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學而時習/문학동네

[문학] 낯설게 만들기& 김춘수의 詩 '꽃'(3/23,목)

by 박카쓰 2017. 3. 24.


오늘은 교수님께서 사슴님들의 이름을 부르면

우리는 "네." 대신에 성(姓)으로 대답하며 수업이 시작된다.


*순 ...박

*순...주

*애...이  ㅎㅎ


왜??????????


김춘수의 "꽃"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준 것처럼 
나의 이 빛깔과 향기(香氣)에 알맞은 
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 다오.

그에게로 가서 나도 
그의 꽃이 되고 싶다.

우리들은 모두 
무엇이 되고 싶다.


너는 나에게 나는 너에게 
잊혀지지 않는 하나의 눈짓이 되고 싶다.


함께 시를 읽고난 후 교수님이 말씀하신다.

"문학을 하는 사람이라면 적어도 이정도의 시는 외워고 있어야지요"

 어쪄..고딩때 국어시간 시험에 자주 난다고 공부한 것밖에는...ㅠㅠ




그렇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이제 꽃이 된 그대...

나에게도 빛깔과 향기에 걸맞는 이름을 불러달라



김춘수의 '꽃'은

관계속에서 살면서도 고독하게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자아를 확인하고 내가 타인과 함께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을

새롭게 인식시켜주고 있다.

이른바 존재론적 詩이다.






이렇게 김춘수의 시로 시작하며

문학 제3강  낯설게 만들기(Making Strange)가 시작된다.


1. 정의

    대상의 재인식 즉 일상적이어서 친숙해졌고

    그러다보니 진부해진 것을 새롭게 인식시켜주는 것이다.


2. 일상어와 문학어(시어)

    일상어는 의사소통을 목적으로 하는 외연적 언어이고

    문학어는 현실을 초월하고자는 목적으로 함축적인 언어이다.

    함축적인 언어란 비틀린 언어이다.

    비틀어쓰기 때문에 의사소통이 힘들어지고 늦어지고 방해당한다.

   문학어를 씀으로써 사실은 대상을 그 이름으로부터 해방시킨다.


   Ex) 향수, 누비처네, 꽃, 번제

    어휘력이 풍부해야...    자기언어만의 특징을 가지고  

    고향마을의 언어를 살려서  요건 몰랐지 하며...


 3. 이야기(Story)와 구성(plot)

    story는 작품의 내용을 이해하기 쉽게 전달한다.

    따라서 사건을 시간적 순서대로 배열한다.

    하지만 plot은 작품의 내용을 이해하기 어렵게 전달한다.

   방해하기 위하여 시간적 순서를 바꾼다.

    Ex) 반숙자/해토머리, 소포크레스/외디프스왕

         '소포크레스의 아이러니'

         자기가 파놓은 함정에 빠진다.

         다들 아는데 나만 모른다.  



   일상어와 스토리는 무엇이 전달되는냐가 대답이라면

  시어와 플롯은 그것이 어떻게 전달되는냐가 답이다.


Story 왕이 죽었고 그리고 왕비가 죽었다  

       주제가 없다.

Plot 왕이 죽자 슬픔에 못이겨 왕비가 죽었다.

      왕비가 죽었다. 사인을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왕을 잃은 슬픔때문이란다.  

      문장 넘어로 주제가 선명하게 드러난다.

      신비감 그리고 매력적이지 않은가?


왜 Plot 인가?

1. 인과관계 배열을 위해

2. 주제를 선명하게 드러나게하기 위해

3. 산만의 美學性 즉 예술성 때문에

4. 논리적 지적활동이다. 감성+이성= 공감


따라서 낯설게 만들기는 인식의 갱신(재인식)이다.



오늘 수업시간에 거론된 이야기도 재밌네.

홍상수 감독과 김민희 사랑이야기

김광석의 '서른 즈음에'

조용필의 '그 겨울의 찻집' '이젠 그랬으면 좋겠네.'

번제

연분홍치마가 봄바람에 흣날리더라

아홉켤레의 구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