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樂山樂水/강원도

설악산 공룡능선 2번 다녀왔지요!

by 박카쓰 2020. 8. 26.

설악산 공룡능선...여름에 2번 다녀왔다. 

 

2003.7.23 김교수,정박사와 무박산행 14시간...

2005.5.29 산내음산악회를 따라 1박2일로

 

2003.7.23 산행기...(어찌 사진은 한장 없고 산행기만...)

산꾼들은 설악에 매료되어 매년 설악을 찾고 특히 공룡을 타고서야 설악의 면목을 조금은 안다고 한다. 거대한 공룡의 등을 타고 오르내리며 무척이나 체력을 요한다지? 함께 떠나는 山友에게도 일주일전부터 禁酒하며 14시간 이상 걷을 수 있는 체력을 비축해 놓으라고 일러 놓았다.

이번 산행에는 마침 정*영 선생이 장학사 시험에 합격하여 이번 산행의 의미를 더해 준다. 청주를 출발한(22:10)  백두산악회는 한계령과 미시령으로 갈라지는 삼거리에서 아침을 먹는다. 찬도 없는 탕국이지만 든든히 배를 채워 놓고 한계령 휴게소 옆 설악루에서 계단을 오르는 것으로 산행을 시작한다.(02:50)

시작부터 가파른 능선 사면길! 무릎에서 우두둑 소리는 나고 이내 등줄기에는 땀이 흐르기 시작한다. 산행의 처음은 늘 이렇게 힘들지... 한참이나 오른 후 서북릉 삼거리(04:20)에서 오른쪽 능선 길을 따라 대청봉으로 향한다. 서서히 날이 새기 시작하며 이제까지 길을 밝혀준 랜턴을 넣고 어둠이 걷히며 서서히 설악의 암릉들이 눈길을 끌며 가슴이 벅차오르기 시작한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구름과 안개의 베일에 가려 오리무중, 걸음만 재촉하게 된다. 긴 코스이지만 오르막이 없는 능선 길인지라 그리 힘들이지 않고 몇몇 봉우리를 지나 끝청봉, 중청봉에 이른다(06:30). 가까운 곳에 있는 대청봉은 구름에 쌓여 아예 모습을 감추었기에 아쉽지만 소청봉으로 향한다. 전망이 좋은 날이라면 지금쯤 저 아래 수많은 봉우리와 암릉이 한 눈에 들어올텐데... 하지만 지난 겨울, 일출과 함께 설악의 설경을 보았지 않은가!

 

그때 회운각으로 내려오며 눈 속에 파묻혀 봅슬레이를 즐기며 엉금엉금 기어 내려왔었다. 대피소 주위에서는 거의 새벽인데도(07:40) 아침을 먹는 산꾼들이 人山人海를 이루고 있다. 이제 서서히 공룡을 탈 준비를 하고 무너미 고개를 지나 정말로 가파른 길을 오르는데 食後에 올라서 꽤나 힘이 든다. 이윽고 신선대에 올라보니 멀리 끝청, 중청, 소청이 형제처럼 서있고 멀리 장쾌한 서북능과 오른쪽에는 칼날 같은 용아릉이 운무로 뿌옇게 다가온다.

우리가 가야할 마등령코스를 바라보니 참으로 기가 찰 노릇이다. 누가 보기도 잘 보았다. 어쩜 공룡의 등같이 생겼냐. 저 험난하고 저 먼 길을 어떻게 가야 한단 말인가? 허나 누가 시킨 일도 아닌데 뭘...

 

1,275m 봉도 지나고 나한봉도 지나고 무릎도 아프고 날도 이제는 완전히 개여서 햇볕이 쨍쨍, 점점 체력이 소진해 가지만 저 멀리 내리 뻗은 능선을 바라보는 재미로 피로도 잊을 수 있었다.

 

거의 4 시간 동안 심한 굴곡의 능선을 오르다내려 마등령에 도착, 허기진 배를 채운다. "아저씨, 이제 다 왔지요?" "글쎄요, 내려가는 길도 고약한 디..." 금강굴을 거쳐 비선대로 내려오는 길은 정말로 짜증나고 지루했다. 오히려 올라가는 길만 못했다. 수없이 내려오는 돌길, 혹시라도 기운이 빠져 미끄러져 다치지나 않을까 조심조심, 얼마를 내려와도 계곡의 물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이제 산행시간은 12시간을 지나고 있다. 그래 하루종일 걷은 셈이니 체력이 다할 때도 되었구먼. '와선대에서 시원한 캔 맥주로 오늘의 피로를 다 씻어버려야지'


동동주 몇 잔 마시고 졸면서 설악동으로 내려오는데 군대생각이 났다. 양구 구암리에서 광치령 고개를 81mm 포판 메고 오르내리고 졸면서 100Km 행군을 했었다. 오늘보다 더한 행군도 했었잖니?

그런데 그것보다 더 힘든 것이 있었다. 오후 6시반 쯤 출발한 우리버스는 청주에 다음날 새벽 1시반 쯤 도착했으니까 자그마치 7시간을 버스에 갇혀있었다. '오늘 아침 출근은 어떻게 하지? 이러고도 또 먼 산에 갈 껴?' 하지만 난 다음날 안내산행에서 오는 팜플렛을 받아들고 달력에 빨갛게 또 동그라미를 치고 있었다. 난 이렇게 설악에 빠져들고 있다.

 

 

 

2번째는 2005.5월말 산내음산악회를 따라 회운각대피소에서 1박했다.

이번에는 산행기는 없고 사진만 남아있네.

 

캬! 그때의 저 운무...대단했었다. 

 

 

 

 

언제 가야지...언제 가야지... 2020년 코로나19로 대피소가 폐쇄되었다가 막상 대피소에 예약(22.10.12)이 되었지만 혼자 나서는 발걸음...짐도 무겁고 서울로 돌아오는 길도 멀어서 포기하고 말았다. 60도 꼬부라졌는데...이제는 계곡에서 단풍을 즐길때다.

3번째 공룡능선은 아무래도 어렵겠다. 사진으로 즐감할 수 밖에...

소(대)청봉에서 바라본 공룡능선...

 

 

가을 단풍사진으로 즐감합니다.

 

가을에는 못 올라봤어요.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