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樂山樂水/강원도

태기산 설경 산행~

by 박카쓰 2024. 1. 18.

24.1.17(수) CJ수요산악회를 따라 횡성 태기산 산행에 나섰다. 

이번 겨울 최고의 설경 산행이었다. 

이미 많이 내린 눈위에 진눈깨비가 내리는 행운을 맞았다. 

3시간을 달려 10시20분 태기산 산행기점 양구두미재에 도착했다. 

이미 해발 980m... 태기산은 횡성군 둔내면과 평창군 사이에 있다.

와~ 많은 눈이 내렸네요.

나뭇가지마다 무거운 짐을 지고 있다. 

CJ수요산악회~~ 작년 9월 창립했는데 이제 겨우 2번째...참 미안하네요. 

다들 어서 오르고싶으신지 회원님들의 발걸음이 가볍다.

박카스~ 딱 걸렸어!!

눈꽃 대신 얼음이다. 눈이 녹으면서 물방울이 나뭇가지에 다시 얼어붙어서 생긴 현상이다. 

"지기님, 이게 빙고대라구요?" 상고대 서리상(霜) 대신 얼음빙(氷) 을 써서... 사전에는 없는 말이다. 

그렇다면 눈꽃이 설화(雪花)이니 얼음꽃 빙화(氷花)가 맞는 표현같다. 

윙~윙~~풍력발전소에서 나는 소리가 이리 컸나?

태기산 풍력발전소...2008년엔 운전 개시, 양질의 청정에너지를  횡성, 평창지역에 공급하고 있다. 

풍력발전소를 본딴 조형물과 바람개비가 제법 운치가 있다.

다들 이곳 저곳 사진 담기에 여념이 없다.

CJ 수요산악회~

 

 

펼쳐진 풍광이 알프스나 히말라야 못지않다.  

동쪽엔 파란 하늘도 보였다. 

서쪽하늘...

저기 통신탑이 정상이겠지...

와우~ 저기 설경 좀 보게나! 



자연과 역사가 공존하는 태기산 국가생태탐방로...회원님들이 퍼포먼스를 펼치는 듯하다. 

태기왕의 전설과 천혜의 자연이 공존하는 '힐링의 고원' 탐방로도 4군데가 있네요. 

태기왕의 전설은 뭐지? 우리나라 고대역사 삼한 중 진한의 마지막 임금인 태기왕에 산성을 쌓고 신라군과 싸웠다는 전설에 따라 태기산이라 명명했단다. 

이걸 점입가경이라고 해야겠지. 오를수록 더 멋진 풍광이 펼쳐진다.

 

우리가 어려운 일이나 불행이 겹칠때 설상가상이라는 말을 쓰는데 이리 눈쌓은 경치를 보고 "와! 설상가상이다!" 라고 써도 안될 것없다는 생각이 든다.

어라? 눈발이 날리기 시작한다. 

횡성 한우님! 추우시겠어요.우리가 매서운 추위를 말할때 '문풍지 사이로 황소바람 들어온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이 황소는 얼마나 추위를 느낄까? 우리 조상들은 겨울에 소에게 덕석을 씌여주곤 했다. 

어느덧 정상이 가까이에 와 있다.

태기산(1,261m)... 정상석은 통신부대 아래 전망대에 있었다. 

전망대에서 바라본 풍광...

통신부대로구나. 이곳에서 철조망을 따라 도는 코스는 막혀있다. 

허탈(?)하신 표정들...ㅎㅎ

눈은 계속 내리고...

전망대에 눈을 맞으며 커피와 빵으로 요기를 하는데

우리 회원님들을 만났다. "식사 안하시고 그냥 내려가세요?"

겨울에는 강한 바람을 견뎌내야하는 나무들이 앙상해 안되어보이지만 이리 벌거벗은 모습으로 속을 훤히 드러내서 참 좋다.  

우리 회원님들이 이제 올라가시네요. "미리내님, 참 좋은 날씨네요. 횡성에 와서 횡재를 하네요." 

올라올때는 탁트인 조망, 내려갈때는 오리무중...몽환적이라 오히려 더 좋다. 

낙엽송 사이로...젊은이들이 비닐을 치고 점심상을 차리고 있다. 참 운치있을 듯하다. 

하늘아래 첫 학교 역사속의 태기분교...1968년 봉덕국민학교 태기분교였구나.  화전민들을 위한 분교겠지. 

걷고싶은 길이다. 

푹푹 빠지면서도...나무에서 떨어지는 눈덩이를 맞으며...

로버트 프로스트는  이렇게 노래했다. '눈 내리는 저녁 숲에 서서'  박카스가 좋아하는 시라 화폭에 담아보았다. 

울회원님들이 태기분교 옛건물 뒷편에서 식사를 하고 계셨다. 

"사진찍을때는 소품이 필요하다니깐요." ㅎㅎ

불과 3시간 달려왔는데 이리 설원이 펼쳐지다니...청주는 종일 비가 왔단다. 

14시20분 도착...친절한 버스기사님~ 승차전에 일일이 눈을 털어주신다. 

오늘 산행 10시20분 양구투미재 출발~태기산 전망대~ 14시20분 도착(원점 산행), 4시간 

2001년부터 시작된 산행~부지런히 산에 다닌다고 다녔는데 태기산에는 처음 왔다. 어느덧 노년이다.

 

아직 100대 명산도 다 못 올랐는데 말이다.  게다가 가파른 산보다는 점점 둘레길이 좋아지고 있다.  

절친에게 태기산 함께 가자고 했더니 작년 태기산 환상이 깨질까봐 못가겠단다.  그래서 그 설경 사진을 찾아보았다. 

 

 

 

 

 

 

태기산...또 찾고싶다. 겨울만이 아니라 생태길을 따라 야생화, 녹음, 단풍도 즐기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