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樂山樂水/청주알프스

정월대보름날, 상당산성을 오르내리며(13.2/24,일)

by 박카쓰 2013. 2. 25.


그래...오늘이 정월 대보름날이제.

일년중 달이 가장 밝다는...

그리고 이날은 잠을 자면 눈썹이 허옇게 쉰다고 했제.

 

일찍부터 서둘러 나무 한짐을 해오고 

어머님께서는 팥고물로 시루떡을 하셔서

나보고 방, 광, 헛간까지 떡을 놓곤 했는데

난 이 때가 가장 신났던 기억이다. 

 

오늘 그런 옛추억을 떠올리며 상봉재로 산성에 올랐다. 

아련한 1982.9.23~1988.2.29까지 무려 5년5개월간

근무했던 무극&금왕고등학교 멤버들을 만나러...

 

 



 

 

산성엔 아직도 눈이 이렇게 쌓여있지만

오늘은 날씨가 어찌나 따뜻한 지 땅이 질퍽하고 땀까지... 


 


상당마을 저수지 얼음을 한달은 더 있어야 녹겠지... 


 

 

바로 이거야.

대보름날 옛 추억거리...썰매타기

저 썰매를 만들려고 무던히 애썼지.

우선 굵은 철사를 구하느랴 동네개울 방파제로 쓰던 쇠철망을 헐어야했고

송곳에 쓰이는 못을 만들려고 기찻길에 못을 놓고 납작하게 만들었던... 

 

그렇게 만든 썰매로 우리동네앞 너른 벌판같은 논에서 신나게 썰매탔는데...

예전 말로는 스께토...(skate ㅋㅋ) 누가 빨리 나가나 시합도 하고

초딩을 졸업하고 나서야 오창 동생들이 신었던 중고 스케이트를 탈 수 있었다.


 


그리고 일찍 소죽을 끓여주고 고쿠락(아궁이)에 남아있던 불씨로

깡통에 구멍뚫어 친구들이랑 저렇게 쥐불놀이를 했었지.

신나게 돌리다가 불씨가 거의 꺼질때쯤이면 하늘높이 던지곤 했는데...

그게 요즘말로는 불꽃놀이였던 셈이지...

 

그리고 동네 앞산에 저렇게 밝은 달이 떠오를 즈음이면

두손을 모으고 소원을 빌었었지.


 

 

이런 상념에 잠겨 오르다 보니 어느덧 약속시간인 12:30...상당마을에 도착했다.

송학정 식당에서 보름이라고 오곡밥을 내놓고 

오리탕 죽에도 오곡이 들어 맛있네요.

 

한동안 모임을 제대로 안한다고 내가 삐졌다가(?)

모임에 반드시 부부동반할 것을 선언(?)하고 다시 나오면서

16명중 15명이 참석하셨다며 나를 칭찬하시네. 

그래야지. 남자끼리 만나 술마시는 자리는 별 재미없지요.

 

부른 배도 꺼출겸 걸어서 내려왔다.


미인 4인방? ㅎㅎ


 

 

산성을 내려오며 반가운 얼굴을 만난다.

충북고 김*수님...밝은 인상에 점점 동안이 되어가고

중딩친구 이*수부부 나란히 올라오네.  

 

3시40분 산행을 마치려하는데 번개로 예고되었던

두 박사님 만나 다시 산성에 올라가자고 하지만

"오늘 나도 꽤 많이 걸었어. 이따가 만나."

 

그리고 아파트옆 자전차 상가에서

철돌이 연*흠형님, 옛 금천동마라톤멤버 김00님...

반갑다고 시주제로 썼던 바로 그 팥떡을 싸주네.

 

저녁 분평동 한 오리집에서

두박사님, 친구와 함께 저녁을 먹으며

올해 자주 만나고 더 건강다지자는 말씀들이다.

 



와...오늘 정월대보름날...


금왕회원님들, 지인들...많이 만났네.

정말이지 보름달같이 둥글둥글한 사람들이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