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1년전 어버이날(2010.5월)에 내수 초정에서 목욕을 마치고
한 음식점에 들러 점심을 함께 먹고 찍었는데...
이렇게 사진을 보면 엊그제 돌아가신 장모님이 금방이라도 전화라도 하실 것같습니다.
저 분이 저 세상으로 가셨구나 라는 생각은 전혀 들지않습니다.
무릎 염증으로 걸음이 불편하셔 병원에 가서 고름을 빼내면
전처럼 걸으실 수 있으리라 그런 생각만 했습니다.
하지만 연세가 있으시면...지병이 있으시면...식욕이 떨어지면...
그리 쉬운 게 아니었습니다.
대학병원에 입원하셔 두 달을 넘기셔도 별 차도가 없으셨습니다.
퇴원하셨어도 이번에는 다른 병이 찾아와 늘 불안불안했습니다.
그러다가 하늘의 부음을 받았나 봅니다.
어느날 새벽 저혈당으로 넋을 잃으시고 중환자실에 계시던 모습이 마지막이었습니다.
내가 결혼후(1984.5.6) 신접살림을 처가 가까운 곳에서
장모님은 한 식구되어 우리집 살림을 맡아주셨습니다.
특히 집사람이 서울 도매상가에 갈 때는 상운이 보육은 장모님 차지였습니다.
이렇게 처가댁 옆에서 장인어르신, 장모님, 손위 처남네와 한 가족로 3년을 살았습니다.
1988년 청주로 이사왔어도 작은 애 상수 상관하려 오시고
그 여러식구 살림을 도맡아 주셨습니다.
시골에 계신 내 어머님은 농사짓으시랴 하루도 찾아오실 시간이 없으신데
장모님은 우리 네식구와 더 함께 많이 살았습니다.
무극~예전 금광촌에서, 교육열이 약한 곳에서도
장모님은 장인어르신 반대를 무릎쓰고 4남매를 도시로 유학(?)시켜 주셨습니다.
그 당시 먹고살기도 힘든 시기에 비록 내 마눌은 고등학교를 졸업시키고 말았지만
삼남매는 대학교육까지 시키셨습니다.
더 욕심이 있으셨다면 큰딸을 대학에 보내셨더라면
지금쯤 내집사람은 큰 인물이 되었을 것입니다.
하기사 그러면 나같은 사람은 만나주지 않았겠지만 ...ㅋㅋㅋ
요리솜씨 좋으셔서 남이 만드신 음식은 시덮지않게 보시던 분...
일을 보면 그 날 해치우지않으시면 안되는 분...
늘 정이 많으셔 무극 시장내 동네분들에게도 '박카스'를 나누어주시던 분...
시장내 큰일때면 앞장서 일하시며
함께 지내시는 아주머니들 사이에서도 늘 '의리'가 많으셨던 분...
내자매, 내시댁, 내서방보다 내 자식을 더 위하셨던 분...
향년 78세...요즘 여성 수명을 생각한다면 아까운 연세입니다.
올해 미수이신 장인어르신을 홀로 남겨놓고 저 세상을 가신 장모님...
평생 데리고 살았던 손자, 손녀들 결혼하는 모습을 보셨더라면
얼마나 좋아하셨을까?
하지만 우리 인생지사는 그렇지 않으가 봅니다.
생로병사라...어쩔수 받아들일 수 밖에 없습니다.
살아계실 적 더 잘 모시지못한 마음이 가슴을 파고듭니다.
내부모 다 잃고 이제는 처가댁 부모님을 내 부모님처럼 모신다고 말씀드렸는데...
큰 사위로 늘 변방(?)에 있었던 것같습니다.
죄송스러울 따릅입니다.
이제라도 장인어르신 살아계실 적 더 자주 찾아뵜겠습니다.
부디 저 세상에서는 다리 안아프시고 훨훨 날아다니시며
자식들 살아가시는 모습 지켜봐 주시기 바랍니다.
거의 60 평생을 함께 하신 장인어르신~
몸 편치않게 살아가시도록 돌봐 주시기 바랍니다.
큰 사위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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