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樂山樂水/청주알프스

청주의 진산 우암산&상당산성(9.1 토)~

by 박카쓰 2012. 9. 2.

9월1일...

8월31일과 하루차이지만 9월1일은 왠지 가을에 접어든 기분이고

예전같으면 2학기 시작이니 감회가 새롭지않을 수 없다.

올 여름은 유난히 무덥고 근간 폭우와 태풍으로 지겨운 여름되어버려

낮이 긴 여름이어서 좋았는데 올 여름만큼은 어서 지나가길 바랬다.

 

이른 새벽 조용히 잠자는 식구들을 깨울까봐 산행에 나선다(6:20).

명암 저수지를 돌아 어린이회관, 생태육교 그리고 계단이 많은 우암산을 올라

정상에서 간단히 스트레칭을 한 후 고씨샘물로 내려오며

지난 태풍이 얼마나 대단했나 아름드리 참나무가 곳곳에 넘어져 있었다.

 

나무가 이리 뽑혔으니 고추밭, 과일밭은 남아났을리 없제...

이번 태풍으로 농민, 어민들의 마음이 얼마나 타들어갔으랴!

 

두시간의 산행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와 아침을 먹고나니 노곤해 지네.

집사람을 따라 가을의 시작이니 서예공부 좀 하려했는데

그래, 한숨 자고 나가자...

 

하지만 잠에 떨어져 곤하게 자는데 전화가 온다.

도암선생이다. 지금 배낭메고 이리 오는 중이라고? 뭐혀? 난 산에 다녀왔는데...

그래도 우리집을 생각해서 찾아드니

얼릉 베낭을 메고 함께 떠나지못해 미안해하는 집사람에게 용돈(?)을 받아들고 나섰다. 

 

 

이 더운 날에도 등산객들은 줄지않네. 주차장에 차가 만원이다.

예전같으면 가까운 명산으로 나가는 사람들이 많은데

요즘은 실속(?)을 차리는지 이렇게 가까운 주변에 있는 산을 찾는다.

 

상봉산 자락으로 오르며(11:30) 이런 저런 집안이야기, 친구이야기, 그리고 예술계 이야기...

참으로 끝도 없는 이야기가 나온다. 

상봉재에서 정상주와 간식을 먹으며 얼음골 아저씨의 안타까운 죽음소식을 듣게되었다. 

 

에구구...참으로 안된 분...그토록 좋으신 일을 많이 하셨는데...

이제는 어쩌나 그분의 환한 미소와 선행을 볼 수 없어서 ㅠ ㅠ

10년 넘게 저 얼음을 지어다 놓으시며 시민들에게 더위를 식혀주고

판매수익금은 나보다 더 어려운 이웃을 위해 선뜻 내놓으시고...  

 

 

온통 머리속에서 그 분의 얼굴이 떠나가질 않는다.

그 분이 계시던 곳에 묵념을 하며 정말로 아쉽다.

이렇게 훌륭한 분을 이리 빨리 소천하시다니...참으로 얄궂은 세상 ㅠ   

 

 

 

 

산성을 내려오며 고향친구 내외를 만나네.

몇년전 양성산에서 만난 적이 있었는데...

"반갑다,야! 이렇게 만나다니...가까운 시일내 한잔 하자구"

 

 

내 주변 유명을 달리하는 분들이 이리 많으니 너무나 안타깝고

그러길래 모두들 건강하고 별 탈 없어야지.

"세상별 거 있나? 안 아프면 살아가는 거지. 그 이상은 넘혀..."

 

주차장에 당도하니(14:30) 어느덧 점심시간도 훨씬 지났네.

식전 우암산 산행 두시간~, 식후 상당산성 산행 세시간~

가을 시작하는 날, 모두 5시간 청주의 진산을 다녀왔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