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樂山樂水/괴산명산

겨울과 봄을 넘나드는 도명산, 낙영산(06.2)

by 박카쓰 2010. 12. 11.

몇 년 전 청주에 사는 친구들끼리 산악회를 조직하여 산엘 다녀보자며 결성한 48회 산악회!

잘 해보라고 우리 친구들이 나에게 붙여준 산악대장!

그래도 몇 번은 토요일 오후 우암산, 백화산, 산성, 만뢰산 등 몇 번을 다녀왔고

총동문 등반대회에도 참가하여 친구들과 즐거운 시간을 가졌지요.

하지만 매월 정기적으로 그것도 부부동반으로 이루어지는 서울 팀과는 달리 미천한 사람이 맡다보니

유명무실 소강상태에 접하였다가 우리의 역동적인 총무님이신 이*화 친구가 재 발기(?) 하자며

다시 내건 청주 48회 산악회, 그 서막의 장이 다시 올랐지요. 

 

 

그 출발로 김*기 친구와 이*화 총무의 전폭적인 차량지원까지 받으며

9시가 조금 지나 김인기 식당 앞을 출발하여 괴산 도명산으로 향했다.

입장료도 아끼고 우리들만의 한적한 산행을 즐기고자 화양동으로 들어가지 않고

그 반대편으로 공략하는 코스를 택하였다.

공림사 주차장에서 박*철 친구들의 공림사 문화해설 강의(?)를 들으면서

오늘 청주의 발기를 돕기 위해 멀리 서울에서 내려오는 친구들을 만나니 더없이 반갑다.

대단한 청고 48회 매니아들!

 

 

10시40분경 공림사 왼쪽에서 어부인들이 먼저 앞장서 가라거니 알아서 갈 테니까 걱정 말고

오빠들 먼저 가라거니 하며 즐거운 마음으로 산행을 출발한다. ㅎㅎ

다소 찌푸린 날씨도 조금씩 벗어지고 따뜻한 햇살사이로 봄이 멀지 않음을 느껴본다.

 

 

남*현 부부! 우렁이 키우느랴 산행할 시간도 없었지. 언제나 그렇듯 산행 초반은 힘들단다. 다소 가파른 안부까지 숨이 벅차오르나 보다. 안부에 올라 한 숨 돌리고 가야할 내리막길에는 아직도 잔설이 많았고 얼어붙어 있었다. 친구들! 겨울 산행에 아이젠은 필수다. 어서 챙기라고. 더듬더듬 거리며 조심조심 내려온다. 한창우 서울 산악대장 왈, “조심해!  넘어지면 이젠 뼈가 부러지는 것이 아니라 으셔지는 골다공증 환자된단다!”

 

이제 도명산으로 오르는 암벽 길! 눈이 녹지 않았으면 어쩌나 걱정하였는데 남쪽이라 다행이었다. 서울친구들, 기암절벽의 이곳 괴산에 있는 산도 대단하지. 바위를 오르며 내려다 보는 화양계곡의 운치는 자연의 넉넉함을 말해 주기에 충분하였다. 정상에 오르기가 무섭게 마시기 바쁜 남 작가, 사진 박기 바쁜 이정화! 저 산하 좀 내려다보렴. 저게 금단산, 낙영산, 조봉산...

 

그래도 식후경이라 했겠다.

저마다 가져온 먹거리를 내놓으니 임금님 수라상처럼 진수성찬되었고

이정화 총무의 거푸 세 번 이어지는 건배사는 오늘도 괴산명산을 찌를 듯하다!

위하여! 위하여! 위하여! 그런데 술은 좀 덜 준비해야 할 것 같아.

혀꼬부라지는 친구가 있더군.

 

 

이제는 우리의 두 번째 코스인 낙영산을 오를 차례...

평소 이곳을 자주 다녀본 근철 친구를 따라

아무도 밟지 않은 눈길을 따라 우리친구들만의 길을 나선다! 

뽀드득! 뽀드득! 어부인님들! 참 발소리 좋지요.

좋은 신랑들 만나 이리 즐거운 살아가는 겁니다.

 

 



낙영산 헬기장으로 오르는 길에는 제법 눈이 많이 쌓여 있고

기암절벽사이로 분재처럼 자란 소나무들이 무상한 세월을 느끼게 한다.

확 트인 헬기장은 주변을 조망하기에 가장 좋은 곳...

가까이는 원조낙영산, 백악산, 금단산에는 아직도 겨울 설산이고

멀리 속리산 연봉들이 병풍처럼 펼쳐져 있도다!

햐! 참으로 아름다운 금수강산이제.

 

 

내려오는 길에서 만난 로프!

행여나 우리 신랑, 못 내려오지나 않을까 걱정하는 우리 어부인님 네들!

한 평생 큰 아들 키우는 셈이죠?

 

 

공림사를 뒤로 하고 서울친구들과 헤어지기 섭섭하여 들린 부흥 시골 할머니네 손두부! 참말로 살살 녹더군. 앞으로의 청주 산악회 발전을 도모하자 건배가 이어지며 연신 막걸리 잔을 기울인다.  “할머니! 이제 막걸리 떨어졌지요? 잘 되었어요. 산행 후 술 많이 마시면 말짱 도루묵여! 어서 일어나자구.”

 

오늘 산행에 참석한 모두 친구들 그리고 어부인님들 참으로 고맙습니다.

그대들이 이 세상 살아갈 맛을 새록새록 나게 하지요.