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學而時習/문학동네

[문학강의]시인은 確言하지 않는다(4/27,목)

by 박카쓰 2017. 4. 27.


오늘도 교수님의 문학강의는 대학원 수준이다. ㅎㅎ





언어의 2가지 기능

즉 외연적 언어(denotation) vs. 내연적 언어(connotation)

시인은 과학적인 글이나 신문기사와 같은  외연적인 언어는 쓰지않는다.

시인은 지시어를 쓰지않는다. '꽃, 이는 먼 해와 달의 속삭임...'

대신에 시인은 비유어(metaphor)를 쓴다.

상징과 역설을 포한한 비유어를 쓰고 이미지를 매개로 비유한다.



詩 =  言 + 寺로 사원에 있는 사람들이 쓰는 말이다.

서양에 아리스토텔레스의 시학이 있다면 동양에는 공자의 詩經있다.  

시는 思無邪로 사익함이 없으며 어린아이가 쓰는 말이다.


‘思無邪(사무사)’는 시를 논하는 사람들의 입에 자주 회자되는 너무나 유명한 구절입니다.
『논어』 위정편(爲政篇)에 수록되어 있는 공자의 전후 말씀은 이러합니다.

‘시 삼백 편은 한 마디로 말해서 그 생각에 사악함이 없다’
(詩三百 一言而蔽之 曰思無邪)’

그는 시 305편을 모아놓고 일언지폐지하고 시는 사익함이 없다고 했다.

시 삼백은 곧 『시경(詩經)』을 이름이고, 『시경』 속에 수록되어 있는 시들(정확히는 305편)은

다 ‘거짓됨이 없이 바르다’는 뜻으로 해석해도 무방할 것입니다.





시인이 詩心으로 가득찰때면 詩人이다.

시인은 인류의 마지막 사람(Lastman)이며

시인이 갖고있는 것이 바로 시인 spirit이다.


프로이드는 이런 말을 했다.

"시인의 가슴속에는 시인이 살아있다.

그 시인이 죽을때 인류의 마지막 사람이 죽는 것이다."

人間 역시 사람은 사람들 사이에 끼어있을때 가장 참되다.


1. 언어기호의 양면


sinifiant(시니피앙) - 외면적인 소리  vs. sinifie(시니피에) - 내면적인 뜻


예를 들어 사람(saram)은 sinifiant 으로는 ㅅ, ㅏ, ㄹ,ㅏ,ㅁ 5개의 음소로 2음절 1낱말이다.

하지만 사람은 sinifie로는 인간을 뜻한다.

'선거는 민주주의의 꽃이다' 에서

 선거(추상적인것) --> 꽃(시각적인 것)으로 비유했다.


2. 시의 意味

통사(말이나 시 전체)에 걸쳐있다.

그러나 자주 나타나는 비유어와 아주 긴밀한 관련이 있다.


한용운님의 '님의 침묵'

"아! 님은 갔습니다. 사랑하는 나의 님은 갔습니다.

날카로운 첫 키스의 추억은 나의 운명의 지침(指針)을 돌려 놓고 뒷걸음쳐서..."


이때의 님은 과연 누구일까?

절대자(부처님)일 수도 있고 사랑하는 님이기도 하고

식민상태의 조국 독립을 위해 몸을 바치겠다는 님일 수도 있다.

첫키스가 달콤하지않고 날카로움은 낯설기이고 

내 운명을 바꿔 놓을 만큼 키스여야한다.


시인은 시인에게 보내는 편지에 불특정 다수에게 보내는 편지를 써야한다.

 




3. 비유어는 figurative language이다.

                    * figurative: 비유적인, 수식문구가 많은, 표상적인


  1) 逐語(축어)적 의미 literal language 일상적인 언어를 떠나

     새로운 의미로 전향된 언어를 써야한다.

 

   

국화꽃 옆에서

 - 서정주 -

 

 

한 송이의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봄부터 소쩍새는

그렇게 울었나 보다.

 

한 송이의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천둥은 먹구름 속에서

또 그렇게 울었나 보다.

 

그립고 아쉬움에 가슴 조이던

머언 먼 젊음의 뒤안길에서

인제는 돌아와 거울 앞에 선

내 누님같이 생긴 꽃이여

 

노오란 네 꽃잎이 피려고

간밤엔 무서리가 저리 내리고

내게는 잠도 오지 않았나 보다







2) 비유되는 말 - 원관념 Tenor - 국화(인격화)

    비유하는 말 - 보조관념 Vehicle(매체) - 누님


'내마음은 호수여'에서

Tenor 내마음(추상명사)이 Venicle 호수(구체적인 명사)로 표현되었다.


대장장이는 연장을 가지고 놀듯이

시인은 언어를 가지고 놀아야한다.








쉬는 시간이 끝나고 수필가 김진*님이 소개된다.

세번의 인생 고비를 넘어 다시 펜을 잡게 되고

이제 남은 과제는 문학과 함께하는 창작생활뿐이라고 

"희망을 포기한다는 것은 창조자를 상자속에 가두는 것이다."


김수필가님! 권교수님과의 문학인연 말씀 잘 들었고요.

오늘 점심 인생역정이 담겨있어 더 맛났어요. 감사^^합니다.








3) 비유어는 이미지 형태로 제시된다.

이미지는 心像, 영상, 형상, 시상으로

마음속에 그려지는 사물의 감각적 형상이다.


우리나라 최고의 Imagist 김광균의 시

'분수처럼 흩어지는 푸른 종소리'

시각적인               시각  청각 

2감각으로 공감각으로 쓰였다.

이러한 비유어때문에서 시인은 다른 장르에서 찾아 볼 수 없는

집중감, 긴장감, 압축성을 띠게하며 풍부한 의미를 갖게한다.





4) 이미지...

시는 이미지의 美學이고 소설은 Story의 미학이라면  

수필은 따뜻함의 미학이다.(수필속에서 따뜻함이 전해온다) 

수필은 사적인 신변잡기로 개개인의 노트(Personal Note)이다.

수필은 심적나상(心的裸像)이며 自照(자기를 비추는)이다.


하지만 수필이 일기쓰듯 해서는 안되고

비유와 통찰이 있어야하고, 문학적 향취가 나야한다.




예를 들어 줄탁통시라는 수필을 쓸때

그 수필속에 줄탁통시라는 단어가 나오면 안된다.

뭐로 비유하여 줄탁통시라는 뜻을 나타낼까?

성찰의 시간이 필요하다.



줄탁통시




줄(啐)과 탁(啄)이 동시에 이루어진다.

병아리가 알에서 나오기 위해서는 새끼와 어미 닭이 안팎에서 서로 쪼아야 한다는 뜻으로,

가장 이상적인 사제지간을 비유하거나, 서로 합심하여 일이 잘 이루어지는 것을 비유하는 말이다.





알 속에서 자란 병아리가 때가 되면 알 밖으로 나오기 위해 부리로 껍데기 안쪽을 쪼는데 이를 ‘줄’이라 하며, 어미 닭이 병아리 소리를 듣고 알을 쪼아 새끼가 알을 깨는 행위를 도와주는 것을 ‘탁’이라고 한다. 병아리는 깨달음을 향하여 앞으로 나아가는 수행자요, 어미 닭은 수행자에게 깨우침의 방법을 일러 주는 스승으로 비유할 수 있다. 안과 밖에서 쪼는 행위는 동시에 일어나야 하는데, 스승이 제자를 깨우쳐 주는 것도 이와 같아, 제자는 안에서 수양을 통해 쪼아 나오고 스승은 제자를 잘 보살피고 관찰하다가 시기가 무르익었을 때 깨우침의 길을 열어 주어야 하는데, 이 시점이 일치해야 비로소 진정한 깨달음이 일어난다.








박두진의 '꽃'






이미지할때의 효과는

실물자체를 그대로 묘사하는 것보다 흥미있고 인상깊고 선명하다.


정지용의 '향수' 에서처럼 과연 이미지를 선명하게 할 수 있느냐?

전봇대, 장다리, 꺽다리, 짱구, 난장이, 난장이똥자루

詩語의 1회성, 한번만 사용할 수 있다.






또한 비유를 넘어 객관적 상관물이 비유를 확장시킨다.

객관적 상관물(objective correlative)

이는 언어의 창조력을 부활하고자하는 욕망이다.

 

I have measured out my life with coffee spoons.

나는 내 일생을 커피 스푼으로 측량질되어왔다
1948년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토머스 스턴스 엘리엇(1888~1965)이 22세 때 쓴

‘알프레드 프루프록의 연가’에 나오는 이 구절은

커피와 함께 명상을 즐기고자 하는 애호가들이 사랑하는 문장이다.








엘리어트 (1888 - 1965)

금세기 최고의 시인이며 비평가, 극작가로 꼽힌다.


알프레드 프루프록의 연가                     

만일 나의 대답이 저 세상에 돌아갈

사람에게 하는 것이라고 내 생각한다면 이 불길은 이제

더 이상 흔들리지 않으리라.


그러나 내가 들은 바가 참이라면 이 심연에서

살아 돌아간 이 일찍이 없으니, 내 그대에게

대답한들 수치스러운 염려 없도다.


그러면 우리 갑시다, 그대와 나

지금 저녁은 마치 수술대위에 에테르로 마취된 환자처럼

하늘을 배경으로 펼쳐져 있습니다.


우리 갑시다, 거의 인적이 끊어진 거리와 거리를 통하여

값싼 일박 여관에서 편안치 못한 밤이면 밤마다

중얼거리는 말소리 새어 나오는 골목으로 해서





이미지를 감각적인 형태로 표현할때 정서적인 형태가 나타나야한다.

이미지를 표현할때 시적 감동을 준다.

시적 감동은 황홀경이나 고금의 명작에서 영혼세계에 접하는 감동으로

이때 무한속에 놓은 존재로서의 자기자신을 발견하게된다.

일상에서 해방되어 참된 세계에 접하게 된다.





교수님의 마지막 말씀...


시대가 타락하면 언어도 타락한다.

오늘날 무력하면 무력할수록 언어의 생명력은 부활해야한다.

언어의 신성성, 신성한 언어, 문학적 언어를 부활시켜야한다.

문학을 하는 사람들만이 문학적 언어를 부활시킬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