경계를 이루고 있네요.
오늘 겨우 몸만 씻고 나온 덕동계곡...
10Km가 넘게 수려함과 청정함이 월악산 용하구곡이나 송계계곡에 버금간다네.
오늘 산행하며 또 많이 배웁니다.
산에 다닐때는 늘 함께 다녀야하고
스마트폰 산행 안내 앱을 깔고 다녀야겠네요.
오늘 백운산 산행...
산행시작 9시20분, 산행종료 14시 50분,
결국 5시간30분 동안 백운산 정상에도 오르지도 못하고
저 아래 임도따라 헤매다가 아예 중리로 내려왔네요.
광동탕님! 백운산 이름처럼
하얀 구름속을 헤매다가 간신히 빠져나왔네요.ㅠㅠ
스스로 화가 나 찌푸러진 내 얼굴...
산행하며 만난 야생화로 억지 웃음 지어봅니다.
산수국...
참 예쁜 싸리나무 이파리...
싸리나무꽃...
풀협죽도...
겹삼잎국화...
동자꽃...
범부채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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